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오지 순례] ④ 다람살라의 견원지간
야생의 무법자 원숭이파에 맞세운 ‘파수꾼’
숙명의 라이벌도 황혼의 대전투 대신 공존
다람살라는 개판이다.
뭐라고? 티베트 불교의 정신 지도자인 달라이라마가 있는 다람살라가 개판이라고?. 티베트 불교와 달라이라마를 존중하는 사람이라면 단번에 화를 낼 말이다. 그러나 며칠만 다람살라에 머물다보면 다람살라는 개가 판치는 곳임을 곧 간파할 수 있다.
다람살라의 밤은 늘 요란하다. 개 짖는 소리, 개들이 서로 싸우면서 으르렁대는 소리로 하루도 고요할 날이 없다. 개소리는 달라이라마궁쪽까지 쩌렁쩌렁 울려 퍼져 메아리칠 정도다.
떼 지어 다니며 강도질하거나 빈집털이
다람살라를 돌아다녀보면 어디를 가나 개천지다. 인도에선 사람도 집 없는 이들이 많은 형편이니 집 없는 개가 어디를 가나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다람살라엔 어슬렁어슬렁 배회하는 개들이 더 많다. 그 가운데 광견병에 걸린 개가 없으리란 보장은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다람살라의 이런 상황을 간파한 한 독일인 의사는 수캐들의 불임수술에 나섰지만, 그래도 개 숫자는 날로 늘어만 갔다. 어떻게 해서 다람살라에 이렇게 개가 많아진 것일까.
그것은 원숭이 때문이다. 히말라야 북부 산중 마을인 다람살라에는 원숭이가 많다. 마을 안에는 그나마 개들 때문에 원숭이가 활보하지 못하지만 마을을 조금만 벗어나면 원숭이들이 떼 지어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