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는 이곳 대사관과 워싱턴 모두 일이 많았답니다. 먼저, 8월 말에는 서울을 비롯한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눈과 귀가 워싱턴에서 열린 “자유의 종을 울려라 (Let Freedom Ring)” 행사에 집중되었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링컨 기념관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역사적인 연설을 한지 50년이 지나, 오바마 대통령이 바로 같은 자리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연설중인 오바마 대통령과 킹 목사 (워싱턴 DC)
수십 년 전, 킹 목사는 언젠가 이 나라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것을 자명한 진실로 받아들이고, 그 진정한 의미를 신조로 살아가게 되는 날이 오기를 꿈꾼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평등을 위해 앞장섰던 킹 목사와 민권 지도자들의 업적을 기리는 한편,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 있다고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이번 기념일을 맞아 우리는 50년 전 거리를 행진했던 이들의 성과가 단지 얼마나 많은 흑인들이 백만장자가 되었는가로 측정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 나라가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인종에 상관없이 누구나 중산층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가입니다.”
지난 50년동안 미국은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멉니다. 그래서 훌륭하신 찰스 랭글 의원의 최근 서울 방문이 더욱 반가웠습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이자 22선의 하원 의원인 랭글 의원은 의회내 흑인 의원 모임 창립 멤버이며, 흑인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세입 위원회를 이끌기도 했지요.
찰스 랭글 의원과 함께
랭글 의원은 오랫동안 다양성의 가치를 옹호해왔고, 한국계 미국인인 저 또한 이 가치를 아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실제로 다양성을 미국의 위대한 장점으로 강조한 그의 오랜 노력에 힘입어 ‘랭글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찰스 B. 랭글 국제 문제 프로그램은 국무부와 흑인 고등 교육 기관으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워싱턴 DC의 하워드 대학교의 협력으로 탄생했으며 외교관 선발의 다양성을 증진하고자 만들어졌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었던 소수 인종 및 경제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 중 학업 성적이 우수한 이들을 선발해서 외교관이 되기 위한 교육과 훈련을 진행합니다.
저도 그동안 외교관 생활을 해오면서 미국 외교관 사회가 점점 더 다양한 문화와 민족을 대변해가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한때 국무부는 소수 인종을 찾아보기 힘들고 결혼한 여성은 들어올 수 없었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이런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외교관 사회가 미국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특성들을 잘 반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요즘 한국도 점차 다문화 사회로 발전하고 있으니까요, 양국 모두에게 다양성이 든든한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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