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 향 문화의 원류를 찾고 올바른 보급을 위한 연구모임이 발족했다. 전통향문화를 찾는 사람들의 모임인 문향(聞香, 대표 취운향당 능혜스님)은 지난 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창립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문향은 <유마경> 향적불품에 나오는 ‘문사묘향(聞斯妙香)’의 줄임말로 ‘묘향을 체득하다’, ‘향을 듣다’ 등으로 해석된다. 향을 듣는다는 것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감응할 수 있는 품격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이날 능혜스님은 신라와 고려, 조선시대까지 생활 속에 남아있었지만 일제강점기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사라져버린 향 문화 복원에 앞장설 것을 강조했다. 1920년대 중국 다롄에서 인공향로가 수입되고 서구 문화의 영향으로 우리 고유의 천연향은 자취를 감췄다.
지난 18일 열린 문향 창립 학술세미나에서 박희준 교수가 발표하는 장면. |
스님은 ‘우리시대 올바른 향 문화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한 기조발제에서 “전통을 모르는 상태에서 중국이나 일본 등의 외래향도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라며 “단절된 우리 향 문화에 대해 학술ㆍ종교적 측면에서 다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침향을 비롯한 향 약재를 연구하고 이것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진행한다.
발표자로 나선 박희준 동국대 불교대학원 차문화컨텐츠학과 교수는 “서울의 고궁, 수원성, 경주할 것 없이 문화유산 현장에 가면 쓰레기통이 된 향로를 볼 수 있다”며 “문화를 가꾸는 안목이 성숙하지 못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전에 피웠던 만수향, 선가에서 피웠던 삼선향 등 생활 속에 있었던 향 만이라도 전통 방법으로 만들어 졌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향 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향의 제품적 안정성에 대한 심도 깊은 조사와 향자원의 보존 및 개발 등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불교신문3029호/2014년7월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