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그해 9월의 마지막 혈전
2010/03/15 11:03 |
폭염 속에 계속된 북한군의 8월공세가 아군의 선방으로 실패하였지만 그렇다고 북한군이 부산 함락에 대한 희망까지 완전히 접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8월 공세가 서서히 둔화될 시점부터 오히려 북한군은 기존의 제8, 13사단 외에도 제7, 9, 10사단 등 3개 사단을 추가로 전선에 투입했는데 이것은 당시 그들이 동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전력이었을 만큼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한 9월공세에 쏟아 부었습니다.
[9월이 되자 북한군의 새로운 공세가 개시되었습니다]
북한군은 8월 31일 마산-창녕일대의 서남부에서부터 공세를 재개하여 9월 2일에는 왜관-포항에 이르는 동북부전선에서도 공세를 시작하였는데, 서남부 지역을 먼저 공격한 이유는 유엔군의 시선을 그쪽으로 끌리게 하여 제9군 예비대의 이동을 촉진시킨 후, 동북부 지역으로 돌파구를 열려고 하던 전형적인 성동격서(聲東擊西)였습니다. 비록 8월 중순을 기점으로 전력균형은 서서히 국군과 유엔군의 우세로 바뀌어가고 있었지만, 아직도 전선의 주도권은 북한군이 잡고 있어서 9월공세의 초전 분위기는 그들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공세 첫날, 마산 정면에서 공격을 개시한 북한군 제6, 7사단은 미 제25사단을 함안까지 밀어붙였고, 영산 및 창녕 일대를 공격한 북한군 제2, 4, 9사단은 미 제2사단이 담당한 방어선의 가운데를 돌파하여 미 제2사단을 창녕과 영산 지역으로 양분시켜 버렸습니다. 그러자 제8군사령부는 예비대를 영산에 투입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북한군이 원하던 바였습니다. 아군 예비대가 서남부로 움직이자 9월 2일부터 북한군 제2군단이 왜관-다부동 지역과 신령-영천지역, 안강-포항 지역에서 맹렬한 공격을 감행하였던 것이었습니다.
[마산지역에서 노획된 북한군 장비]
이러한 북한군의 9월 공세는 과연 미 제8군이 부산을 지킬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게 만들만큼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였고, 그 기세 또한 격렬하여 지난 8월 내내 시체로 산을 쌓았던 다부동, 영천은 또 다시 피로 물들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국군 제1사단을 대신하여 다부동에 투입된 미 제1기병사단은 북한군 3개 사단의 집중 공격을 받자마자 불과 3일 만에 다부동을 북한군에게 내어 주고, 4킬로미터 후방으로 철수하고 말았고 9월 5일이 되었을 때 아군의 엄청난 손실에 놀란 제8군사령부는 ‘데이비드슨 선’으로 철수를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회심의 반전 카드인 인천상륙작전을 위해서라도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야 했고 누구의 인내심이 더 큰가에 따라 승패가 갈리게 되었습니다. 결국 9월 12일 북한군의 공세능력이 한계에 다다르자 미 제1기병사단이 대구 10킬로미터 전방에서 북한군의 공격을 돈좌시켰습니다.
다부동 돌파와 더불어 북한군 제8, 12, 15사단이 신령, 안강, 영천지역으로 공격을 개시하면서 이곳의 위기도 함께 고조되어 갔습니다. 특히 북한군 제15사단은 국군 제1군단과 제2군단의 열려진 간격으로 저항 없이 전선 후방으로 침투하여 영천을 점령하면서 중․동부 전선이 순식간 양단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위기에 직면한 국군 제2군단장 유재흥은 제1, 6사단에서 각 1개 연대 씩 차출하여 영천에 투입하였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북한군 제15사단은 경주 방향으로 진출했는데 이것은 스스로의 무덤을 파괴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결국 북한군은 낙동강을 넘지 못하였고 대한민국은 살아났습니다.]
제15사단을 측면에서 지원할 북한군 제8사단이 아군에게 격퇴당하며 움직이지 못하자 어느새 홀로 떨어진 북한군 제15사단이 국군에 의해 포위되는 상황으로 바뀌었던 것이었습니다. 9월 8일 국군은 영천을 탈환함과 동시에 9월 10일, 북한군 제15사단을 완전 포위섬멸하면서 북한군의 9월 공세를 막아내었는데 이로써 북한군 제15사단은 동락리 전투, 화령장 전투에 이어 영천 전투로 세 번째의 참패를 당하는 치욕을 맛보았습니다. 결국 여름의 마지막에 시작된 북한군의 9월 공세는 영천 전투를 마지막으로 서서히 막을 내렸고 대한민국은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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