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소프라노 조수미, 디자이너 서승연 하비브 하우스에서의 8월 22일 밤은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우리 시대 가장 뛰어난 오페라 성악가 중에 하나인 조수미씨가 관저에서 공연했고, 그녀의 놀라운 목소리는 관저를 가득 채웠습니다.
제가 조수미씨를 처음 본 것은 10년전 리스본에 살 때였고, 당시 그녀는 유럽 투어중이었습니다. 도니제티의 유명한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에서 루치아 역할을 노래했는데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리스본에서 한 번 더 그녀의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독어·이태리어·영어·스페인어 등으로 쓰여진 거장들의 곡들을 부르는 콘서트였죠. 공연장은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로 가득찼지만, 지금까지 이베리아 반도에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모였던 행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결코 잊지 못할 순간은 그녀가 마지막 곡으로 자신의 고향 한국에 대한 노래로 콘서트를 마감하겠다고 했을 때였습니다. 그리고는 “그리운 금강산”을 불렀습니다. 당시 저는 한국을 떠난지 10년이 되었고, 다시 돌아갈 기회가 있을 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저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저 역시 한국이 그리웠고, 그 땅의 화해와 통일을 염원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안나 페도토바와 함께 하비브 하우스의 손님들을 기쁘게 해준 조수미씨
10년이 흘러, 제가 주한미국대사로서 임기 3년을 마치는 지금, 하비브 하우스에서 조수미씨가 공연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물론 그녀는 “그리운 금강산”을 다시 불렀습니다. 감동적이고 잊지못할 순간이었습니다.
높은 천장과 대들보 덕분에, 하비브 하우스는 음악 공연을 위한 좋은 장소입니다. 음향을 위한 여건이 훌륭합니다. 제가 서울에 사는 동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챔버팀, 하버드·예일대학교 아카펠라팀 등 미국 예술가와 문화 전통을 보여줄 수 있는 음악가들을 초청했습니다. 또한, 정치·경제·문화 분야 전반에 걸쳐서 자신들의 예술성과 뛰어난 업적을 통해 양국간의 강력한 유대관계의 사례가 되는 한국 공연가들도 초청했습니다.
다른 형태의 예술과 마찬가지로, 음악은 문화적 차이를 초월하고, 세대간에 다리를 놓아주며, 언어를 넘어서 소통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음악은 모두를 하나로 묶어줍니다.
한국 정부와 재계 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 명사들도 많이 오셨습니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 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님, 정미숙 한국가구박물관장님,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경희대 교수님, 정재욱 크레디아 대표님, 패션 디자이너 문영희님, 크리에이티브 아트 디렉터/디자이너 서승연님이 오셨습니다.
조수미씨의 공연은 제 임기동안의 마지막 하비브 하우스 콘서트였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을 마무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별한 저녁 공연을 해주신 조수미씨께 감사드립니다. 세계의 평화와 이해 도모를 위해 펼치는 그녀에 모든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세계 무대에서 빛을 낸 지난 25년의 세월 여정 역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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