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케팅에서도 디자인은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된다.
우리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도 각자 자신의 취향이나 블로그의 운영방향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으로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고자 노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2008 베이징올림픽도 다얀한 디자인이 선보이고 있다. 디자인은 올림픽을 유치하고자 하면서부터 시작되어 다양한 마케팅의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는 곧 성공적인 대회 개최와도 직결되고 있다. 최초로 순이익을 남긴 올림픽이 1984년의 LA 올림픽으로, 그 이전엔 개최국의 막대한 출혈이 발생하는, 그저 국가의 위상을 내세우려는 정치적 목적으로만 유치를 하고자 했다. 그런 올림픽이 이젠 월드컵과 더불어 어마어마한 경제적 이익과 국가의 대외적인 이미지 향상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보니 이젠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됐다.
1988년 대한민국의 서울올림픽은 동서냉전의 시대에 치러진 올림픽이면서 초기 군사반란으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정권의 선전 수단으로 유치를 하였으나, 이후 동구권과의 교류증진과 교역의 확대를 가속화시키고 동서냉전의 종식에 기여한 바가 실로 크다 할 것이다. 냉전시대로써는 최대 규모의 참가국을 자랑하는 대회였고, 진정으로 올림픽의 이념에 부흥하는 대회였던 것이다. 당시 올림픽을 뒤이어 개최된 장애인올림픽에서 최초로 장애인올림픽기(공식명칭 : paralympic<페럴림픽>)의 디자인을 한국이 태극을 바탕으로 오륜을 뜻하는 오태극으로 하여 IOC의 페럴림픽 공식 기로 하였으나, 이후 IOC의 권고를 받아들여 ‘마음, 육체, 자신’을 뜻하는 삼태극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올림픽과 페럴림픽의 기에 들어가는 도안은 이렇게 IOC의 공식 도안으로 규정되어 있으나 그 외 마스코트와 엠블럼, 포스터, 캐릭터, 로고, 픽토그램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여 개최국의 상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중에서 각 종목을 표시하는 이번 2008 베이징올림픽 픽토그램 디자인들을 몇 회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원형 디자인을 그대로 살려 중국의 문양을 바탕으로 하여 입체감 있게 편집을 했음을 밝혀둔다.
중국은 한자(한문)을 사용하는 국가다. 간체자라는 것을 사용하는데 중국인도 자신들이 사용하는 한자를 다 모를 정도로 그 수는 참으로 많다. 각 종목별 표시로 사용되는 픽토그램은 바로 그 중국의 문자인 한자의 원형을 그대로 살린 상형문자의 형식을 살려 디자인 되었다.
유도의 픽토그램이다. 김재범(23.한국마사회)의 분통 터지는 4강전만 아니었다면 그동안의 2008 베이징올림픽은 내겐 그런대로 꽤 괜찮은 대회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유도 남자 81kg급 준결승은 정말 두고두고 생각해도 심판 때문에 연장전의 마지막 1초까지 체력을 소진하는 경기를 치르고 불과 1시간을 조금 넘긴 상태에서 결승전을 치러야했다. 11일의 왕기춘 선수의 안타까운 대결은 체력이 바닥난 상태로 잠간의 방심이 불러온 패배였을지라도 최선을 다한 경기다. 하지만 김재범 선수의 경기는 이미 이전 경기를 지켜보며 내심 불안함을 감추지 못한 상태로 기사를 작성하던 도중, 결승 경기가 치러지는 걸 지켜보아야 했다. 아이들까지 한목소리로 응원을 했으나 결과는 안타까운 석패로 끝났다. 이전 4강전에서 단 2분만 일찍 경기가 마무리 되어 기력을 소진하지 않았어도 하는 아쉬움이 여전히 남는다. 어찌 되었거나 이번에도 현재 유도에서만도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하여 양궁과 레슬링을 이어 3번째로 많은 메달을 대한민국에게 안겨준 효자종목이다. 자, 이 글자를 만약 한자로 만든다면 ‘엎어메칠 퍽’자면 될까?
