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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m 金' 이승훈, 최악 빙질도 이겨낸 올림픽 신기록

바래미나 2010. 3. 1. 20:24

'1만m 金' 이승훈, 최악 빙질도 이겨낸 올림픽 신기록

이데일리 | 이석무 | 입력 2010.02.24 08:07 | 수정 2010.02.24 08:17


▲ 밴쿠버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서 은·동메달리스트의 축하를 받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1만m 금메달을 차지한 이승훈. 사진=Gettyimages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이승훈(22.한국체대)의 스피드스케이팅 1만m 금메달에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승훈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12분58초55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세계기록 보유자이자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의 실격이라는 행운이 따르기는 했지만 행운도 실력이었다. 이승훈이 보여준 멋진 레이스만으로도 금메달 가치는 충분했다.

이승훈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장거리 종목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따면서 스피드스케이팅 역사를 다시 썼다. 이미 그는 5000m 은메달로 아시아 최초의 장거리 종목 메달이라는 역사를 세운 바 있다.

특히 이승훈은 자신의 레이스에서 함께 경쟁을 벌인 아르옌 판 데 키에프트(네덜란드)를 한 바퀴나 앞서 추월하는 진풍경까지 연출했다. 5000m 월드컵 순위를 바탕으로 상위랭커 20명만 출전하는 올림픽 1만m 에서 한 바퀴나 앞선 레이스를 펼친다는 것은 상상도 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그만큼 이승훈의 레이스가 탁월했다는 것이었다.

이승훈의 놀라움은 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승훈의 기록은 올림픽 기록을 1초37이나 갈아치운 올림픽 신기록이었다. 네덜란드의 요쳄 우이트데하게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기록한 12분58초92를 8년만에 경신한 것이었다.

이번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은 빙질이 좋지 않아 기록이 안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각 국 선수단의 불만도 속출했다. 하지만 이승훈은 이런 불리함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올림픽 신기록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이는 이승훈이 유일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기록을 1만m 도전 세 번째 레이스만에 일궈냈다는 것이다. 이승훈은 지난 해 7월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뒤 공식 대회에서 1만m 레이스를 단 두 차례 밖에 참가하지 못했다. 국제대회는 지난 1월 아시아 선수권대회 출전이 유일했다. 국제대회는 이번이 두 번째 출전인 셈이다.

시상대에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간 이승훈은 감동적인 장면을 다시한번 연출했다. 은메달을 딴 러시아의 이반 스코블레프와 동메달의 주인공이 된 네덜란드의 밥 데용이 시상대 위에서 이승훈을 번쩍 들어 축하를 해준 것. 이 종목의 세계적인 선수들도 이승훈의 금메달을 진심으로 인정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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