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군,종합

스핏파이어(Spitfire) 전투기 절체절명의 순간 영국을 구한 수호신

바래미나 2019. 1. 20. 17:55

스핏파이어(Spitfire) 전투기 절체절명의 순간 영국을 구한 수호신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지켜내었기에 스피트파이어는 영국인들에게 불멸의 전투기로 여겨진다. <출처: (cc) Chowells at Wikimed        ia.org >

개발의 역사

1931년, 영국 항공성은 당대 최고 수준인 시속 400km로 비행할 수 있는 신예 전투기 도입 계획을 공표했다. 비록 때마침 불어 닥친 대공황으로 말미암아 경제적 여건이 나빴고 유럽 안보 상황도 크게 문제가 없었기에 향후 양산 여부는 불확실했지만 일단 노후기를 적시에 대체하려면 미리 준비를 해야 했다. 이러한 선견지명은 이후 영국이 역사상 최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많은 제작사들이 참여해 경쟁을 벌였는데, 수상기 제작에 일가견이 있던 슈퍼마린(Supermarine)도 그중 하나였다. 슈퍼마린은 1920년대에 엔지니어 레지나드 미첼(Reginald Mitchell)이 제작한 S.4, S.5, S.6 수상기로 연이어 최고 속도 신기록을 바꾸었을 만큼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했다. 1934년 미첼은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설계한 Type 224를 당국에 제안했으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는 미흡했다.

1931년 사상 최초로 시속 400마일(640km)의 벽을 돌파한 슈퍼마린 S.6B 수상기. 이런 기술력의 뒷받침이 있어서 스피트파이어라는 걸작이 탄생할 수 있었다. <출처: Public Domain >

이후 문제점을 개선한 Type 300이 당국의 눈길을 잡아 시제기 제작이 결정되었고 마침내 1936년 초도 비행에 성공했다. 당시 미첼은 암으로 삶이 꺼져가던 중이었음에도 신예기 개발에 열중했지만 결국 이듬해 양산을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다. 이후 개발과 개량은 후임자인 조셉 스미스(Joseph Smith)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프로젝트에서 마지막까지 남은 경쟁작은 K5054(Type 300)와 호커(Hawker)의 K5083이었다.

K5054가 복엽기 골격을 이어받은 K5083보다 객관적으로 성능이 뛰어났지만 새로운 기술들을 많이 적용한 덕분에 제작이 어려웠다. 하지만 나치가 도발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유럽에 전운이 급격히 고조되자 신예기의 도입이 시급해졌다. 군비 제한을 받아 온 독일이 전투기 개발을 시작했을 때는 마땅한 국산 엔진이 없어서 영국에서 도입했을 정도였지만 어느 틈엔가 항공력 격차가 2배 이상으로 크게 벌어진 상황이었다.

1996년 스핏파이어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재현된 K5054 프로토타입 <출처: (cc) Roland Turner at Wikimedia.org >

결국 당장 수적 열세의 보충이 시급했던 영국은 고심 끝에 두 기종을 모두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K5083은 허리케인(Hurricane)이라 명명되어 1937년부터 납품이 이루어졌고 K5054는 스핏파이어(Spitfire)라는 이름으로 그 이듬해부터 생산이 시작되어 일선에 배치되었다. 일단 수적 열세를 양산이 쉬운 허리케인으로 보충하고 그렇게 번 시간을 이용해 성능이 좋은 스핏파이어의 생산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히틀러의 넘치는 도발욕은 영국에게 그런 여유를 주지 않았다. 1939년 전쟁이 발발했을 때 스핏파이어는 불과 100여기 정도만 제작된 상태였고 전시 태세로 전환해 부랴부랴 생산을 늘렸지만 1940년 영국 본토 항공전이 발발했을 때는 300여기만 전투에 투입할 수 있었다. 500여기의 허리케인이 뒷받침하고 있었어도 당시 독일은 스핏파이어와 맞먹는 Bf 109를 1,000여기나 보유하고 있었다.

