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시기에 대잠 전투함으로 등장한 독일 해군의 3세대 호위함
개발의 역사
2차대전에서 연합국에게 항복한 독일은 모든 군대가 해산되었다. 2차대전이 끝나고 냉전이 시작되면서 소련해군의 잠수함 활동이 증가하자 NATO해군은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였다. 실전에서 잠수함을 추적하고 공격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무기체계가 바로 잠수함이다. 독일해군은 2차대전 당시에 잠수함 전력을 가장 잘 활용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합국은 서독해군의 잠수함대 재건을 허락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냉전이 시작되고 1956년에 창설된 서독해군은 불과 350톤 급의 잠수정을 보유하는데 그쳤다.
소련해군의 잠수함 활동 차단이 시급했던 미해군은 2차대전 당시 사용한 플레처(Fletcher)급 구축함(Destroyer, DD) 6척을 서독해군에 양도하여 대잠 작전에 사용하도록 지원하였다. 소련해군의 발틱함대가 덴마크해협을 거쳐 북해로 진출하는 것을 차단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서독해군은 미해군의 중고 구축함을 도입하여 해군력을 증강하면서 국산 구축함 건조를 추진하였다. 그러나 2차대전 당시 잠수함(U-보트, Unterseeboot)과 고속 어뢰정(S-보트, Schnellboot)에 의존하여 차단 작전에 주력했던 서독해군은 구축함 전력을 편성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처럼 어려운 과정을 거쳐 등장한 국산 구축함인 101형 함부르크(Hamburg)급 4척은 1964년부터 취역하였다. 101형 함부르크급 구축함은 103형 뤼첸스(Lütjens)급 방공구축함과 더불어 냉전 시기에 서독해군의 주력함으로 크게 활약하였다.
이렇게 등장한 신형 대잠 전투함이 바로 브란덴부르크(Brandenburg)급 호위함(Frigate, FF)이다. 4척의 함부르크급(기준배수량 3,500톤) 구축함의 후속 함인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비용이 증가하지 않게 선체를 대형화하지 않고 비슷한 규모인 3,600톤 급으로 설계되었다. 브란덴부르크급의 선체는 수출용 MEKO 200 호위함을 사용하고, 탑재하는 전투체계는 122형 브레멘(Bremen)급 호위함에서 그대로 이어받아 짧은 기간에 개발되었다. 따라서 기술적인 혁신은 부족하지만 비용의 증가를 억제하고 요구한 성능을 충족하면서 빠른 기간 내에 건조, 취역한 점에서는 다른 함정 사업에 표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모두 4척이 건조된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1994년부터 차례로 취역하였으며, 노후한 함부르크급 구축함 4척을 대체하였다.
특징
선체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1980년대 전투함의 표준적인 추진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CODOG(COmbined Diesel Or Gas turbine)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순항할 때는 2대의 20기통 MTU 디젤엔진(Diesel engine), 고속으로 항해할 때는 디젤엔진을 끄고 2기의 GE LM2500 가스터빈 엔진(Gas turbine engine)을 사용한다. 기관실은 전투함답게 분리되어 있으며, 각 기관실의 엔진은 독립적으로 추진축을 구동하는 2축 추진 방식을 사용한다.
전투체계
대잠 전투가 주 임무인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상부 구조물의 양현에 Mk.32 Mod. 9 2연장 324mm 어뢰발사관이 설치되어 있다. 324mm 어뢰발사관은 압축공기를 사용하여 Mk.46 경어뢰를 발사할 수 있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적 잠수함은 324mm 어뢰발사관으로 공격하고, 먼 거리에 있는 적 잠수함은 링스 대잠헬기에 탑재한 경어뢰로 공격한다.
