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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거북선 복원| 심은경의 한국 이야기

바래미나 2011. 6. 5. 23:36

#111 거북선 복원| 심은경의 한국 이야기
스티븐스 대사 조회 110 |추천 0 | 2011.06.03. 11:30

2011년 6월 1일

 

남쪽으로 가는 자전거 여행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보령에서 시작해서 군산에서 끝난 날, 여행 최고의 순간은 서천 금강의 북쪽에 멈춰서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원형이 복원되는 모습을 둘러보는 것이었습니다. 복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안광일 거북선 모형 연구소 소장님께서 거북선 복원 노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예전 사업들에 비해서 이번 사업은, 그 당시의 철갑선 및 기타 군용선의 크기∙건조법에 대한 최근의 광범위한 연구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달랐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이를 알고 있지만, 배경지식으로 말씀드리자면, 거북선은 15세기 초반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 수군이 간헐적으로 사용하던 큰 규모의 전투선인 판옥선입니다.


 
서천에서 건조되고 있는 거북선

 

거북선의 탄생은 무사∙학자∙예술가이면서 다재다능했던 이순신 장군의 덕택입니다. 제가 한국에 처음왔을 때, 광화문 광장에 이순신 장군 동상이 세워진지 얼마 안 되던 때였습니다. 진정한 해군의 모습으로, 그는 여전히 오늘날 서울 도심의 중심적 존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여행중에 아산에 위치한 이순신 장군묘도 방문했습니다. 이순신 장관의 천재성이 얼만큼 대단한지 직접 목격할 수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아산 이순신 장군묘를 방문했습니다.

 

이번의 거북선 건조를 경남 도청에서 추진했다는 사실을 듣고는 저는 놀라면서도 궁금했습니다. 서천에서 건조되고 있는 이유는 한국에서 목조선을 잘 건조할 수 있는 장인들이 아직까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곳이 서천이기 때문입니다. 거의 대부분이 50대 혹은 60대, 심지어 더 많은 나이였을 수도 있겠지만, 수십명 정도만 이번 복원작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사랑하는 일을 하는 모습을 보니, 젊은이들의 생동감과 열정이 넘치는 분들이었습니다.

 

거북선 진수식을 앞두고 큰 노(櫓)를 조정하는 모습입니다.


현장감독님으로부터 건조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적어도 저와 같은 비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특히 목재 빔의 사용이나 배 건조에 못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다는 놀라운 사실에 있어서, 거북선 건조와 한옥 건축이 비슷한 점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장인들의 열기띤 움직임은 이틀 후에 진수식이 예정되어 있고, 그 이후에 경상남도와 미지의 곳을 향해 거북선이 떠날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안광일 소장님은 이처럼 놀라운 사업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을 공유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을 때는, 거북선에 대해 더 많이 배우기 위해, 한 미국 기업과 함께 다른 거북선의 잔해를 찾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났던 거북선에 마지막 준비작업을 하는 장인들과 마찬가지로 안 소장님도 하시는 일을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건조 현장에서 볼 수 있었던 그분의 열정과 팀워크, 그리고 모두가 공유했던 목적의식은 복기광 아산시장께서 제게 전달한 서예 글귀, 이순신 장군의 “필사즉생(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을 때 살기 시작할 것이다)”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이번 거북선 복원으로 인해, 이순신 장군의 덕(德)이 건조 장인들뿐만 아니라, 이를 보게 될 모든 이들의 마음에 길이 남게 될 것입니다.

 


거북선 앞에서 오늘 자전거들을 같이 탄 이들과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