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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자전거로 한국의 심장을 향해 달려가다| 심은경의 한국 이야기

바래미나 2011. 6. 16. 22:24

#114 자전거로 한국의 심장을 향해 달려가다| 심은경의 한국 이야기
스티븐스 대사 조회 50 |추천 1 | 2011.06.16. 15:57

9일 동안 자전거로 700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달려 거의 서해안 전체를 종단한 대장정 끝에 6 5일 진도에 도착했습니다. 진도에서는 정말 감동적인 환영을 받았습니다. 

 

진도군청에서 따뜻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제가 서울에 돌아온 지도 일주일이 넘었는데요, 그동안 밀려있던 업무를 처리하느라 바빴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보고 배운 한국의 유구한 역사와 다채로운 풍경, 음식, 그리고 독특한 지방색들을 계속 가슴 속에 되새기고 있습니다. 또 여행하면서 만났던 좋은 분들도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국도는 언덕길도 많지만 눈길을 끄는 풍경이 언제나 가득하더군요. 

 

서울에서 출발해 수원, 오산, 아산, 예산, 서산, 태안까지 남으로, 서로, 다시 남쪽으로 달려왔고 그런 다음 서해안을 따라 각 군과 도를 거쳐왔습니다. 이런 여정을 통해 점차 한국의 심장과 영혼으로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한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많은 것을 봐왔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좀 더 느긋하게 한국의 과거 유산과 현재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을 좀 더 깊숙히 경험했다고나 할까요. 

 

제가 경험한 것중에 잊지 못할 몇가지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 영광 단오굴비축제에 참가해 풍등에 소원을 담아 청명한 밤하늘로 날려보냈습니다. 

  • 전북 고창에서 판소리 명창 김소희 선생의 생가를 찾았고 며칠 뒤 진도에서 김소희 선생을 사사한 최고의 소리꾼 신영희씨가 저에게 진도아리랑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진도아리랑과 강강술래로 흥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 거북선을 완벽히 재현한 모형 제작을 마무리하는 장인의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며칠 뒤, 400여년전 이순신 장군이 왜군에 맞서 명량에서 대승리를 거두었던 장소를 찾아 이순신 장군이 어떻게 한국의 역사를 결정지었는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 천리포 수목원의 설립자로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귀화한 칼 페리스 밀러씨가 평생동안 가꾼 수목원의 모습에 감탄하였습니다.     

아름다운 식물원과 바다 옆에 자리해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천리포 수목원에 꼭 가보시길 권합니다.  

 

  • 충남의 시골 마을에서 예산중학교 때의 저의 옛 동료들과 그들의 가족들과 재회해 저녁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 전라북도 심원 풍천장어 식당에서 달군 돌 위에 민물장어를 구워먹었습니다. 

  • 군산 울프팩 소속인 10명의 미군들과 38킬로미터에 달하는 새만금 방조제 위를 아주 빠른 속도로 달렸습니다. 

  • 백수해안도로를 따라 언덕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말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절경을 감상했습니다.

  • 나주시청 사이클팀 소속인 어린 여자 선수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셀카 찍는 법도 배웠습니다. 

나주시청 사이클팀이 자전거광인 김창완씨와 멋진 포즈를 취했답니다!

 

일일이 열거하자면 끝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숫자로 보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 많죠?):

 

이번 여행동안 우리는:

 

  • 700킬로미터 이상을 자전거로 달렸습니다.

  • 4개의 도(경기도, 충청남도, 전라북도, 전라남도) 1개의 특별시(서울)를 돌아봤습니다.

우리의 여정을 지도에 표시했어요!

 

  • 17개의 군을 지났습니다.

  • 12명의 군수 및 시장을 만났습니다.

  • 서원 하나, 성곽 둘, 절 세 곳, 고인돌 네 개를 보았습니다.

  • 자전거 공장 한 곳, 곡물 수입 업체 한 곳, 농장 한 곳, 과수원 한 곳을 방문했습니다.

  • 대학 설립자부터 판소리 명창, 장군에 이르기까지 한국 예술과 정치의 전설적인 인물들의 생가를 방문했습니다. 

  •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 후 복구가 완료된 곳을 비롯, 10여개의 해변 백사장을 둘러보았습니다. 

  • 나무 한 그루를 심었습니다 

예산의 친구들과 저는 아산 도고에 있는 저의 옛 교사 동료의 농가에서 산딸나무를 심었습니다.

 

  • 중간 중간 함께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수십명입니다. 여기에는:

    • 나주시청 사이클 팀 소속 선수 10
    • 군산 공군 기지 울프팩 소속 장병 10
    • 주한미군 용산 기지 소속 장병 8
    • 한국 가수 1
    • 대한 사이클 연맹 회장

물론 이외에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 우리가 맛본 수십가지의 서해산 생선 및 해산물
  • 우리가 자전거로 오르내린 수십 개의 언덕과 산
  • 길을 따라 보았던 새로 심은 벼와 보리로 가득한 논
  • 여행 중 만났던 친절한 한국 분들의 따뜻한 미소와 수많은 화이팅의 외침들 

한국인들의 따뜻함과 관대함이 없었다면 이 여행은 아마 이렇게 훌륭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번 여행에 참여해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한국의 중심부를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