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한미 최초 2+2 회담 = 또다른 시작 심은경의 한국 이야기
네티즌 여러분 안녕하세요. 7월은 참 바쁜 달이었습니다. 7월을 마무리하면서 제가 무엇 때문에 바빴는지 말씀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7월 21일 서울, 한국과 미국의 외교 국방장관들의 합동회담인 2+2 회담이 역사상 최초로 열렸습니다. 미국은 다른 국가들과는 이전에 2+2 회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2006년 호주에서 열린 미국-호주 2+2 회담과 같은 해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일본 2+2 회담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7월 21일 한미 2+2 회담은 여러모로 그 의미가 깊었습니다. 우선,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미국의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한국의 외교장관과 국방장관과 한자리에서 다함께 회담을 한 것 자체가 처음입니다. 또한,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과 로버트 F. 윌라드 미 태평양 사령관이 이 회담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시기에 특별한 분들이 다함께 한국에 모이게 된 것이지요. 장관들께서 이렇게 시간을 낸 것은 공식적인 회담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이번 방한은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미국과 한국이 지역 및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고자 그 어느때보다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게이츠 국방장관께서 한국에 먼저 도착했습니다. 어느 한국 기자가 게이츠 장관에게 한 곳에서 보통 이렇게 3박씩 하느냐고 질문하자, 게이츠 장관은 장관 취임 이후,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3박 이상 한 것은 한국이 아마 처음일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또 게이츠 장관은 서울에서 북쪽으로 한시간 반 가량 떨어진 경기도의 캠프 케이시를 방문해 미군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고, 장병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국무장관과 합동으로 공식 2+2 회담이 열렸던 7월 21일 전에 이미 김태영 국방장관과 따로 만나기도 했습니다. 한미 최초의 외교 국방장관 회의 전 양국 장관들의 모습 두 장관께서 가장 먼저 함께 한 일은 서울 북쪽으로 차를 타고 이동해 비무장지대를 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었습니다. 클린턴 장관과 게이츠 장관은 고층 빌딩이 줄지어 늘어선 한강변을 따라 달리며, 시민들의 여가 생활을 위한 푸른 녹지와, 도심에서 점차 멀어지면서 나타난 초록이 무성한 언덕과 논밭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눈부신 발전을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비무장지대에 도착해서는 먼저 전망대에 들렀다가 판문점 근처의 자유의 집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유명환 외교장관과 김태영 국방장관과 함께 만났습니다. 공동경비구역 담당자의 브리핑을 듣고난 후, 정전협정의 협상이 이루어졌던 군정위 건물 “T-2”로 들어섰습니다. 공동경비구역에는 이들을 취재하기 위한 많은 기자들이 있었습니다. 다음은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곳을 방문한 느낌을 밝힌 것입니다: 제가 비무장지대, 자유의 집 그리고 유엔 정전위 본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른쪽 맨 끝의 김태영 국방장관과 가운데 유명환 외교장관, 오른쪽에서 두번째 게이츠 국방장관과 클린턴 국무장관이 “T-2”를 둘러보는 가운데, 창 밖에서 공동경비구역의 북한군 병사가 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2010년 7월 21일 (사진 출처: Cherie Cullen, 미 국방부) 양국 외교, 국방장관들은 서울로 돌아와서 전쟁기념관으로 향했습니다. 한국전 전사자들을 기리며 그들의 명비에 헌화를 하고, 전사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회랑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천안함 침몰로 목숨을 잃은 46명의 장병들의 명비에도 헌화했습니다. 장관들은 의장대를 사열하고, 한국 정부 초청에 따라 방문 중인 미국의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들과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전쟁기념관에서의 헌화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들과의 기념 촬영 클린턴 장관이 전쟁기념관을 떠나면서 차에 오를 때, 여러 명의 미국 젊은이들이 모여서 “사랑해요, 힐러리,” “장관님 덕분에 우리가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됐어요”라고 외쳤습니다. 이 젊은 팬들이 누구인지 궁금해져서, 클린턴 장관은 그들에게 다가갔고, 이들이 국무부 장학 프로그램으로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 저녁, 규모나 의미 모두 대단했던 하루를 마무리하는 청와대 만찬에서 클린턴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께 낮에 있었던 이 우연한 조우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앞으로 30년 후면 아까 그들 중 한명이 주한미국대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요. 저도 그러기를 바랍니다.
전쟁기념관 밖에서 미국 젊은이들과 조우한 클린턴 장관 청와대 만찬 전, 두 장관을 따뜻하게 환영하는 이명박 대통령 자, 그러면 2010년 7월 21일, 2+2는 뭘까요? 아마 더욱 강해지는 한미관계의 또다른 시작을 의미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도전과제 해결에 우리의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과거의 희생을 다시한번 기억하는 하루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손님들을 멋지게, 따뜻하게 맞이해주신 한국 정부와 한국민들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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