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작년에 제가 남해에서 대구까지 약 300킬로미터, 거의 600리 길을 50명의 한국 대학생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1950년 한국 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전투 지역을 둘러보았습니다. 그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잊지 못할 소중한 사람들도 많이 만났기에, 저희 대사관에서는 다시한번 자전거를 통해 한국을 더 경험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에는 서울에서 목포를 거쳐 진도까지 가기로 했습니다. 미국 전몰장병기념일(Memorial Day)을 앞둔 아름다운 토요일 아침, 우리는 출발했습니다!
대사관저 정문 앞 출발 직전 단체 사진
덕수궁 근처에 있는 저의 관저에서 의왕시에 있는 삼천리 자전거 공장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이번에 함께 자전거를 탈 그룹은 상당히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사실 남녀 비율도 좀 더 비슷하길 바랬지만요. (제가 유일한 홍일점이었습니다.) 대사관의 한국인, 미국인 직원들, 한국 친구들, 한국을 방문 중인 미국 친구들, 그리고 주한미군 소속의 군인 및 민간인들도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서울 도심 한복판이었는데도 일단 한강대교를 건너자 거기서부터 의왕시 삼천리 자전거 공장에 이르기까지 계속 자전거 도로를 타고 갈 수 있어서 다른 차량들과 섞이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사실 이 90킬로미터 여정중 60퍼센트가 자전거 도로였습니다.
한강대교를 건넌 후 잠깐 휴식 시간입니다.
우리가 오늘 탔던 길은 서울과 수원, 오산 등 자전거 도로였는데, 주변에 하천과 작은 지류들이 흐르고 있어 자전거 도로를 만들기에 적당했습니다. 이 하천들이 모여서 한강 등 더 큰 유역으로 흘러들어가고, 소위 말하는 한강 유역을 형성합니다.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이 자전거 도로도 이용하고 주변 장소에서 축제와 소풍 등 활발한 문화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이 자전거 도로가 하천 유역과 그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사람들의 환경 의식 고취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 도로들이 간접적으로 환경 보호에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에 의하면 하천 유역이 지역의 전반적인 수질 관리에 매우 핵심적이라고 합니다. 서울 도심을 벗어나 수원의 공업 지역으로 들어가면서 다양한 경제적 배경을 가진 주변 지역 사람들이 자전거 도로를 비롯해 향상된 하천 유역 관리의 혜택을 누리고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보건 및 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미국과 한국 모두 잘 알고 있기에 우리는 하천 유역 같은 중요한 자연 자원의 보존과 보호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자전거와 함께!
삼천리 자전거 공장에서 탄소섬유, 알루미늄, 티타늄 프레임으로 된 도로 자전거 및 산악 자전거들을 둘러보며 우리 자전거 팬들은 마치 “사탕 가게에 들어온 어린애들” 같았습니다. 삼천리 자전거의 이야기는 여러가지 면에서 한국과 미국의 자전거, 그리고 산업화의 역사를 닮아있습니다. 삼천리 자전거는 1944년 자전거 제조를 시작했습니다. 초기에 삼천리 자전거 공장은 한국 산업 개발의 핵심 요소였습니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라이트 형제가 1903년 키티 호크에서 그 유명한 첫 비행을 하기 전에는 자전거를 만들었다는 사실 기억하시죠?) 나라가 경제적으로 산업적으로 발전하면서 소비자들의 취향 역시 물질적 풍요를 반영하게 되면서 자전거 수요는 줄어들고 자동차 수요는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이 모든 면에서 완전한 발전을 이루면서 참 흥미롭게도 이제는 자전거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특히 시장의 고급 수요계층에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삼천리 자전거 임원들 말씀으로는 한국인들, 특히 여성들을 포함해 점점 많은 사람들이 교통 수단으로서 뿐 아니라 레저용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다고 합니다. 삼천리 자전거는 미국 부품들을 수입해 GT를 비롯해 자체 브랜드인 첼로 등 세계 최고의 자전거를 만들며 성공적으로 틈새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삼천리 자전거는 한미 FTA의 시행으로 현재 미국 자전거와 자전거 부품에 부과되는 8퍼센트 관세가 철폐되어 삼천리 자전거가 새로운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삼천리 자전거 임원 여러분들과 의왕 공장 주변에서 점심식사를 하러 가면서 저는 한국 산업의 중추인 중소기업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주로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었는데, 이들 역시 한미 FTA가 비준되면 혜택을 보게 될 것입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그들이 혜택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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