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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현 황금싱커, 한국야구 살렸다

바래미나 2008. 8. 25. 02:08

정대현 황금싱커, 한국야구 살렸다

OSEN | 기사입력 2008.08.23 22:45


[OSEN=베이징, 올림픽취재반]황금의 싱커였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잠수함 수호신 정대현(29.SK)이 황금의 싱커를 앞세워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주었다. 그가 던진 볼은 단 3개였다. 그러나 혼이 깃든 3개의 볼에 쿠바의 역전찬스도 물거품이 됐고 한국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9회말 마지막 수비. 완투에 나선 류현진이 선두타자 울리베라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희생번트에 이어 연속 볼넷을 허용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이 갑자기 좁아졌다. 스트라이크를 던져도 손을 올라가지 않았다.

결국 포수 강민호가 분을 참지 못하고 주심에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덕아웃에는 허벅지 근육통으로 개점휴업중인 진갑용 뿐이었다. 상황의 급박해지자 김경문 감독은 류현진을 내리고 잠수함 정대현을 투입했다. 포수는 진갑용이 마스크를 썼다.

안타 하나면 역전. 다잡은 금메달이 은메달로 변하게 된다.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은 차분히 볼을 찔러넣었다. 1구 스트라이크, 2구도 스트라이크. 3구째 정대현 특유의 싱커가 홈플레이 앞에서 뚝 떨어졌다. 동요의 흔적이 없는 무심의 피칭이었다.

구리엘이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으나 타구는 땅볼. 그것도 명품 유격수 박진만의 앞으로 굴러갔다. 2루 베이스 앞에서 차분하게 잡은 박진만은 2루수 고영민에게 토스했고 고영민은 베이스를 찍고 1루수 이승엽에게 볼을 던졌다. 공은 이승엽의 글러브에 들어갔고 24명의 전사들은 모두 두 팔을 번쩍 들었다.

거함 쿠바를 꺾고 한국야구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을 손에 쥐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정대현은 단 볼 3개로 금메달로 가는 길을 닦았다. 아쉽게 한 점차 패배를 당한 쿠바 선수들은 눈물을 흘렸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던진 정대현의 금빛 싱커는 한국야구의 신화를 다시 쓰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