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도착한 후 처음 며칠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많은 일들이 순식간에 일어나서 일일이 설명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가족과 함께 비행기 트랩을 빠져나오자, 수많은 기자들이 우리의 모습을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랜 비행으로 좀 피곤하긴했지만 한국에 온 것이 너무 기뻐서 즐거운 마음으로 카메라를 향해 웃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우리 가족 모두 도대체 어느 카메라를, 언제 봐야하는 건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인터넷과 신문에 실린 저희 사진들을 보면 우리 넷 모두가 동시에 같은 카메라를 보고 있는 사진이 한장도 없습니다.
이번에 가족들과 함께 서울에 오게 되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감사하게도 제 장인 장모님께서 공항에 나오셔서 저희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고 참 좋아했고, 저희 부부도 마찬가지였죠. 옛 친구들과 외교부 동료들, 그리고 대사관 직원들을 다시 본 것도 좋았습니다. 사람들간의 관계, 나라간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우리 두 나라는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파트너십을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통의 역사, 가치, 경험에 근거한 특별한 파트너십입니다. 또한 우리가 공유하는 역사, 가치, 경험이 저에게는 아주 개인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저희 부모님, 그리고 한국에서 보낸 어린 시절 덕분에 저는 한국의 전통, 문화, 가치에 깊은 애정과 존경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공항 도착 행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인천공항의 모든 관계자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 때문에 다들 그날 많이 바쁘고 힘드셨을텐데 이 모든 일들이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애써주시고 챙겨주신 모든 분들의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기자회견장으로 내려가자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회견장은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몇 명이나 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의 도착 성명은 주한미국대사관 홈페이지http://korean.seoul.usembassy.gov/p_113_111011.html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 약간 압도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정말 대단한 경험이었고, 앞으로 임기동안 기자들과 함께 할 시간들도 기대가 됩니다.
저의 한국 도착을 취재하기 위해 인천 공항을 찾아주신 기자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공항에서 관저에 도착할 즈음이 되니 배가 몹시나 고팠습니다. 식사 시간이 되었는데도 대사관저 직원들은 우리에게 인사하고 가신다고 아직 관저를 지키고 계시더군요. 그래서 직원분들과 친목의 시간도 가질겸 저녁 식사에 초대해서 함께 짜장면을 시켜 먹었습니다.
서울에서 보내는 첫날인 지난 금요일, 우리는 두 딸이 이곳에서 다닐 학교를 알아보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처음 든 생각은 지난 몇 년간 한국이 참 많이 바뀌었구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까지, 학교를 정하는 일은 정말 보통 일이 아닙니다. 학교들이 전부 다 좋기때문에 잘못 고를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여러가지 대안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추려내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금요일 저녁에는 다시 페이스를 되찾으면서 저녁 행사에 갈 준비를 했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에서 근무하는 미 해병대 파견대는 매년 미국 해병대 창군일 (11월 10일) 즈음에 “마린 볼”이라는 이름의 해병대 댄스파티를 엽니다. 저와 제 아내도 영광스럽게 이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예전에 함께 일했던 친숙한 얼굴들도 많이 볼 수 있었고 처음 같이 일하게 된 동료들과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해안경비대 연락 장교와 대사관 손님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 해병대 기수단의 늠름한 모습입니다.
주말에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주한미국대사로 재직하셨고 저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토마스 허바드 대사님을 만났습니다. 경륜있는 대사님의 지혜를 빌리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죠. 또 오랜 한국 친구들도 만났습니다.
그동안 여기저기 다른 나라들을 많이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 입맛이 살아있네요. 그래서 토요일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밖으로 나가 분식집에 가서 라면과 우동, 김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미국에서 맛보는 한국 음식도 훌륭하지만 한국에서 먹는 한국 음식이 역시 최고입니다.
그리고 일요일이 너무 빨리 왔습니다. 어느새 아내와 아이들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온 것입니다. 아이들이 아직 학기 중이라 이번 학기가 끝날 때까지 미국에 있어야합니다.
아내와 아이들이 떠난 후, 저는 월요일의 첫 출근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주한미국대사로서 저는 저의 뿌리를 돌아보고 옛 친구들을 다시 만나는 것도 기대가 클 뿐 아니라, 미국인으로서의 제 경험을 한국 사람들과 나누고, 무엇보다 한미 양국이 좀 더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가는 것에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는 바로 그런 노력 중 하나입니다. 여러분의 질문과 의견은 언제나 감사히 받겠습니다. 비록 모든 분들께 다 답변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질문과 의견 꼭 올려주세요!
이 블로그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많은 블로그들이 이어질 수 있기를, 그리고 이것이 좋은 논의의 장을 여는 열쇠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룹명 > Cafe USA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공식 업무에 첫발을 내딛다 (0) | 2011.12.16 |
---|---|
[스크랩] 나라 대 나라 / 사람 대 사람 (0) | 2011.12.16 |
[스크랩]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한반도를 넘어서는 우리의 파트너십 (0) | 2011.12.16 |
성 김 대사 도착 성명서인천공항 (0) | 2011.11.18 |
서울에서의 첫 주말| 올 어바웃 성김 (0) | 2011.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