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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시승]소형 SUV의 집념, 아우디 Q3 2.0L TFSI[56]

바래미나 2012. 5. 25. 05:30

[시승기][시승]소형 SUV의 집념, 아우디 Q3 2.0L TFSI[56]

지난해 10월, 아우디가 소형 SUV Q3의 중국 횡단 시승회인 '트랜스 차이나 2011(Trans China 2011)'을 열었다. Q3 출시를 기념해 아우디가 두 번째 내수시장으로 평가하는 중국 대륙을 종단, 내구성을 알리자는 게 목적이었다.


각국에서 모인 1,600명의 참가자들이 총 5,700㎞를 달린 시승회는 4개의 구간으로 나눠졌고, 한국에서 참가한 일행은 3번째 구간에 참여했다. 3구간은 비교적 짧은 코스로 구성됐다. 쉔첸(Shen-chen, 深?)에서 132㎞ 달려 광조우(Guang-zhou, 廣州)에 머문 뒤 다시 224㎞를 운행해 자오칭(Zhao-qing), 그리고 412㎞ 떨어진 양슈오(Yang-shuo, 陽朔)와 마지막 70㎞ 지점인 구이린(Guilin, 桂林)에 도착하는 832㎞였다.


코스는 복잡한 시내와 막힘없는 고속도로, 그리고 산악 오프로드 등으로 다양하게 마련됐고, 한국 일행에게 주어진 Q3에는 최대 211마력 2.0ℓ TFSI 가솔린 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국내에 판매되는 2.0ℓ TDI와 엔진만 다를 뿐 나머지는 같다.

기본적으로 아우디가 중국에서 Q3 시승회를 마련한 이유는 간단하다. 독일에 버금갈 만큼 중국 내 아우디 판매량이 많기 때문이다. 아우디차이나 마케팅담당 도미니크 보쉬 부사장은 아우디 창춘 공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중국이 제2의 내수 시장"이라는 말로 중요성을 대변하기도 했다.

▲디자인


쉔첸에서 출발 대기 중인 Q3를 처음 보는 순간 Q5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았다. 대형 싱글 프레임에 담긴 아우디 패밀리룩과 날렵한 헤드램프는 누가 봐도 공격적이다. 특히 헤드램프는 '상하(上下)'보다 '좌우(左右)'를 넓혀 강한 인상이 풍긴다.

측면은 SUV에 쿠페를 접목한 모습이다. '해치(Hatch)'로 갈수록 기울기를 완만하게 조절해 다부져 보이는 게 특징이다. 요즘 등장하는 소형 SUV의 대체적인 디자인 트렌드와 같다. 측면 벨트라인 아래 캐릭터 라인은 상당히 선명한데, 자세히 보면 묘한 정체성이 느껴진다. 리어램프 상단 끝에서 헤드램프까지 직선으로 앞뒤로 연결된다.

뒷모습은 아우디 특유의 트렁크 리드와 램프 끝선 맞추기가 어김없이 적용됐다. 예전부터 지켜 온 고집스러운 전통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는 풍만한 느낌이 물씬 다가온다. 마치 줄무늬처럼 보이는 램프 내부 디자인도 개성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야간 발광 기능과 함께 재미를 주는 요소다.

실내 또한 아우디 정체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 너머로 보이는 계기판은 화이트로 처리해 선명함을 부각시켰고, 센터페시어는 붉은 글자가 새겨진 버튼이 기본이다. 실내 조명 투톤원칙을 지킨 셈이다. 게다가 원형의 기어 레버는 스포츠 감각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하는 요소로, 손에 잘 잡힌다. 이외 온도 조절과 볼륨, 아우디 멀티미디어 레버만 로터리 타입이다.


