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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그가 진정한 ‘국민타자’인 이유는?

바래미나 2008. 8. 26. 22:42

이승엽, 그가 진정한 ‘국민타자’인 이유는?

서울신문 | 기사입력 2008.08.25 17:01


[서울신문 나우뉴스]올림픽야구 금메달이란 신화를 써낸 이승엽이 요미우리 복귀 후 2군에서 시작할것으로 보인다.

25일 현재 107경기를 치룬 요미우리는 한신에 이어 센트럴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데 이승엽이 외국인 선수 1군 보유 4명 명단에 포함 되지 않을거라는 전망을 일본언론에서 내놓고 있다.

현재 요미우리는 4번타자 알렉스 라미레즈, 에이스 세스 그레이싱어 마무리 마크 크룬이 붙박이 주전이며 남은 한자리는 선발투수 애드리안 번사이드로 채워져 있다.

한신과 8게임을 뒤지고 있어 리그 1위 탈환은 힘들듯 하지만 3위 주니치가 3.5 게임차로 요미우리 뒤를 추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때 선발투수 안정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그레이싱어는 7월에 4게임을 선발로 등판해 모두 승리를 거뒀음은 물론 센트럴리그 7월 MVP로 선정되는 등 요미우리가 초반 부진을 만회하며 2위에 올라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라미레즈 역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현재 홈런 33개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팀 타선의 핵심적인 선수다. 마무리 크룬 역시 팀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선수라는 점을 감안할때 이승엽이 제쳐야할 상대는 번사이드뿐.

하지만 24일부터 시작된 8연전에서 번사이드는 팀에 꼭 필요한 투수라고 밝힌바 있는 하라 감독의 의지로 볼때 이승엽은 당분간 1군 복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 이러한 수순은 이승엽이 올림픽에 출전을 결정하면서부터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지난달 25일 1군 복귀후 이승엽은 3일만에 시즌 첫 홈런을 쳐냈지만 올스타전을 앞두고 한국으로 귀국해 올림픽을 대비했었다. 어렵게 1군에 올라온 시점이었기 때문에 당시 이승엽의 결정은 올림픽 이후 그의 입지를 좁게 만들거란 우려도 포함됐었다.

1군보다는 올림픽을 선택한 또한 금메달까지 목에 걸어 한국에서는 영웅이 됐지만 이젠 소속팀 요미우리에서는 다시 2군에서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한 것이다.

이런 모든 정황을 알고 있었을 당시 이승엽의 결정은 정말로 칭찬을 해줘야 한다.
1군 출전수당에 따른 금전적인 손실을 포함해서 올시즌 초반부터 힘들게 2군생활을 하며 어렵게 복귀한 1군 진입을 스스로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런 결정은 누구나 할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승엽은 병역 문제도 자유로운 선수다. 병역 때문에 기필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야하는 후배선수들의 마음가짐의 그것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김경문 감독의 부름에 기쁜 마음으로 참가를 했으며 한국팀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할때마다 팀을 구해냈다.

위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올림픽 내내 부진했던 그가 만약 일본과의 준결승전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쳐내지 못했다면 한국팀의 금메달은 물론 향후 선수생활을 하는데 있어 어떠한 악영향을 미칠지도 몰랐다.

그냥 그대로 끝났다면 올림픽에서의 부진에 따른 비난 그리고 요미우리 팀내 입지 악화 등 모든것이 최악의 상황에 처했을게 자명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이승엽의 결심이 한국대표팀은 물론 온 국민에게 크나큰 기쁨을 선사해줬다.

또한 이대호를 위시해 14명의 병역미필 후배들까지 살려냈다. 야구팬들이 '병역 브로커 이승엽' 이란 농담을 던지는 이유 속에는 그가 지금까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모습을 고마워해서다.

이승엽은 내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도 참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대회에서의 활약을 기억하고 있는 팬이라면 또한번 이승엽이 써내려가는 감동을 맛볼수 있을듯 싶다.

이젠 올림픽 잔치는 모두 끝났다. 그리고 이승엽은 2군에서의 험난한 일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이승엽이 보여준 활약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