영국 본토 항공전 당시 Do 17 폭격기를 요격하는 스핏파이어 <출처: Public Domain >

이런 상태에서 벌어진 영국 본토 항공전은 그야말로 초유의 시련이었다. 하지만 스피트파이어는 마치 오늘을 기다려왔던 주인공처럼 대단한 활약을 펼치며 독일의 의도를 좌절시킨 일등공신이 되었다. 이후 스피트파이어는 전쟁이 끝난 후인 1948년까지 개량을 거듭하며 계속 생산이 이루어져 사용되었다. 영국에서 지금도 나라를 구한 수호신이자 자부심으로 여겨지는 것은 당연하다.


특징


사업 시작 당시에 영국은 당대 최고의 전투기의 획득이 목표였다. 일단 그러려면 공대공 전투 돌입 시, 좋은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속도가 빨라야 했다. 지금은 가시권 밖 전투가 대세가 되면서 순위에서 밀렸지만 제3세대 전투기가 주력으로 활약하던 1970년대까지만 해도 속도는 좋은 전투기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또한 근접전을 위해 기동력이 뛰어나야 했다.

스핏파이어에 장착되는 롤스로이스 멀린 엔진 <출처: Public Domain>
영국에는 당대 최고인 롤스로이스 멀린(Rolls-Royce Merlin) 엔진이 있었기에 기체의 구조가 관건이었다. 미첼은 고속비행이나 급기동시 발생하는 충격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기체를 금속제로 제작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무게를 줄이면서도 튼튼한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세미모노코크(Semi-monocoque) 골격에 알루미늄 시트를 이용한 응력외피(Stressed skin) 방식으로 동체를 설계 했다.
끝이 뾰족한 유선형의 날개 구조 덕분에 흔히 가장 아름다운 전투기로도 불린다. <출처: Public Domain >

또한 기동력 향상을 위해 날개를 끝이 뾰족한 유선형으로 제작하였는데 실험 결과 상당히 효과가 좋음이 입증되었다. 이후 개량이 이루어지면서 주익의 모양이 바뀌게 되지만 초기의 미려한 유선형 주익은 스피트파이어의 상징처럼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개발 당시 본토 방공 임무를 중시한 관계로 항속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었다. 때문에 전쟁 말기에 독일 본토 공격에 나선 폭격기의 호위는 P-47이나 P-51이 담당했다.


운용현황


스핏파이어는 영국 역사상 최대 생산량을 기록한 전투기로 총 20,351기가 제작되었다. 제2차 대전의 발발부터 종전 때까지 영국군, 영연방군이 투입된 전장이면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냈고 특히, 영국 본토 항공전과 그 직전, 직후에 있었던 지엽적인 공중전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제2차 대전 후에는 동남아시아, 중동, 한국 등에서 발생한 여러 국지전과 분쟁에서도 활약했다.

1942년 초계 비행을 중인 영국 공군 제222비행대대 소속의 스핏파이어 <출처: Public Domain >
스핏파이어는 약 30여 개국에서 사용되었는데, 그중에는 어쩔 수 없이 한 배를 탄 소련도 있었다. 1943년에만 Mk. IX형 1,200기가 공여되었지만 소련의 거친 환경에서 고장이 자주 발생해 가동률은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제트기 시대가 도래 한 이후에도 사용되었는데, 지속적인 개량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덕분에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만큼 많은 개량형과 파생형이 존재한다.
1943년 소련에 공급하기 위해 이란의 아바단에 도착한 스핏파이어 <출처: Public Domain >


변형 및 파생형


스핏파이어는 장기간 다양한 용도로 생산되었기에 세부 각형까지 일일이 거론하기는 어려워 대표 모델들과 중요한 특징만 언급했다.

