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음악 편지

詩 그런 날이 없던가 일설(一舌)바람소리/김윤기/물방울 詩 파란바다

바래미나 2008. 1. 16. 00:05
                                    



그런 날이 없던가

바람소리/김윤기

친구! 
어딘가 떠나 버리고 싶은 날,
산 속을 헤매는 산짐승이 되고 싶은 그런 날 
그런 날이 없던가.
냇가의 하얀 돌밭을 걷거나  
너른 바위에 걸터앉아 풋내 물씬한 바람을 안아보고 풀피리를 불어보고 싶은
그런 날이 없던가.
바다로 내 달아 철석 대는 파도소리를 듣거나 
바람에 실어 오는 비릿한 물 바람 쐬고 싶은 
그런 날이 없던가. 
들판 어느 논 섶에 주저앉아 쉴 참 탁배기 한 사발 나누던
그 옛날의 정경들을 하나 하나씩 떠올리고 싶은
그런 날이 없던가.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과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과 
내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과 
내가 사랑해야할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무작정 떠나고 싶은 
그런 날이 없던가.
나서면 갈곳이 없어 마음만 헤매다 마는 
서러운 나를 보는 그런 날,
그런 날이 없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