대잠 헬기
동급함(브란덴부르크급, 총 4척)
함번 | 함명 | 착공 | 진수 | 취역 | 건조 | 비고 |
F215 | 브란덴부르크 (Brandenburg) | 1992.2.11 | 1992.8.28 | 1994.10.14 | Blohm+Voss | 현역 |
F216 | 슐레스비히-홀슈타인 (Schleswig-Holstein) | 1993.7.1 | 1994.6.8 | 1995.11.2 | HDW | 현역 |
F217 | 바이에른 (Bayern) | 19993.12.16 | 1994.6.30 | 1996.6.15 | Thyssen | 현역 |
F218 | 메클렌부르크-보르폼메른 (Mecklenburg-Vorpommern) | 1993.11.23 | 1995.7.8 | 1996.12.6 | Bremer Vulkan | 현역 |
운용 현황
모두 4척이 건조된 123형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1994년부터 1996년까지 순차적으로 취역하였다. 건조 기간을 단축하고자 독일해군은 4척의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을 4군데의 조선소에서 1척 씩 건조하도록 하였다. 냉전 시기인 1980년대에 계획한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냉전이 끝나고 독일의 경제 상황이 어려웠던 1990년대 중반에 건조되었다. 취역 초기에는 대잠 전투함으로 활동하였으나 냉전 이후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다용도 호위함으로 발전하였다. 123형 브란덴부르크급은 현재 124형 작센급 방공 호위함과 함께 독일 해군의 제2호위함전대에 배속되어 있다.
성능 개량
냉전 시기에 함부르크급 호위함의 노후화에 따라 단기간에 건조된 브란덴부르크급 호위함은 성능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에 따라 독일 해군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성능 개량을 진행하였다. 1단계 성능 개량으로 핵심적인 전투 장비인 전투체계를 탈레스(Thales) SABRINA 21 체계로 교체하였다. 그리고 2단계 성능 개량으로 데이터링크, 피아식별장비(IFF), DSQS-21B Mod. 2 소나를 탑재하였다.
짧은 기간에 건조된 브란덴부르크급은 주요 무장을 브레멘급에서 물려받았는데, 2017년부터 탑재한 무장의 성능 개량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MM38 엑조세를 하푼 블록 1 함대함 미사일로, RIM-7P 시 스패로우를 RIM-162 ESSM 블록 1 단거리 함대공 미사일로 교체 중이다.
제원
- 함명 : 브란덴부르크급
- 함종 : 다목적 호위함(FF)
- 만재배수량 : 5,487톤
- 전장 : 138.9m
- 전폭 : 16.7m
- 흘수 : 6.8m
- 최대 속도 : 29노트(가스터빈 엔진)
- 순항속도 : 21노트(디젤엔진 엔진)
- 항해 거리 : 4000 해리/18노트
- 승조원 : 243명 (사관 31)
- 주기관 : CODOG 방식, GE LM2500 가스터빈 × 2(51,000 마력), MTU 20V 956 TB92 디젤 엔진 × 2(11,070 마력), 2축 추진
- 무장(미사일) : 2연장 MM38 Exocet 함대함 미사일 발사관 × 2, 8연장 Mk.41 Mod. 3 수직발사기 × 2(RIM-7P Sea Sparrow × 16), 21연장 Mk.49 RAM 발사기 × 1(RIM-116 RAM × 21)
- 무장(함포) : OTO-Melara Mk.75 3인치(76.2mm)/62 함포 × 1, Mauser 27mm 기관포 × 2
- 무장(어뢰) : 2연장 Mk.32 Mod. 9 324mm 어뢰발사관 × 2
- 방어 체계 : Rheinmetall MASS-4L 기만발사기 × 4
- ESM/ECM : EADS FL 1800 Stage II
- 레이더 : Thales LW08 대공탐색 레이더, Thales SMART 3차원 대공/해상탐색 레이더, Thales STIR 180 사격통제 레이더, Sperry Bridgemaster E 항해 레이더
- 소나 : Atlas Elektronik DSQS-21B Mod. 2
- 함재기 : 링스 Mk.88A 대잠 헬기 × 2
저자 소개
이재필 | 군사 저술가
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과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군용기와 민항기를 모두 포함한 항공산업의 발전과 역사, 그리고 해군 함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국내 여러 매체에 방산과 항공 관련 원고를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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