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환 외교부장관 권한대행, 월터 샤프 사령관, 그리고 제가 미래에 주한미국대사관이 들어설 자리를 표시하기 위해 기념 식수를 했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이 서울 광화문에 자리를 잡은지도 벌써 40년이 지났습니다. 위치상으로는 더할나위없이 편리한 곳이지만 사실 이 건물은 1960년대에 지어진 것으로, 원래는 이렇게 오래 정식 건물로 사용할 의도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네요. 지난 수년간 우리는 오늘날의 세계와 한미 관계를 잘 반영할 수 있는 새 대사관 건축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 달 월터 샤프 사령관과 박석환 외교부장관 권한대행과 함께, 미래에 새 대사관이 들어설 곳을 표시하는 기념 식수 행사에 기쁘게 참석했습니다. 이 부지는 현재 주한미군 용산 기지 끝자락에 위치한 곳으로, 우리는 기념비를 제막하고 “회화나무”를 심었습니다. 저는 회화나무를 좋아합니다. (영어로는 “scholar tree” 혹은 “Chinese scholar tree”라고도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정동 관저 근처에도 멋진 회화나무들이 있어서 늘 감탄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옛 경기 여고 자리에 있는 한 그루가 특히 유명하지요. 그래서 식수행사에서 저는 회화나무가 한미 관계의 힘과 지속성을 얼마나 잘 상징하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그날 한 연설을 여기 올려봅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석환 외교부장관 권한대행님, 샤프 사령관님, 한미관계에 있어 매우 의미있고 중요한 오늘 행사에 자리를 함께 해주신 두분께 특히 감사드립니다. 오늘 행사는 새로운 주한미국대사관 건립을 향한 매우 중요한 첫 발을 내딛는 자리입니다. 새로 건립될 대사관은 21세기뿐만 아니라 그 이후 한미관계를 상징하는 건물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새로운 대사관을 짓기 위한 부지를 물색해왔습니다. 1960년대 말 이전한 현재 광화문 청사 건물은 원래 임시로 사용할 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바로 이곳이 오늘날의 한국과 미국, 그리고 오늘날의 한미 동맹을 반영한 새로운 대사관 건물이 들어설 부지로 결정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이런 결과가 있기까지 많은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박석환 외교부장관 권한대행님과 외교통상부 및 한국 정부 관계자, 그리고 샤프 사령관님과 주한미군 관계자,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 대사관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지난주에 국무부에서“Design Excellence” 라는 책자를 받았습니다. 이 책자는 21세기와 그 이후에 맞게 지어진 미국의 여러 재외공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새 주한미국대사관은 누구나 따뜻하게 맞이하는 건물이 될 것이며 멋진 이 부지와 주변환경, 그리고 한국 문화를 반영한 설계를 바탕으로 건립될 것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건물이 될 것입니다. 이 책자에는 베이징에 건립한 멋진 새 주중미국대사관을 비롯해 런던 등지에서 현재 건립 중인 다른 미국의 재외공관 건물 사진도 나와있습니다. 박석환 권한대행님과 샤프사령관님의 도움을 토대로, 다음에 나올 책자에 꼭 소개될 수 있는 멋진 주한미국대사관 건물을 짓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오늘 식수하는 나무는 회화나무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회화나무와 이 나무가 상징하는 점들을 매우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오랜 세월동안 정동에 있는 저의 관저 근처에서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거대한 회화나무 한 그루를 보며 늘 감탄해왔습니다. 회화나무가 상징하는 바에 대해 말씀을 드리자면, 보시는 것처럼 회화나무는 튼튼하게 쭉 뻗은 몸통 때문에 곧고 강직한 성품을 상징하는 나무로 여겨져왔으며 수명이 긴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전세계에 수령이 500년이 넘는 회화나무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오늘 이 회화나무도 새롭게 들어설 주한미국대사관 옆에서 함께 무럭무럭 자라주길 기대합니다. 한미동맹이 더욱 심화 발전하는 가운데, 이 나무도 새 대사관 곁에서 변치않는 굳건한 한미관계의 상징으로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나무 밑에 놓여진 기념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1882년 5월 22일 수교와 함께 시작된 양국의 유대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주한미국대사관의 향후 부지를 표시하기 위하여 2011년 7월 4일에 이 회화나무를 식수한다.”
새 대사관이 지어질 무렵에는 저는 이곳에 없겠지만 건물이 완공되면 꼭 서울을 다시 방문하고 싶습니다. 누구나 따뜻이 환영하는 현대식의 새 미국대사관 건물 옆에서 튼튼하고 아름답게 자라고 있을 회화나무 모습이 기대됩니다. 바로 우리의 넓고도 깊은 파트너십을 적절히 보여주는 좋은 상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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