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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

바래미나 2019. 1. 7. 13:50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
냉전 시기에 대잠 전투함으로 등장한 독일 해군의 3세대 호위함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거친 바다에서 대잠 전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견고한 선체를 가지고 있다. <출처 : 미해군>

개발의 역사

2차대전에서 연합국에게 항복한 독일은 모든 군대가 해산되었다. 2차대전이 끝나고 냉전이 시작되면서 소련해군의 잠수함 활동이 증가하자 NATO해군은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였다. 실전에서 잠수함을 추적하고 공격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무기체계가 바로 잠수함이다. 독일해군은 2차대전 당시에 잠수함 전력을 가장 잘 활용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합국은 서독해군의 잠수함대 재건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냉전이 시작되고 1956년에 창설된 서독해군은 불과 350톤 급의 잠수정을 보유하는데 그쳤다.

서독해군은 미해군에서 플레처급을 인수하여 처음으로 구축함을 보유하게 되었다. <출처 : Mehlauge at wikimedia.org>

소련해군의 잠수함 활동 차단이 시급했던 미해군은 2차대전 당시 사용한 플레처(Fletcher)급 구축함(Destroyer, DD) 6척을 서독해군에 양도하여 대잠 작전에 사용하도록 지원하였다. 소련해군의 발틱함대가 덴마크해협을 거쳐 북해로 진출하는 것을 차단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서독해군은 미해군의 중고 구축함을 도입하여 해군력을 증강하면서 국산 구축함 건조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2차대전 당시 잠수함(U-보트, Unterseeboot)과 고속 어뢰정(S-보트, Schnellboot)에 의존하여 차단 작전에 주력했던 서독해군은 구축함 전력을 편성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거쳐 등장한 국산 구축함인 101형 함부르크(Hamburg)급 4척은 1964년부터 취역하였다. 101형 함부르크급 구축함은 103형 뤼첸스(Lütjens)급 방공구축함과 더불어 냉전 시기에 서독해군의 주력함으로 크게 활약하였다.

119형 플레처급에 이어 등장한 서독해군의 대잠 전투함인 101형 함부르크급 구축함 <출처 : 미해군>
냉전 기간에 북해의 거친 바다에서 활동한 함부르크급 구축함은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선체의 노후화가 심각하였고, 탑재하는 무장도 현대전에 부족하여 대체 함이 필요하였다. 1960년대에 대잠 작전이 시급했던 유럽의 해군은 자국의 필요성에 따라 개별적으로 전투함을 건조하여 실전에 배치하였다. 그러나 점차 무기체계가 발달하고 비용이 크게 상승하자 NATO 회원국은 1960년대에 취역한 노후 전투함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되었다. 1980년대 후반에 8개 NATO 회원국은 NFR-90(NATO Frigate Replacement for 1990s)이라는 명칭으로 새로운 호위함 개발을 시작하였다. 8개 회원국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50척을 건조하여 비용을 절감한다는 구상은 언뜻 보기에는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각 국가별로 요구하는 성능이 다르고 작전 개념이 다른 상황에서 공동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큰 어려움이 있었다.
NATO가 공동개발을 추진한 NFR-90 계획은 각국의 이견으로 개발이 지연되다가 취소되었다. <출처: Public Domain>
이러한 사정으로 NFR-90 계획이 지연되자 서독해군은 노후화가 심각한 함부르크급 구축함의 교체가 시급하였다. 이에 따라 서독해군은 일단 함부르크급 구축함의 교체를 NFR-90 계획에서 분리하여 별도로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새로운 대잠 전투함은 1989년 6월부터 독일의 조선업체인 B+V(Blohm+Voss)에서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B+V 조선소는 시급한 건조 일정을 감안하여 새로운 선형을 설계하는 대신 수출용으로 개발한 MEKO 200형 선체를 활용하여 개발하였다. 
123형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높은 성능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을 추구하고 있다. <출처 : 독일해군>

