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왔던 시절, 충남 시골지역의 중학교에 내려가기 전까지 기초 한국어를 배우기 위한 시간이 딱 10주밖에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어 선생님들은, 저와 동료 봉사단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몇 가지에 중점을 두고 저희를 가르쳤습니다. 첫째, 생존에 필요한 한국어 (예를 들어, 숙소를 찾거나, 은행 계좌를 열거나, 음식을 주문하거나, 버스•기차를 탈 때 필요한 말들이죠.) 둘째, 우리가 도착해서 학생들에게 한국말로 해야했던 짧은 인사말씀을 외우는 일 (36년이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그 때 인사말씀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셋째, 한국인들이 우리에게 물어볼 법한 “스무고개” 질문들에 대한 답변 준비 등이었습니다. (한국어 선생님들은 우리가 20가지 질문과 답변을 한국어로 외울 수 있다면, 한국인들에 대해 배울 준비가 된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1970년대, 평화봉사단원으로 “스무고개”를 연습하는 모습
2009년 6월 13일, 김용선 코치, 손명현 대사, 이군현 의원, 김영희 여사, 박영선 의원, 조동길 대한테니스협회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사관저 테니스코트 오픈 기념식.
겨울에는 눈을 치운뒤에 테니스를 쳤습니다. 김용선 코치님은 늘 경기할 준비가 되어있었죠.
한국에서도, 테니스는 사람들을 만나는 훌륭한 방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올해초, 기후변화에 대한 한미협력을 논의하고자 과학자 한 분과 만났을 때도, 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고, 테니스라고 대답했더니, 그 분께서는 바로 서울대학교 “이순(耳順)동문테니스대회”에 저를 초대해주셨습니다. (물론 저는 서울대 졸업생도 아니고, 환갑도 안 지났지만)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서울대에서 토요일을 보내면서, 매우 유연한 테니스 선수들과 훌륭한 경기도 하고, 오연천 총장님의 즉석 초대도 받았습니다. 테니스를 치던 일부 재학생들이 우리에게 인사하기 위해 들리기도 하고, 저는 테니스라는 취미생활을 계속하도록 독려했습니다.
서울대 재학생들과 함께. 이들이 평생 테니스 치기를 바랍니다.
이순동문테니스대회
저는 또한 서울에서 근무하면서 테니스를 치는 다른 외교관들도 알게 되었습니다. 외교통상부와 코리아타임스는 매년외교관테니스대회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렌젤 미클로시 주한헝가리대사과 한팀이 되어 경기했습니다. 꽤 성적이 좋아서 결승까지 진출했습니다만, 저는 그 자리를 떠나 한국에 도착하는 국무장관님을 영접하기 위해 공항으로 가야했습니다. 제 머리가 헝클러진 이유를 설명했을 때, 장관께서는 웃으시더군요. 다른 파트너와 팀이 되어 경기한 렌젤 대사는 우승했습니다!
테니스와 관련해서 서울에서 좋았던 또 하나의 순간이 있다면 올림픽공원 테니스 경기장에서의 경험입니다. 사실, 1988년에 테니스 경기를 그곳에서 관람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테니스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첫 해였습니다. 20년이 흘러, 그곳에서 한국 대통령과 직접 테니스를 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리라고 상상도 못했습니다. 밑에 나온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함께 테니스를 쳤답니다.
제게 있어 테니스는 무척 재미있고 운동도 될 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저한테는 완벽한 취미생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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