여러분들은 저를 비롯한 미국 관리들로부터 오늘날의 현실에 맞게 양국 동맹과 주한미군을 조정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부분적으로는 한국 내, 특히 지난 반세기동안 발달하고 번창한 도시 지역에 위치한 미군 시설들의 통·폐합을 뜻합니다. 부산이 좋은 사례입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에는 경마장이었던 하야리아 기지는 한국전쟁 기간동안, 그리고 이후까지 한국의 방위를 위한 중요한 미군 시설이었습니다. 구(舊) 장교클럽의 역사적인 천장: 부지가 경마장이었던 시절에 일본인들이 칠한 빨간색과 흰색의 천장은 일본 제국의 태오르는 태양을 상징합니다. 이후 일본 제국군이 사용했습니다. 미군이 인수한 다음에는 붉은 별들 이 새겨진 미8군 문장을 태양 한가운데 자리에 놓았습니다.
캠프 하야리아의 헬기장 부지
부산 아메리칸 스쿨 체육관 바닥 중심에 쓰여진 “부산 팬더”
2010년 4월, 100년만에 처음으로 일반에 개방된 하야리아를 수천명의 시민이 방문했습니다.
어린이들이 극장앞 바닥에 분필로 쓴 글씨중에는 “하야리아 보존해주세요”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와서, 우리는 하야리아를 달리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부산 시민들이 이 귀중한 하야리아 부지를 사용하는 것이 더 맞는 일입니다. “부산시민공원”이라고 불리게 될 세계적 수준의 열린 공간으로 이 부지가 현재 탈바꿈하고 있다고 여러분들께 말씀드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 저는 하야리아와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1987년부터 1989년까지 부산 미국영사관 선임영사로 지내면서, 하야리아에서 살았고, 그곳에서의 소중한 추억이 있습니다. 부산에서의 기억을 되짚던차, 1988년 부산 미국인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사용했던 연설문을 찾았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이 링크에 올립니다.
1988년의 하야리아. 우리집 앞에서 (위), 그리고 지금은 고층빌딩들이 들어섰지만, 당시에는 주변에 언덕이 있던 풍경 (아래). 미국은 2006년에 하야리아 기지를 폐쇄했지만, 제가 대사로 부임했던 2008년에도 부지 반환을 위한 협상은 진행중이었습니다. 2009년말이 되어서야, 그것도 12월 31일까지 일한 결과, 우리는 마침내 하야리아를 부산시민공원으로 변모시킬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대사관의 동료들과 저 자신은 허남식 부산 시장님 및 중앙정부 관계자들과 긴밀히 일했습니다.
부산시민공원 착공식에서
2011년 8월 11일, 김황식 국무총리님, 허남식 시장님, 제종모 부산시의회 의장님, 그리고 열의에 찬 많은 부산 시민들과 함께 부산시민공원 착공식에 초대받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모인 모든 사람들이 공원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있다는 것이 뚜렷했습니다. 저는 시민들이 결코 실망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공원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유명한 건축가 제임스 코너가 설계 과정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공원 설계를 배우기 위해, 고위 시(市) 관계자들과 기자들이 샌프란시스코의 프레시디오나 뉴욕시의 배터리 공원 등 미국에 있는 공원들을 방문했습니다. 그분들이 프레시디오를 방문했다니 반갑습니다. 공간이 어떻게 변모할 수 있는 지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태평양 연안 미군 기지가 있던 자리에 미국 시민들에게 돌아간 것입니다. 일부는 국립공원이지만 나머지는 민관 위탁기관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천명의 미국인들이 해마다 이 공원을 방문하며, 많은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의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공원들과 부산시민공원이 다른 점이 있다면, 개발의 민주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허남식 시장님은 이 모든 과정이 시작되기 전에, 일반 시민에게 부지를 개방하여 그들이 어떤 공원을 원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허 시장님은 지역사회에서 공감대를 형성해고, 공원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입니다. 종국에는 제가 “부산 모델”이라고 부르는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한국의 다른 도시와 지방도 부산 모델을 지향해서, 미군시설들이 존재하던 부지에 지역사회를 위한 영구적이고, 의미·목적이 있는 시민기관을 만들기를 바랍니다. 한국에서 미군이 계속 발자취를 줄일수록, 부산 모델이 나라 곳곳에 생겨나길 바랍니다. 부산시민공원은 우리가 함께 일할 때 이룰 수 있는 성과를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공원이 시민들에게 개방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몇 년 후에 부산에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제가 부산시민공원 착공식날, 한국어로 한 연설 전문을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김황식 총리님, 허남식 시장님, 제종모 의장님, 귀빈 여러분, 부산 시민 여러분! 오늘같이 역사적인날에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부산은 늘 제 마음속에 있는 도시입니다. 여러분의 노력 덕분에 마침내 부산 시민공원이 현실화되어서 매우 기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오늘의 성공을 보면서 "칠전팔기"라는 말을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허 시장님과 저는 같이 밤낮없이 일했습니다. 특히, 시장님께서 많은 헌신을 하셨습니다. 100년전, 일제 경마장이었고 이후에는 미군 시설이었던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현대화된 시민공원으로 태어날 것입니다. 설계 과정부터 시민이 참여한 “시민이 설계한, 시민을 위한 공원”이 될것입니다. 여러분이 이루어낸 성과는 제가 "부산 모델" 이라고 부르고 싶을만큼 훌륭합니다. 한국의 다른 도시나 지방도 "부산 모델"을 추구할 것입니다. 주한미군이 지속적으로 부대를 반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납된 부지는 최대한 일반 시민들을 위해 사용되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산 모델이 더욱 중요합니다. 시민공원이 완공되면 21세기 부산의 최고 명소가 될 것 입니다. 저는 80년대에 하야리아 부대에 살았기 때문에, 부산 시민들과 한국 국민들이 이 시민공원을 즐길 수 있게 되어서 더욱더 기쁩니다. 오늘 이 기공식은 공통의 역사를 기억하고 더 밝은미래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우리 양국의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자리입니다. 몇 년 뒤에 여기 와서 여러분이 완공한 공원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함께 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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