▲성능&승차감


키를 건네받고 변속레버 앞에 위치한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2.0ℓ 가솔린 엔진이 조용하다. 공회전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몇 번 밟으며 엔진 음색을 체험했다. 부드럽지만 묵직하다. 진동소음은 줄이되 소리의 '질(Quality)'을 높인 것 같다. 사실 이 부분은 요즘 자동차에서 매우 중요한 대목 가운데 하나다. 어느 제조사나 흡차음재를 넣어 소리를 줄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음색 창조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리의 양(dB)이 같다고 할 때 사람마다 느끼는 음질(Tonal Quality)은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자동차회사마다 가장 듣기 좋은 소리를 찾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먼저 시내 구간을 빠져 나갔다. Q3를 처음 보는 중국인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오렌지 색상의 시승차가 무리지어 움직이니 이 만한 전시 효과도 없을 듯 싶다. 도심에선 저속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복잡한 도로이고, 낯선 도시라는 점에서 가속은 자제했다. 그럼에도 가속페달을 살짝 밟을 때마다 반응하는 차체가 예사롭지 않다.

쉔첸에서 광조우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중국 남부의 산업도로여서 차가 꽤 많다. 좌우로 펼쳐진 풍경은 도시의 연속이다. 마치 우리의 수도권과 비슷하다. 하지만 일부 구간은 지정체가 없어 고속을 경험하기에 충분했다. 페달은 밟으면 밟는대로 가속이 되는데, 전혀 스트레스가 없다. 211마력 터보 엔진에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1,700㎏에 달하는 공차중량을 감안할 때 이미 가속력은 나무할 데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0-100㎞/h가 6.9초라는 아우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광조우에서 자오칭으로 향하는 도로는 통행량이 별로 없어 고속 체감에 유리하다. 시속 140㎞를 넘어 180㎞까지도 쉽게 오른다. 그렇게 한참을 달렸음에도 역시 도로가 한산하다. 해안가 중심으로 도시가 발달해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차가 없다는 주최측의 말이 떠올랐다.

고속으로 달리면서 스티어링 휠의 진동에 주목했다. 고속일수록 차체의 흔들림보다 스티어링 휠의 떨림이 운전자를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안정적이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가벼운 진동은 충격흡수장치가 모두 걸러내 운전자에게 피로가 전달되지 않는다.


자오칭에서 양슈오로 가는 길은 오프로드 코스가 일부 포함됐다. 전형적인 시골 길이다. 좁은 포장도로와 함께 먼지가 수북하게 날리는 비포장도로가 펼쳐졌다. AWD인 콰트로 시스템이 진가를 발휘한 구간이기도 하다. 노면과의 접지가 불안정한 도로에서 비교적 빠른 속도로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움직였는데, 미끄러짐을 잘 잡아낸다. 한계를 인식하면 곧바로 차체자세제어장치가 개입해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속도를 늦추라는 메시지와 같다.

다시 일반 국도에 진입한 뒤 제동력을 조심스럽게 체감했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일찍 몇 차례 밟았는데, 제동거리가 너무 짧아 앞 차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멈춰서기도 했다. 고속도로에서 안전을 확인한 뒤 급제동을 해봤지만 역시 잘 선다.

▲총평


아우디 Q3는 소형 SUV다. SUV라는 점에서 실내에 수납공간도 꽤 많다. 센터콘솔의 용량도 큰 편이다. 아우디로선 SUV의 기능성에 고성능 엔진으로 역동성을 동시에 담아낸 셈이다. 물론 고성능보다 효율을 원한다면 디젤을 선택하면 된다. 중국은 가솔린이 대세지만 국내는 최근 디젤 수입차 인기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디젤이 먼저 출시됐고, 가솔린 터보는 향후 추가될 계획이다.

참고로 국내에 판매되는 2.0ℓ 디젤의 연료효율은 ℓ당 14.1㎞다. 도심은 12.7㎞, 고속도로는 16.2㎞다. TFSI 엔진보다 34마력 부족한 177마력이지만 토크는 38㎏.m(1,750-2,500rpm)로 TFSI보다 높다. 가속력에 결코 불만을 가질 수 없는 숫자다. 가격은 5,470만원이다.

구이린(중국)=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