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제 탄생 시킨 ‘김연아 도우미’
◇ 지금의 김연아를 있게 하는데는 어머니 박미희 씨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힘이 컸다. ⓒ 연합뉴스 |
‘피겨퀸’ 김연아(20)의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은 결코 혼자가 아닌 숨은 조력자들이 있어 가능했다. 그중에서도 어머니 박미희 씨와 전담 코치 브라이언 오서를 빼놓을 수 없다.
‘피겨맘’으로 통하는 박미희 씨는 김연아가 일곱 살이던 지난 1996년, 처음 스케이트를 신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딸의 곁을 지키고 있다. 벌써 12년째 김연아 뒷바라지를 게을리 하지 않는 박 씨는 딸이 부상과 슬럼프에 빠졌을 때 가장 큰 힘이 된 조력자이자 친구였다.
이렇다 할 전용 훈련장이 없어 떠돌이 신세로 이곳저곳을 다닌 때에도 박 씨는 발로 뛰며 딸이 날아오를 공간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종목의 특성상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사실 피겨 스케이팅은 빙상장 대여료를 비롯해 스케이트 등 장비를 구비하는데 만만치 않은 비용이 소요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연아의 집은 IMF 한파를 맞으며 형편이 더욱 어려워져 대출까지 받아야 했다.
그러나 김연아의 비범한 재능에 올인한 박 씨의 선택은 옳았다. 부모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은 김연아는 세계 주니어대회 입상을 시작으로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결국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박 씨는 이번 올림픽에서 딸의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보지 못하고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지금껏 김연아의 연기를 늘 지켜봤지만, 세계 최고 선수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올림픽 무대만큼은 볼 수 없었다.
숨죽이고 기도하던 엄마를 위해 딸은 역대 최고의 연기를 펼쳤고, 엄마를 대신해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김연아의 연기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현역 시절 ‘비운의 천재’로 불리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제자의 금메달에 눈시울이 붉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1988 캘거리 올림픽에서 트리플 플립 실수 하나로 다 잡았던 금메달을 놓쳤던 오서는 올림픽의 한을 간직한 채 자신의 모든 것을 김연아에게 쏟아 부었다.
오서 코치는 ‘미스터 트리플 악셀’이라는 닉네임에 걸맞게 김연아의 점프를 한결 부드럽고 완성도 있는 그것으로 바꿔놓았다.
또한 오서 코치가 김연아에게 크게 영향을 미친 부분은 역시 정신적 요소다. 그는 김연아의 멘토로서 장점을 부각시키는 한편, 자신감을 고취시키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 크게 긴장하고 있는 김연아를 달래기 위해 자상한 눈빛으로 진정시키던 미소에 국민들의 뛰는 마음도 진정될 정도였다.
안무를 담당하고 있는 데이비드 윌슨 코치의 공도 높게 평가된다. 그동안 사샤 코헨(미국)을 비롯해 조애니 로셰트(캐나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의 안무를 담당해온 만큼 윌슨의 곡 선택과 안무의 창조는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김연아의 쇼트 프로그램 곡인 ‘제임스 본드 메들리’와 프리스케이팅 곡 ‘피아노협주곡 바장조’ 등의 안무는 모두 윌슨 코치에 의해 탄생됐다.
무엇보다 김연아는 한결 같이 응원의 목소리를 전달한 5000만 국민이 있었기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역대 올림픽 사상 가장 손에 땀을 쥐게 한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금메달에 온 국민이 함성을 질렀고, ‘피겨 여제’의 눈물에 모두가 감동의 눈물을 쏟았다.[데일리안 = 전태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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