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애스턴마틴 one-77, 세계 최초 시승[19]
아이오토카 2012.05.21
직선 구간에서 가차 없이 스피드가 올라갈 때는 잠시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코너의 턱밑에서 우리는 잠시 가속을 멈췄고, 나는 다시 한 번 속도계를 흘낏 봤다. 시속 160km 직전. 드라이버가 매끈하게 오른쪽으로 스티어링을 꺾자 코너링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 억센 코너링 파워 앞에 롤링이 무릎을 꿇었고, 신비롭게도 우리 차는 완벽한 라인을 그었다.
어느 모로 범상하지 않은 하루였다. 지금까지 유럽의 어느 기자도 누릴 수 없었던 기회가 내게 찾아왔다. 140만 파운드(약 25억원)짜리 애스턴 one-77에 내 엉덩이를 들이밀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 애스턴의 수장 울리히 베즈는 엄명을 내렸다. one-77이 모두 팔릴 때까지, 즉 고객이 77명을 넘을 때까지 외부인을 차안에 절대로 들여놓지 말라는 것. 실없는 기사가 나가 one-77의 명예가 훼손되거나 이 차를 사려던 고객의 의욕이 꺾여서는 안되기 때문이었다.
포릿에 따르면 약 4년 전 one-77 제작팀이 이 과제를 넘겨받았을 때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첫째, 애스턴이 만들 수 있는 최고, 최고속, 최첨단과 가장 혁신적인 차여야 한다는 것. 제작비에는 거의 한계를 두지 않았다. 둘째, 애스턴이 차세대 모델에 사용할 디자인과 핵심 기술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비록 4년 전 one-77의 구상이 나왔지만, 지금도 이 수준을 넘어설 수는 없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존 모델의 알루미늄 VH 플랫폼은 물러났다. 대신 극도로 강성이 높은 레이스형 수제 카본파이버 섀시 터브가 들어왔고, 앞/뒤 양쪽 끝에 카본과 알루미늄 구조를 받아들였다. 가변형 ‘충돌 캔’(Crash Can)으로 뒤쪽은 서스펜션과 트랜스액슬, 그리고 앞쪽은 서스펜션과 엔진을 보호한다. 기존의 단조 위시본 서스펜션은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했다. 하지만 경주용 스프링과 댐퍼를 위해 새로운 차내 마운팅 시스템을 고안했다. 이로써 보닛과 차 전체의 지상고를 낮췄고, 동시에 스프링이 받치지 않은 무게를 줄였다.
한편 섀시는 아름다운 알루미늄 패널을 입혔다. 에어버스가 항공기용으로 고안한 본딩방식을 활용했다. 이 차의 수많은 금속 부품(서스펜션 픽업, 벨 크랭크, 엔진 마운트, 브래킷)은 대체로 알루미늄을 공작기계로 다듬어 만들었다. 그런다음 48밸브 V12 엔진을 코스워스로 보내 다시 손질했다. 배기량을 7.3L(보어와 스트로크를 조절해)로 키웠고, 무게를 10% 줄이고 출력을 700마력 이상으로 끌어올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출력은 760마력(토크는 76.3kg·m)까지 뛰어올랐고, 무게는 10%가 아니라 15%나 줄었다. 구형 슈렁크인 실린더 라이너를 버리고 스프레이식 보어 코팅으로 감량을 도왔다.
매끈하게 시동이 걸린 뒤 V12 엔진이 요란하게 살아났다. 처음 몇 초 만에 분명해졌다. 이 차에서 압도적인 사운드는 엔진에서 나왔다. 이글거리는 기계음과 흡기의 폭음이 터져 나오고 스포트 모드에서 엔진이 2,200rpm을 지나자 거의 모든 배기음이 그대로 실내로 밀려들었다. 노멀(또는 타운 모드)에서 인보드 컴퓨터가 한층 더 듬직한 4,500rpm까지 드로틀 밸브를 닫았다. 그럼에도 목청은 우렁찼다.
77은 부가티-맥라렌 유형의 또 다른 모델이다. 언제나 바라는 것 이상으로 빨리 달릴 수 있다. 핸들링? 거대한 휠이 초고강도 그립 타이어를 신었고, 트레드는 초광폭, 오버행은 제로. 그리고 휠베이스 안에 거의 모든 중량이 실렸다. 따라서 핸들링은 단연 중립적이었다. 바로 포릿팀이 이 룩한 큰 성과였다. 77은 대체로 라인을 굳게 지켰다. 하지만 트랙션 컨트롤을 해제하고 밟아대면 언제든 대담한 슬라이딩을 연출한다. 멋진 접이식 스포일러를 작동(시속 130km를 넘으면 자동으로 솟아오른다)하면 긴 고속 커브에서 잔잔한 언더스티어를 일으켰다.
글 · 스티브 크로플리(Steve Cropley)
(* <AUTOCAR> 2012년 2월 22일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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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ON MARTIN onE-77
가격 £1,440,000(약 25억7천만원)
0→시속 100km 3.7초, 최고시속 354km
연비 na, CO₂배출량 572g/km
무게 1630kg
엔진 V12, 7312cc, 휘발유
구조 프론트, 세로, RWD
최고출력 760마력/7500rpm, 최대토크 76.5kg·m/6000rpm
무게당 출력 466마력/톤 리터당 출력 105마력/L
변속기 6단 자동제어 수동
길이×너비×높이 4601mm×2204mm×1222mm, 휠베이스 2791mm
앞 서스펜션 더블위시본, 코일스프링, 안티 다이브 지오메트리, 안티롤바
뒤 서스펜션 멀티링크, 안티스쿼트, 안티리프트 지오메트리, 코일스프링, 안티롤바
브레이크 398mm V 디스크(앞), 360mm V 디스크(뒤)
타이어(앞,뒤) 255/35 R20, 335/30 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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