이렇게 등장한 신형 대잠 전투함이 바로 브란덴부르크(Brandenburg)급 호위함(Frigate, FF)이다. 4척의 함부르크급(기준배수량 3,500톤) 구축함의 후속 함인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비용이 증가하지 않게 선체를 대형화하지 않고 비슷한 규모인 3,600톤 급으로 설계되었다. 브란덴부르크급의 선체는 수출용 MEKO 200 호위함을 사용하고, 탑재하는 전투체계는 122형 브레멘(Bremen)급 호위함에서 그대로 이어받아 짧은 기간에 개발되었다. 따라서 기술적인 혁신은 부족하지만 비용의 증가를 억제하고 요구한 성능을 충족하면서 빠른 기간 내에 건조, 취역한 점에서는 다른 함정 사업에 표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모두 4척이 건조된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1994년부터 차례로 취역하였으며, 노후한 함부르크급 구축함 4척을 대체하였다.


특징


선체

석양을 등지고 작전 중인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 MEKO 200 호위함에서 물려받은 독특한 선형이 특징이다. <출처 : Eugenio Castillo Pert at wikimedia.org>
브란덴부르크급은 독일의 B+V 조선소에서 수출용으로 개발한 MEKO 200 설계를 이어받고 있다. 주갑판보다 낮은 선미, V자형 연돌, 계단식으로 내려가는 선체, 모듈(module) 방식 무장 등은 MEKO 호위함의 특징이다. 선체는 선체의 강성을 유지하기 위해 경합금이 아닌 강철을 사용하고 있다. 선체는 유사시 피격에 대비하여 12개의 방수 구획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4개의 피해 복구(damage control)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브란덴부르크급의 함교는 상당히 뒤로 물러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출처 : Clemens Vasters at wikimedia.org>
MEKO 호위함은 상부 구조물이 크다는 특징이 있는데, 브란덴부르크급의 경우에도 상부 구조물이 크고 복잡한 편이다. 그리고 함대의 사령부 요원이 탑승하여 작전을 지휘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준비해 놓고 있다.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다른 군함과 다른 독특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출처 : NAC at wikimedia.org>
MEKO 200 설계를 발전시켜 개발된 브란덴부르크급은 스텔스(stealth) 개념을 일부 적용하여 설계되었으며, 레이더 반사 면적은 122형 브레멘급 호위함의 1/1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란덴부르크급의 선형은 MEKO A-200 스텔스 호위함의 개발에 영향을 주었으며, 작센(Sachsen)급 방공 호위함의 개발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3단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선체가 특징이다. <출처 : Ein Dahmer at wikimedia.org>
기관
MEKO 200 호위함을 기초로 개발된 브란덴부르크급은 MEKO 설계의 특징인 V자형 연돌을 이어받고 있다. <출처 : Eugenio Castillo Pert at wikimedia.org>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1980년대 전투함의 표준적인 추진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CODOG(COmbined Diesel Or Gas turbine)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순항할 때는 2대의 20기통 MTU 디젤엔진(Diesel engine), 고속으로 항해할 때는 디젤엔진을 끄고 2기의 GE LM2500 가스터빈 엔진(Gas turbine engine)을 사용한다. 기관실은 전투함답게 분리되어 있으며, 각 기관실의 엔진은 독립적으로 추진축을 구동하는 2축 추진 방식을 사용한다.

