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대사로 일하면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는 미국의 문화를 한국분들과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저는 얼마 전 관저에서 야구와 재즈를 한꺼번에 즐기는 특별한 행사를 주최했는데요,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 선수 필 니크로를 위한 리셉션에 한국의 촉망받는 4인조 재즈 그룹 프렐류드의 공연이 어우러진 자리였습니다. 하비브 하우스를 찾은 필 니크로와 프렐류드 모두 환영합니다!
야구는 전세계로 널리 확산된 미국의 고유한 스포츠로서 많은 면에서 미국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철학자 자크 바준은 “미국의 정신과 본질을 알고 싶다면 야구를 배워라” 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에 덧붙여, 저는 야구에 대해 정말 알고 싶다면 위대한 야구선수에 대해 알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요, 필 니크로야말로 그러한 위대한 야구인 중 하나입니다.
24년의 선수생활 동안 필 니크로는 직구뿐만 아니라 예측불가의 너클볼 기술을 완벽히 구사해 수십년간 타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의 너클볼을 받아치는 것은 젓가락으로 젤로를 집어 올리거나 포크로 스프를 먹는 것에 비견되곤 했을 정도였답니다. 너클볼의 비법을 살짝 들어보았습니다.
통산 318승을 거두며 다섯 차례나 골드 글러브를 수상하고 다섯번 올스타에 선정되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기록이지요. 하지만 특히 제가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은 40세가 넘어 그가 달성한 121승이라는 놀라운 성적입니다.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울 메이저리그 대기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보통 야구 선수들이 40세 이전에 은퇴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40세 이후 그렇게 많은 승수를 기록했다는 것은 정말 경이롭다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또한 명예의 전당에 남긴 기록이외에 필 니크로는 경기장 밖에서도 아주 훌륭한 선수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래서 그를 위한 리셉션을 주최하게 되어 저로서도 큰 영광이었습니다.
필과 그의 가족은 그의 옛 제자인 고양 원더스 허민 구단주의 초청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허 구단주는 멋진 선물로 저와 제 가족들을 놀라게했는데요, 이제 저도 고양 원더스 팬이 되었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필 니크로는 제가 대사직을 버리고 고양 원더스에서 풀 타임으로 뛰면 너클볼을 전수해준다고 약속했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행운의 숫자 7이 적힌 고양 원더스 유니폼을 선물 받았습니다!
하지만 황홀했던 저녁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훌륭한 재즈 공연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재즈는 원래 미국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음악으로, 프렐류드는 6장의 완성도 높은 앨범을 낸 실력있는 재즈 밴드입니다. 이들은 진정으로 한국과 미국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대표하는 밴드였답니다. 실제로 멤버 4명이 모두 메사추세츠 보스턴에 있는 버클리 음대에서 유학하면서 만났다고 합니다. 이 날 저녁 연주한 곡 중에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두 곡, 한국의 “아리랑”과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 도 있었는데요, 연주가 끝날 때마다 관중들의 열정적인 환호와 박수를 받았습니다.
“아리랑”을 연주하는 프렐류드의 모습입니다. 제 관저에서 미국 문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아주 멋진 저녁이었습니다. 오신 분들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뿐만 아니라 한미 양국이 서로 간 교류와 인적 관계를 어떻게 확대, 강화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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