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예상보다 빨랐던 미국의 참전
2010/02/02 13:40 |
북한이 남침 계획을 세웠을 때 고려하던 여러 변수 중, 가장 중요하였던 것이 미국이었습니다. 북한과 남침 세부안을 작성한 소련은 설령 미국의 대응이 있더라도 군사적인 개입은 상당히 늦을 것이라 판단하였고 그사이에 한반도 전체를 군사적으로 점령하면 된다고 낙관적으로 생각하였습니다. 더구나 1950년 1월 12일, 애치슨(Dean G. Acheson) 당시 미 국무장관이 미국의 태평양방위선에서 한국과 대만을 제외하여 놓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6.25전쟁 참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였을 만큼 즉각적이었는데 그 중심에는 대통령 트루먼(Harry S. Truman)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즉각적인 참전을 결정한 트루먼]
6월 25일 11시 04분(이하 한국 시간), UP통신의 보도로 6·25전쟁 발발소식이 미국 전역에 전해졌고 이어서 무쵸(John J. Mucio) 주한미국대사의 보고가 국무성에 도착하자 미주리의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던 트루먼은 UN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하도록 지시하고 비행기 편으로 즉시 귀환하였습니다. 그때 트루먼은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3시간 동안 비행기에서 대처방안을 골똘히 구상한 후 중대한 결정을 내렸는데, 그것은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속하도록 결정한 가장 극적인 판단이 되었습니다.
“북한의 전면남침은 소련이 미국에 대해 시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의 침략을 방치한다면 공산당의 마수는 아시아 전역으로 미치게 되고, 나아가 제3차 세계대전이 유발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을 지켜내는데 미국이 적극 나서야 한다.”
이러한 대통령의 결심과 별개로 미국 합동참모본부는 일본에 주둔하고 있던 맥아더 극동군사령관에게 주한 미국인 소개를 위한 제한적 군사조치를 하달하였고 26일부터 29일까지 전원을 일본으로 철수시키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울 상공에 출현한 북한군 YAK기를 미 공군이 격추함으로써 한반도에서 최초로 미국과 북한간의 교전이 벌어졌지만 이것은 미국의 참전에 따른 교전이라기보다 우발적 충돌이었습니다.
[북한의 도발을 불법으로 규정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6월 27일 11시, 백악관에서 열린 제2차 안보회의에서 미 해‧공군의 참전을 결정되었고 지상군 참전에 관한 최종 판단은 맥아더 원수에게 맡겨졌습니다. 이러한 조치에 따라 6월 29일에 맥아더는 한국으로 날아와 한강방어선을 직접 시찰하고 난 후 지상군 투입의 당위성을 6월 30일 03시, 트루먼 대통령에게 건의하였고 대통령의 허가가 나자마자 미군의 본격적인 개입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때 일본에 주둔하고 있던 미 제24사단에게 출동 명령이 하달되고 그 선발대로 선정된 스미스 특수임무부대(Task Force Smiths)가 7월 1일 부산에 상륙하게 됨으로써 전쟁은 북한군과 한‧미 연합군간의 전쟁으로 성격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6월 26일 04시,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군의 적대행위 즉각 중지와 38선 이북으로 복귀 요구, 이를 시행하기 위한 회원 각국의 협조 및 북한에 대한 원조 금지를 요구하는 결의문”이 채택되었고 이어서 6월 28일 북한을 침략자로 규정함과 동시에 회원국들에게 “한국을 도와 무력공격을 격퇴할 것을 권고”하는 결의안이 일사천리로 채택되었습니다.
[유엔군 깃발을 전달받는 맥아더]
7월 7일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유엔군사령부 설치에 대한 결의안이 채택되면서 유엔 역사상 최초로 유엔군사령부가 창설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맥아더 원수가 초대 유엔군사령관으로 임명되었고 7월 14일 이승만 대통령이 국군의 작전 지휘권을 이양함으로써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북한군과 싸우는 아군은 유엔군의 깃발아래 하나가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들만큼 신속하였던 미국과 국제사회의 이러한 대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였던 대한민국에게는 커다란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국제사회의 지원에 용기를 얻은 국군은 후퇴와중에도 부대를 재건하면서 전선을 재정비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비록 지금 당장 전세를 회복할 수 있던 상태는 아니었지만 대한민국은 결코 혼자가 아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룹명 > 6·25 자료들(1950·06·25)'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한 승전보 (0) | 2011.04.22 |
---|---|
11. 스미스 부대의 붕괴 (0) | 2011.04.22 |
9. 침략자의 실책 (0) | 2011.04.22 |
8. 맨주먹으로 막아낸 하늘 (0) | 2011.04.22 |
7. 위기에서 빛난 해군의 용전분투 (0) | 2011.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