전투체계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의 함교와 전방 마스트의 모습 <출처 : Darkone at wikimedia.org>
브란덴부르크급의 전투체계는 건조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새로 개발하지 않고 122형 브레멘급 호위함에 탑재한 전투체계를 이어받았다. 다만 전자 기술의 발전을 반영하여 전술정보처리체계(TDPS, Tactical Data Processing System)는 브레멘급의 SATIR-II에서 SAFIR-F123으로 개량되었다.
마스트 상단에 설치되어 있는 LW08 대공탐색 레이더 <출처 : Darkone at wikimedia.org>
브란덴부르크급은 현대전에 대응하여 전투체계를 외부와 실시간으로 연결할 수 있는 Link-11/Link-16 데이터링크(Datalink), 위성통신장비를 갖추고 있다.
브란덴부르크급의 함교는 시 스패로우 수직발시기 뒤쪽으로 물러난 위치에 설치되어 있다. <출처 : Clemens Vasters at wikimedia.org>
미사일
카타니아(Catania) 항구에 정박 중인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 함교 앞쪽에 설치된 수직발사기를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NAC at wikimedia.org>
기본적으로 대잠 전투용으로 개발된 브란덴부르크급은 본격적인 방공미사일을 탑재하지 않고 있다. 다만 자체적인 대공방어를 위해 RIM-7P 시 스패로우(Sea Sparrow) 단거리 함대공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 시 스패로우 미사일은 Mk.41 Mod. 3 수직발사기(VLS)에 탑재되며, 2017년부터 RIM-162 ESSM 블록 1 함대공 미사일로 개량되고 있다. 대함 전투용 MM38 엑조세(Exocet) 함대함 미사일은 선배 격인 함부르크급 구축함에서 물려받았다. 함대함 미사일은 하푼(Harpoon) 블록 1C 함대함 미사일로 개량 중이다.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의 엑조세 함대함 미사일 발사관, V자형 연돌의 독특한 모습 <출처 : Darkone at wikimedia.org>
함포
함수에 설치되어 있는 3인치 함포는 분당 105발을 발사할 수 있다. <출처 : NAC at wikimedia.org>
브란덴부르크급은 유럽 해군의 표준 함포인 오토-멜라라(OTO-Melara) Mk.75 62구경 3인치(76.2 mm) 자동 함포 1문을 탑재한다. 그리고 접근하는 괴선박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마우저(Mauser) BK-27 27 mm 기관포 2문을 현측에 탑재한다. 그리고 현대전에 대비하여 고속으로 접근하는 대함 미사일 방어용으로 RIM-166 RAM(Rolling Airframe Missile)을 발사하는 Mk.49 21연장 발사기를 탑재한다.
독일해군은 근접방어용 무장으로 20mm 기관포보다 RAM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출처 : Darkone at wikimedia.org>
대잠 무장
브란덴부르크급 함수에 설치되어 있는 소나 돔 <출처 : Ivo Schneider at wikimedia.org>

대잠 전투가 주 임무인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상부 구조물의 양현에 Mk.32 Mod. 9 2연장 324mm 어뢰발사관이 설치되어 있다. 324mm 어뢰발사관은 압축공기를 사용하여 Mk.46 경어뢰를 발사할 수 있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적 잠수함은 324mm 어뢰발사관으로 공격하고, 먼 거리에 있는 적 잠수함은 링스 대잠헬기에 탑재한 경어뢰로 공격한다.

대잠 헬기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2대의 링스 대잠헬기를 탑재한다. <출처 : 독일해군>
선체의 규모가 크지 않은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2대의 링스(Lynx) 헬기를 중심으로 해상 전투를 수행한다. 2대의 링스 헬기는 작전에 따라 무장을 변경하여 탑재한다. 대잠 전투(ASW, Anti-Submarine Warfare)일 경우 대잠 어뢰를 탑재하고, 대수상 전투(ASuW, Anti-Surface Warfare)의 경우에는 시 스쿠아(Sea Skua) 공대함 미사일로 무장한다.
브란덴부르크급의 헬기 격납고에는 2대의 대잠 헬기를 격납할 수 있다. <출처 : Avalikarvamus at wikimedia.org>

동급함(브란덴부르크급, 총 4척)
냉전 시기에 대잠 전투함으로 건조된 브란덴부르크급은 현재 다용도 호위함으로 활약하고 있다. <출처 : Clemens Vasters at wikimedia.org>

함번

함명

착공

진수

취역

건조

비고

F215

브란덴부르크

(Brandenburg)

1992.2.11

1992.8.28

1994.10.14

Blohm+Voss

현역

F216

슐레스비히-홀슈타인

(Schleswig-Holstein)

1993.7.1

1994.6.8

1995.11.2

HDW

현역

F217

바이에른

(Bayern)

