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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헤어짐| 올 어바웃 성김

바래미나 2012. 7. 28. 00:34

만남과 헤어짐| 올 어바웃 성김
성김 대사 | 조회 221 |추천 1 | 2012.07.25. 11:17

사람들은 종종 저에게 외교관의 삶이 어떤지, 또 대사로 사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묻곤 합니다. 주한미국대사는 제가 진심으로 꿈꾸던 자리였고, 정말 대단한 영광입니다. 저한테 있어서, 자신의 나라를 대표해서 중요한 양국 관계를 위해 일하고 또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것보다 더 흥미진진한 일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외교관이라는 직업에도 나름의 고충이 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역시 이사였습니다. 부임 기간이 보통 1년에서 3년 정도라서, 어쩔 때는 항상 이사만 다니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가족들한테는 특히 더 힘들지요.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학교를 새로 찾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외교관 가족으로 사는 것이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드문 기회라는 점을 많은 가족들이 이해해줘서 다행입니다. 저희 가족의 경우, 이번 한국 부임은 과거에 비해 좀 덜 힘들었습니다. 아이들도 서울에서 지내는 것이 이번이 두번째이고 아직도 이곳에 친구와 친척들이 여럿 있기 때문입니다.  

여름이 되니 이런 생각이 더 나는 것은 전통적으로 여름은 외교관들이 다음 부임지로 이동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매년 여름이면, 전 세계 곳곳의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어떤 곳은 공관 외교관의 절반 가까이가 다음 부임지로 떠나고, 대신 새로운 사람들이 옵니다.  

이렇게 이동이 있을 때면 국무부에서는 새로 오는 사람들을 환영하고, 또 떠나는 사람들에게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는 독특한 전통이 있습니다. ‘환영 및 환송회라는 이름의 파티가 바로 그것입니다.

얼마 전 열린 환영 및 환송회에서 새로온 동료들을 환영하고 떠나는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여름 내내, 사람들이 들고 나는 시기가 다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빠짐없이 환영과 환송을 받을 수 있도록 이런 자리를 여러 차례 마련합니다. 

얼마 전에 제 관저에서 이번 시즌 첫 환영 및 환송회를 열었습니다. 이번 여름은 저희 대사관으로서는 특히 힘들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외교관들이 한국을 떠나는데, 특히 제가 가장 많이 의지했던 마크 토콜라 부대사도 이번에 한국을 떠납니다. 정든 동료나 친구를 떠나보내는 것은 참 서운한 일입니다. 대신, 또 뛰어난 외교관들이 이번에 많이 한국에 부임하게 되어 기대도 큽니다.   

마크가 많이 생각날 겁니다. 그는 우리 대사관의 보물이었습니다!

계속해서 훌륭한 외교관들이 서울에 부임한다는 사실은 한미 파트너십의 중요성과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커져가는 위상을 보여주는 또다른 지표입니다.

환영 및 환송회가 끝나고 내려오는 모습들입니다.

이번에 새로 온 외교관들 역시 서울 근무에 기대가 큽니다. 한미 관계가 미국에게 중요한 우선 순위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옛 동료들을 떠나 보내고 새 동료들을 맞이하면서, 그 옛날 저의 첫번째 환영 및 환송회가 생각났습니다. 1988년 첫 해외 근무지로 홍콩에 부임했을 때였습니다. 분위기에 압도되어 살짝 긴장했었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펼쳐질 외교관의 삶에 대해 많이 설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로부터 24년이 지난 지금, 공직, 외교, 그리고 우리 위대한 두 나라의 더 큰 관계 발전의 기회는 아직도 저를 설레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