주익 무장 형식애 따른 구분 (제호의 마지막에 추가로 붙는다)

A형 : 브라우닝 .303구경 기관총 8정 장착
B형 : 이스파노 20mm기관포 2문, 브라우닝 .303구경 기관총 4정 장착
C형 : 이스파노 20mm기관포 4문, 브라우닝 .303구경 기관총 4정 장착
D형 : 비무장
E형 : 이스파노 20mm 기관포 2문, 브라우닝 12.7mm 기관총 2정 장착

Mk. I (Type 300) : 최초 양산형

스핏파이어 Mk.I <출처: (cc) Airwolfhound at Wikimedia.org >
Mk. II (Type 329) : 멀린 XII 엔진 장착
                  
스핏파이어 Mk.II <출처: (cc) Roland Turner at Wikimedia.org >

Mk. III (Type 330) : 기체의 강도 향상

Mk. V (Type 331) : 새로운 과급기 장착

스핏파이어 Mk.V <출처: (cc) Alan Wilson at Wikimedia.org >
Mk. VI (Type 350) : 조종실 압력 유지 장치 추가
스핏파이어 Mk.VI <출처: Public Domain >
Mk. VII (Type 351) : 과급기, 엔진 성능이 향상되고 확장된 윙팁 구조
스핏파이어 Mk.VII <출처: Public Domain >
Mk. VIII (Type 360) : 물방울 모양 캐노피 채택
스핏파이어 Mk.VIII <출처: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Mk. IX (Type 361) : 멀린 61 엔진 장착
스핏파이어 Mk.IX <출처: (cc) Alan Wilson at Wikimedia.org >

Mk. XVI (Type 361) :  팩커드-멀린 266 엔진 장착 

Mk. XII (Type 366) : 그리폰 엔진 장착

스핏파이어 Mk.XII <출처: Public Domain >
Mk. XIV (Type 379) : 그리폰 60 엔진, 5엽 프로펠러 장착
스핏파이어 Mk.XIV <출처: (cc) Alan Wilson at Wikimedia.org >
Mk. XVIII (Type 394) : 내부 연료 탱크 용량 증대
스핏파이어 Mk.XVIII <출처: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Mk. XIX (Types 389) : 정찰기 최종형
스핏파이어 Mk.XIX <출처: (cc) Charlie Jackson at Wikimedia.org >

Mk. XX (Type 366) : 그리폰 II 엔진 장착

Mk. 21 (Type 356) : 그리폰 엔진에 적합하도록 기체 구조가 전면 재설계

스핏파이어 Mk.21 <출처: (cc) Mark Harkin at Wikimedia.org >
Mk. 22 (Type 356) : 전기 관련 시스템 개량
                  
스핏파이어 Mk.22 <출처: Public Domain >

Mk. 23 (Type 372) : 리딩 엣지 개량

Mk. 24 (Type 356) : 최종 양산형

스핏파이어 Mk.24 <출처: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시파이어(Seafire) : 항공모함용 함재기
                  
시파이어 <출처: Public Domain >


제원  (Mk. VB)


- 전폭 : 11.23m
- 전장 : 9.12m
- 전고 : 3.86m
- 주익면적: 22.48㎡
- 최대이륙중량 : 3,039kg
- 엔진: 멀린 45 슈퍼차지 V12 (1,470 hp)
- 최고속도 : 595km/h
- 실용상승한도 : 11,125m
- 전투행동반경 : 760km
- 무장 : 이스파노 20mm 기관포 2문, M2 브라우닝 기관총 4정


저자 소개


남도현 | 군사저술가 

『히틀러의 장군들』, 『전쟁, 그리고』, 『2차대전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순간들』, 『끝나지 않은 전쟁 6·25』 등의 군사 관련 서적을 저술한 군사 저술가. 국방부 정책 블로그, 군사월간지 《국방과 기술》 등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현재 무역대행 회사인 DHT AGENCY를 경영하고 있다.
 From: Web,  출처/Daum Cafe: 한국 네티즌본부.kr 재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