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베이징 올림픽

〈스포츠칸〉김경문 감독 '뚝심'으로 '국민감독' 됐다

바래미나 2008. 8. 24. 00:53

〈스포츠칸〉김경문 감독 '뚝심'으로 '국민감독' 됐다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08.23 23:25


누구보다도 이번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의 주역은 김경문 대한민국 올림픽 야구 대표팀 감독이다. 일각에서는 그를 일컬어 '용장(勇將)'이 '명장(名將)'으로 거듭났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김 감독은 23일 우커송 제 1구장서 열린 쿠바와의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전서 3-2, 한 점차 승리를 거두며 값진 '9전 전승 우승'에 성공했다. 풀리그 포함 9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금메달을 따낸 것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서 쿠바가 모든 경기를 승리한 이후 12년 만의 일이다.

사실 올림픽 전 국제 야구계는 한국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았다. 그만큼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야구계는 한국을 저평가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꿋꿋했다. 지난 9일 잠실 구장서 펼쳐진 훈련 도중 '메달 가능성이 낮다'라는 해외의 평가를 이야기하자 김 감독은 소탈하게 웃으며 "다행이다. 부담은 없는 일 아닌가"라면서 "앞으로 모든 경기서 이기는 경기를 펼치며 금메달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이 말은 8월 23일 현실이 되었다. 그는 이제 '국민 감독'의 반열에 올라 섰다.

김 감독의 '뚝심이 사나이'였다. 이 뚝심이 가장 빛났을 때는 22일 일본과의 준결승 전이었다. 김 감독은 1-2로 뒤지고 있던 7회 볼넷으로 출루한 이대호 대신 대주자로 정근우를 출전시켰다.

김 감독의 전략은 주효했다. 정근우는 쿠바 배터리를 흔들며 고영민의 안타를 유도해낸 뒤 대타 이진영의 동점 적시타로 홈에 들어왔다. 그리고 8회서는 이승엽의 우월 결승 투런으로 짜릿한 6-2 역전승을 이끌었다.

연일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이승엽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이)승엽이가 필요하다. 비록 현재 부진하다고 해도 승엽이의 경험과 결정력은 분명 대표팀에 커다란 무언가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이승엽을 출전시켰다. 이를 보답이라도 하듯 이승엽은 쿠바와의 결승서도 2타점 선제 투런을 작렬하며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김 감독의 '뚝심'은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얻는 값진 결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