19993.12.16

1994.6.30

1996.6.15

Thyssen

현역

F218

메클렌부르크-보르폼메른

(Mecklenburg-Vorpommern)

1993.11.23

1995.7.8

1996.12.6

Bremer Vulkan

현역

부두에 계류되어 있는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 <출처 : Jaroslaw Jablonski at wikimedia.org>
예인선으로 견인되고 있는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 <출처 : Ein Dahmer at wikimedia.org>

운용 현황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 중인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 <출처 : 미 해군>

모두 4척이 건조된 123형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1994년부터 1996년까지 순차적으로 취역하였다. 건조 기간을 단축하고자 독일해군은 4척의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을 4군데의 조선소에서 1척 씩 건조하도록 하였다. 냉전 시기인 1980년대에 계획한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냉전이 끝나고 독일의 경제 상황이 어려웠던 1990년대 중반에 건조되었다. 취역 초기에는 대잠 전투함으로 활동하였으나 냉전 이후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다용도 호위함으로 발전하였다. 123형 브란덴부르크급은 현재 124형 작센급 방공 호위함과 함께 독일 해군의 제2호위함전대에 배속되어 있다.


성능 개량



냉전 시기에 함부르크급 호위함의 노후화에 따라 단기간에 건조된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성능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에 따라 독일 해군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성능 개량을 진행하였다. 1단계 성능 개량으로 핵심적인 전투 장비인 전투체계를 탈레스(Thales) SABRINA 21 체계로 교체하였다. 그리고 2단계 성능 개량으로 데이터링크, 피아식별장비(IFF), DSQS-21B Mod. 2 소나를 탑재하였다.

브레멘급에 이어 등장한 브란덴부르크급은 우수한 대잠 전투 성능과 제한적인 방공 전투 성능을 가지고 있어 균형이 잡힌 다용도 호위함으로 현재까지 활약하고 있다. <출처 : 미해군>

짧은 기간에 건조된 브란덴부르크급은 주요 무장을 브레멘급에서 물려받았는데, 2017년부터 탑재한 무장의 성능 개량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MM38 엑조세를 하푼 블록 1 함대함 미사일로, RIM-7P 시 스패로우를 RIM-162 ESSM 블록 1 단거리 함대공 미사일로 교체 중이다.


제원


- 함명 : 브란덴부르크급
- 함종 : 다목적 호위함(FF)
- 만재배수량 : 5,487톤
- 전장 : 138.9m
- 전폭 : 16.7m
- 흘수 : 6.8m
- 최대 속도 : 29노트(가스터빈 엔진)
- 순항속도 : 21노트(디젤엔진 엔진)
- 항해 거리 : 4000 해리/18노트
- 승조원 : 243명 (사관 31) 
- 주기관 : CODOG 방식, GE LM2500 가스터빈 × 2(51,000 마력), MTU 20V 956 TB92 디젤 엔진 × 2(11,070 마력), 2축 추진
- 무장(미사일) : 2연장 MM38 Exocet 함대함 미사일 발사관 × 2, 8연장 Mk.41 Mod. 3 수직발사기 × 2(RIM-7P Sea Sparrow × 16), 21연장 Mk.49 RAM 발사기 × 1(RIM-116 RAM × 21)
- 무장(함포) : OTO-Melara Mk.75 3인치(76.2mm)/62 함포 × 1, Mauser 27mm 기관포 × 2
- 무장(어뢰) : 2연장 Mk.32 Mod. 9 324mm 어뢰발사관 × 2
- 방어 체계 : Rheinmetall MASS-4L 기만발사기 × 4
- ESM/ECM : EADS FL 1800 Stage II 
- 레이더 : Thales LW08 대공탐색 레이더, Thales SMART 3차원 대공/해상탐색 레이더, Thales STIR 180 사격통제 레이더, Sperry Bridgemaster E 항해 레이더
- 소나 : Atlas Elektronik DSQS-21B Mod. 2 
- 함재기 : 링스 Mk.88A 대잠 헬기 × 2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 저술가            
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과 역사, 그리고 해군 함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방산과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