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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 한국 '정정당당한 야구의 주인공'

바래미나 2008. 8. 22. 22:50

[OB] 한국 '정정당당한 야구의 주인공'

스포츠서울 | 기사입력 2008.08.22 19:41


[스포츠서울닷컴 | 박정환기자] "정정당당한 야구를 하겠다." 8월 12일 베이징에 도착한 한 남자는 이렇게 말했다. 성실한 야구. 그가 내건 슬로건이다. 이 남자의 이름은 호시노 센이치(61)다. 베이징 올림픽 일본 야구 대표팀 감독이다.

물론 대회 기간 내내 그가 취한 행동은 정정당당과 거리가 멀었다. 호시노 감독에게 어울리는 네 음절 단어가 있다면 구화지문(口禍之門)이리라. 덕분에 한국 야구 대표팀의 일치단결은 더욱 충전됐다. 도둑이 제 발을 저리는 법이다.

일본은 20일 예선 최종 7차전 미국과의 경기서 졸전 끝에 2-4로 패했다. 고의였다고 확언할 수 없지만 이를 본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던졌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다. 호시노 감독은 불과 하루 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분명 일본은 미국전에 최선을 쏟지 않았다.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영민한 플레이를 선보인 1번 니시오카 쓰요시는 미국전 1회에 주루사를 당했다. 일본 타자들은 큰 스윙을 하고 휘청거리기 일쑤였다. '성실한 야구'일까. 천만에.

한국·쿠바전은 좋은 비교 대상이 된다. 최선이 자신들이 가진 최상의 전력으로 싸우란 의미는 아니다. 어차피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 마당에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다. 그 선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선의 야구. 그게 바로 정정당당한 야구다.

한국은 떳떳하다. 쿠바전서 한국은 선발 송승준의 역투와 승리 불펜조 3인의 계투로 7-4 역전을 해냈다. 일부 팬들이 '왜 이겼냐'고 성토했으나 한국 대표팀은 그런 꼼수를 부리지 않아도 됐다. 한국의 야구는 정직했고 자신감이 있었다.

일본과의 준결승전 역시 한국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확실하고도 완벽한 승을 올렸다. 예선 전승이 모자랐을까. 이런 그들을 또 다시 증명의 도마 위에 올린 이가 있다면 반성하리라. 선수들은 이미 믿고 있었다. 한국 야구가 강하다는 것을.

junghwan@med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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