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중고등학교 교정에 들어서니 시끌벅적합니다.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귀를 찢는 음악소리, 곳곳에 모여 떠드는 사람 소리, 웃음소리....
아직 해 넘어가기 전이라 햇살은 따갑고 무척 덥습니다.
“추석이 내일 모렌데 상동이 왜 이렇게 덥냐? 바람도 한 점 없고...”
누군가 짜증스러워 한마디 합니다.
“짜샤! ‘바람’이 안 왔잖여” 무스탕이 퉁명스럽게 대꾸합니다.
그러고 보니 ‘바람’ 김상일 군이 안보이네요.
바람대장 ‘바람’이 안 왔으니 졸개들이 올 리가 없지, 그러니 덥지.....
남학생들은 빈 천막을 찾아 자리를 잡고, 주최측에서 제공한 술과 안주로 흥을 돋우기 시작하는데,
여학생들은 따가운 햇살을 피해 개울가 큰나무 밑 그늘을 찾아갑니다.
해가 넘어가고, 무대에 조명이 들어오고 사회자가 나서서 분위기를 잡습니다.
노래자랑이 시작되었습니다.
각 기별로 대표 2명씩을 선출해 내보내라고 합니다.
허영춘, 이광훈 두 대표 가수가 무대 위에서 열창을 하고 김석중 댄서가 무대 아래에서 춤을 춥니다.
노래자랑 뒤에 4인조 그룹의 통기타 가수들 공연이 있었습니다만 아뿔사! 카메라의 베터리가 다 떨어졌네요.
전야제가 끝나기 전 슬금슬금 빠져 나와 이명한 친구의 집 ‘섬지골’식당으로 내려 왔습니다.
한결같은 주인 내외의 밝은 웃음과 친절이 친구들 마음을 따뜻하게 만듭니다.
미리 준비해 둔 닭볶음탕(닭도리탕의 표준말)으로 저녁 겸 술판을 벌입니다.
분위기가 거나하게 되었을 즈음 끼리끼리 패가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술판’, ‘안방수다판’, ‘말레이지아 고스톱판’, ‘돌침대수다판’, ‘잠자리판’ 등 등.....
곳곳에서 하하, 호호, 깔깔 소리와 함께 밤이 깊어갑니다.
상동에서나 볼 수 있는 밤하늘, 별이 총총합니다.
3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