우리나라 사람도 이런 디자인이 낯 익은 이들이 많을 것이다. 바로 상형문자처럼 한자를 쓰는 방법인 전서(篆書)체와 비슷하다. 아니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양궁의 픽토그램은 활시위를 당기고 서있는 사람의 모습이다. 수레 차(車) 밑에 사람 인(人)자가 있으면 꽥할 꽥자고, 우물 정(井)자의 가운데 점(·)이 직히면 퐁당 퐁자라는 우스게가 있다. 중국이 닉슨과 탁구로 외교의 길을 열며 핑퐁외교라고 하며 탁구를 핑퐁이라고 쓰는데 군사 병(兵)자에서 아래 점 오른쪽을 떼고 쓴 걸 ‘핑’자로, 왼쪽 점을 뗀 걸 ‘퐁’이라고 한데서 만들어진 우스게다. 아마도 이번 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 이 픽토그램으로 많은 우스게들이 또 만들어질 듯 하다. 이 양궁의 픽토그램은 활시위 당길 ‘복’자 정도로 읽으면 될까?
수영을 상징하는 픽토그램은 우리의 태극기의 불에 해당하는 離卦(이괘)와 그대로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박태환 선수의 선전을 중국이 기원하였을리는 만무하나 우리의 태극기에 있는 이괘가 그대로 이번 중국 2008 베이징올림픽의 수영 픽토그램으로 사용 된 것은, 이번 박태환 선수의 대한민국 최초의 수영 금메달과 은메달 획득과 인연이 깊다 하겠다.
태극의 건감곤이(하늘을 상징하는 건괘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4괘 중 물에 해당하는 괘는 감괘(坎卦)인데, 물이 아닌 불의 의미를 지닌 이괘를 주역사상을 지닌 중국에서 고려하지 않고 디자인을 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 픽토그램이 물을 상징하고자 했다면 중간 획이 길게 연결되고 아래 획이 오히려 끊겨야 맞다. 어찌되었거나 불같이 활활 타올라 더 좋은 성적을 박태환 선수가 내주길 기원한다. 이 글자는 태극기의 이쾌 모양이니 ‘불길일어날 승’자면 적당한가?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는 12일에서야 박은철(27·주택공사)이 그레코로만 55kg급에서 수리한을 물리치고 레슬링에서 첫 메달 주인공이 됐는데, 레슬링은 자유형과 그레코로만형 두 종목 모두 한국의 메달밭이었다. 광복 후 첫 금메달도 바로 이 레슬링에서 나왔는데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올림픽에서 8월 1일 양정모 선수가 페더급에서 딴 금메달이다. 당시 게임 방식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치뤄졌다면 불가능 했던 금메달이란 사실을 아는 이들이 있을까? 승자 승의 원칙이 아닌 최종 점수로 지고도 이긴 경기였다. 축구에서 승점이 같은 경우 다득점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 당시 레슬링엔 있었던 것으로, 양정모 선수는 몽골의 강호 오이도프를 맞아 3라운드에서 한때 8 : 6으로 앞섰지만 결국 8 : 1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당연히 심판은 오이도프의 팔을 번쩍 치켜들었으나 그 순간 오이도프는 고개를 푹 숙이고 마는데, 기쁨의 만세를 부른 것은 반대로 그 게임에서는 패한 양정모 선수다. 이미 미국의 진 데이비스를 폴승으로 제압한 터라 데이비스에게 판정패한 오이도프에게 폴패만 하지 않으면 우승이 확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테크니컬 폴승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던 당시의 레슬링 규정이다. 그런데 이 픽토그램은 내 생각으로는 아무리 봐도 사이좋게 손을 맞잡고 테이블에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으로만 보인다. 과격한 레슬링의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으니 어떤 글자로 만들면 좋을지 모르겠다.
스포츠도 이렇게 읽으면 재미있지 않은가? 심판의 편파 판정만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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