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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부상과 부츠 탓에 눈물 훔쳤던 김연아

바래미나 2010. 3. 1. 20:55

<올림픽> 부상과 부츠 탓에 눈물 훔쳤던 김연아

연합뉴스 | 입력 2010.02.26 14:31 | 수정 2010.02.26 14:43

 
(밴쿠버=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26일(한국시간)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하이라이트인 여자 피겨 스케이팅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따내고 마침내 한국 피겨사에 새 역사를 쓴 김연아(20.고려대).

남모를 고통과 고난의 '가시밭길'을 오로지 피겨에 대한 열정과 투지로 헤쳐갔고 값진 열매를 맺었다.

1996년 피겨스케이트에 입문한 김연아가 처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꽃길'만 걸어왔던 건 아니다.

부상에 발목이 잡혀 낙담하기도 했고 대회 직전까지 발에 맞는 부츠를 구하지 못해 마음을 졸여야 했던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어려서부터 연약한 몸을 양쪽 스케이트 날에 의지해 빙판에서 연기를 펼쳐야 했던 김연아는 무릎과 허리, 꼬리뼈에 급기야 고관절까지 곳곳에서 통증을 호소했다.

특히 딱딱한 빙판에서 회전과 점프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무릎과 허리 통증은 계속 김연아를 괴롭혔다. 일종의 직업병이었다.

주니어 때부터 허리가 아파 고생했던 김연아는 2006년 11월 시니어 사상 처음으로 그랑프리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정밀검진 결과 초기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았다.

한 달 이상 치료를 해도 차도가 없었고 결국 침과 한약재를 이용한 한방치료로 허리 근육과 인대를 보강하는 방법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

무릎은 조금만 무리를 해도 탈이 나는 만큼 스스로 조심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
2008년 1월에는 고관절에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이 시작되더니 3월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까지 이어졌고 통증이 지속하자 김연아는 진통제 주사를 맞는 투혼을 발휘, 2년 연속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당시 부상 탓에 체력이 떨어져 다 잡았던 금메달을 놓쳐 아쉬움을 주기도 했지만 김연아는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이후 승승장구, 2009년 4대륙 선수권대회, 그랑프리 파이널, 세계선수권대회를 모두 휩쓸며 '김연아 시대'를 활짝 열었다.

부츠 문제 또한 어려서부터 김연아를 당혹스럽게 했던 요인이다.
고난도 점프에 사활을 건 김연아는 워낙 열심히 훈련했던 탓인지 경쟁자들이 스케이트 부츠 한 켤레를 3~4개월씩 신은 데 반해 한 달도 못 채우고 부츠를 갈아야 했다.

새 부츠를 신을 때마다 적응기간이 필요했고 정작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기술 습득 시간은 자연스럽게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

2005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앞두고는 대회 2주 전에야 새 부츠를 받아 고생하기도 했고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 대회 직전에는 새벽까지 구두를 신고 중심을 잡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부츠 때문에 대회 때마다 신경이 날카로워졌던 탓인지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51)씨는 "2006년 김연아를 은퇴시킬 뻔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 때 일본의 부츠 장인을 찾아가 맞춤형 부츠를 신기도 했던 김연아는 2007년부터 캐나다 토론토에서 훈련하면서 이탈리아의 리스포르트(RISPORT)사로부터 새 부츠를 후원받아 착용 중이다.

발의 본을 뜬 맞춤형은 아니지만 "착용감이 편하다"고 말한 김연아는 드디어 '부츠 노이로제'에서 벗어났다. 김연아는 점프할 때 부츠에 가해지는 충격이 심해 금세 망가진 탓에 4개월 주기로 부츠를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