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제 음력으로도 새해가 밝았습니다. 설 잘 보내셨죠? 한국에 살면서 좋은 것 중 하나는 매년 12월 “연말” 모임할 때부터 양력 새해를 거쳐 음력 새해를 맞을 때까지 근 두 달 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새해맞이 블로그를 하나 더 써봤습니다. 하지만 경고하자면: 이게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설날 연휴 시작 전, 제가 사는 하비브 하우스에서 한국 가요의 레전드 김태우씨를 초청해서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수년간 저를 비롯한 전임 대사들도 다양한 재능을 지닌 뮤지션들의 공연을 즐겨왔는데, 관저에서 진짜 한국 대중 가요를 부르는 가수를 초청해 공연한 것은 처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수 김태우씨는 작년에 만났었습니다. 고백하자면 g.o.d.라는 그룹을 전에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지만, 군 복무를 막 마치고 돌아온 김태우씨가 자신의 CD “T-Virus”를 저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그의 노래를 듣기 시작했고 곧 팬이 되었답니다.
음악을 듣는 것은 한국어 실력을 늘리고 강화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기억과 추억”이라는 노래를 들으면 한국어 단어의 미묘한 차이를 생각하게 됩니다. “기억”은 영어로 “memory”인데, “추억”은 “reminisce” 나 “remembrance”로 하더라구요. 비슷한 단어 같으면서도 발음도 다르고 느낌도 참 다르다는 게 마음에 듭니다. 또 중요한 것은 그의 노래를 들으면 제가 젊은 시절 한국에 왔을 때에 비해서 지금은 한국에 영어가 얼마나 많이 퍼져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너무 쿨해서”라고 말해도 말이 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앨범에 수록된 다른 곡의 가사에 이런 내용이 있더라구요. 정말 쿨입니다!
어쨌든, 콘서트를 열면서 저희의 국제방문자프로그램(IVLP) 참가자들과 대사관의 청소년 리더십 프로그램(AYLP) 참가자들 위주로 손님들을 초청했습니다. IVLP는 각 분야의 신진 리더들을 위한 미국 정부의 핵심 프로그램입니다. 70년이 넘는 세월동안 유망한 전문가들을 미국에 보내, 3-4주간의 맞춤형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곳 한국에서는 김영삼, 김대중 두 전 대통령도 모두 IVLP 참가자였기에 저희가 더욱 자부심을 느낍니다.
AYLP는 신생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특화된 것입니다. 2007년에 창설되어, 미국 풀브라이트 원어민 영어교사(ETA)들이 가르치던 시골 고등학교에서 30명의 영어 가능 학생들을 선발했습니다. 이 6일간의 프로그램은 오늘날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ETA들이 학생들의 지도 교사 및 멘토로서, 그동안 한번도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는 학생들을 시사 문제에 접하게 해주고 여러 기관 방문 등을 통해 한미 관계에 대한 견해를 갖출 수 있도록 지도합니다. 젊은 AYLP 참가자들 덕분에 콘서트는 더욱 열기가 넘쳤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미리 준비한 ‘플래카드’를 들고 온 것을 보며, 우리 나이든 세대들은 김태우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답니다!
가수 김태우가 하비브 하우스에서 "사랑비"를 열창하고 있습니다.
콘서트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장 히트한 곡 중 하나죠) “사랑비”로 시작되었습니다. 영어로는 “Love Rain”이나 “The Rain of Love” 정도 될까요? 보시다시피 제가 번역은 잘 못합니다. 그리고는 이어서 “꿈을 꾸다”(Dreaming Dream)를 불렀습니다. 인기 드라마 ‘아이리스’를 열심히 보신 분이라면 이 노래를 잘 아실 겁니다. 한국 가요를 몇 개 부르고는 팝송으로 바꿔서 스티비 원더의 대표곡 “Isn’t She Lovely”와 빌리 조엘의 “New York State of Mind”를 멋지게 불렀습니다. 사람들이 앵콜을 외치자 예전 g.o.d. 시절 노래도 불렀습니다. 오늘 콘서트를 대비해 사전에 공부를 했기에 g.o.d.가 “groove overdose”의 머릿글자를 딴 것임을 알게 되었는데, 젊은 팬들 중에는 이를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더라구요. 하지만 모두들 노래의 가사도 알고 열심히 따라 불렀습니다.
김태우가 스티비 원더의 “Isn’t She Lovely”를 열창하고 있습니다.
공연 내내 학생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가끔 “사랑해요 김태우”도 들렸습니다. 네온 칼라 펜으로 쓴 형광 플래카드를 만들어와서 흔드는 팬들도 있었습니다. 아마 모두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밤이 되었을 겁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학생들은 김태우와 단체 사진도 찍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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