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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엿보기]‘축구 까막눈’ 올림픽 조직위 식은땀

바래미나 2008. 8. 20. 23:27

[올림픽 엿보기]‘축구 까막눈’ 올림픽 조직위 식은땀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8.08.20 22:11


'이렇게 인기가 있었나?'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한 차례 곤욕을 당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베이징올림픽 축구 남자 준결승을 벌어진 19일 밤 베이징 노동자경기장. 아르헨티나가 세 번째 골을 넣으며 승리를 굳힌 가운데 조직위 관계자들이 한 뭉치의 종이꾸러미를 들고 와 각국 기자들에게 나눠줬다. 내용은 바로 경기 직후 열리는 기자회견장에 입실할 취재진들을 제한하겠다는 것.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기자들이 우선 입장하며 ▲다음으로 축구 전문 AD카드(Es카드) 갖고 있는 기자들을 들여보내고 ▲전종목 AD카드(E카드) 소유 기자들을 마지막으로 허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즉, 인기가 높은 종목에 대해선 AD카드를 들고 있어도 별도의 프레스 티켓이 있어야 경기장 출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조직위는 리오넬 메시와 후안 로만 리켈메, 호나우지뉴, 안데르손 등이 총출동해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던 아르헨티나―브라질 전에선 "AD카드만 갖고 있어도 들어올 수 있다"는 답변을 전했다.

하지만 이는 계산 착오였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600여석의 기자석이 거의 차더니 킥오프 휘슬이 울릴 때 쯤엔 출입 통로가 밀려드는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뤘기 때문. '빅매치'를 보려는 조직위 및 각국 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도 대거 나타나 VIP 출입구 역시 정신없기는 마찬가지. 처음엔 기자석 출입구를 막던 조직위 측도 예고없는 통제에 대한 강력한 항의가 이어지고, 안전사고 우려까지 일자 출입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500여명의 취재진들은 계단에 앉아 보거나 아예 90분 동안 서서 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조직위 측은 결국 기자회견장 입장 만이라도 제한하겠다는 안내문을 작성해 경기가 끝나기 전 부랴부랴 취재진들에게 돌린 것이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맞대결이 세계적 이슈인 줄 모르는 조직위가 빚은 해프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