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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미더블급 호위함/연안에서 벗어나 대양해군의 기초를 개척한 싱가포르 해군 최초의 미사일 호위함

바래미나 2018. 11. 15. 13:34

포미더블급 호위함
연안에서 벗어나 대양해군의 기초를 개척한 싱가포르 해군 최초의 미사일 호위함
포미더블급은 스텔스 성능을 갖춘 다목적 호위함으로 높은 생존성을 추구하고 있다. <출처 : 미 해군>

개발 과정

1965년에 독립한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믈라카해협에 위치한 도시국가이다. 해운항만산업으로 성장한 싱가포르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상선이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는 해양안보가 매우 중요하다. 1971년 12월에 싱가포르에 주둔하던 영국군 철수를 계기로 영국,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와 공동방위협정을 체결하여 군사적인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싱가포르 해군의 대형 전투함인 포미더블급 호위함의 선도함 포미더블(Formidable)함 <출처 : 미 해군>

싱가포르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유사시에 대비한 군사력 건설을 꾸준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F-15SG 전투기와 KC-135R 공중급유기로 이루어진 장거리 타격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많은 예산이 필요한 해군력의 투자에는 의외로 인색한 편이다. 해운항만산업을 중요시하는 싱가포르임에도 불구하고 해군력은 의외로 규모가 작다. 1990년대까지 싱가포르 해군은 미사일 초계함과 경비정으로 편성된 연안해군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이러한 소규모 해군력으로 인하여 1990년대 초에 믈라카해협에서 활동하던 해적을 소탕하던 싱가포르 해군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계기로 먼 바다까지 진출하여 작전할 수 있는 대형 전투함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이를 계기로 포미더블(Formidable)급 호위함(frigate)이 등장하였다.

포미더블급 호위함은 싱가포르 해역을 벗어나 원양까지 진출하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최초의 대형 수상전투함이다. 포미더블급 호위함은 기본적으로 해상 작전을 수행하는 군함에 속한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각국 해군은 무력을 사용하는 군사 작전 이외에도 해양 경비, 구난 구조, 재해 구호 등 다양한 민사 작전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되었다.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등장한 포미더블급 호위함은 다양한 해상 임무에 적합한 함정으로 개발되었으며, 높은 생존성을 갖추고 있다.

기지에 정박 중인 포미더블급 호위함 <출처 : Rjv25 at wikimedia.org>
600톤 급 미사일 초계함이 가장 큰 전투함이었던 싱가포르 해군은 1997년에 8척의 1,000톤 급 미사일 초계함을 확보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해군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각종 장비와 신기술을 모두 반영한 결과 규모가 점점 증가하였다. 원래 해상 타격 임무에만 특화된 미사일 초계함과 달리 신형 초계함은 대잠, 대공 임무가 모두 가능하도록 요구되었다. 결국 대잠헬기까지 탑재하면서 결국 3,000톤이 넘는 호위함급으로 증가하였다.
남중국해에서 미 해군과 해상기동훈련 중인 인트레피드(Intrepid)함 <출처 : 미 해군>
싱가포르 해군은 이러한 대형 전투함을 자국에서 개발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해외 국가의 대형 조선업체에 제안서를 요청하였다. 검토 결과 싱가포르 해군은 기술이전 조건을 제시한 프랑스의 DCNS(Direction des Constructions Navales Services)과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하였다. 함정 설계는 2000년 3월에 계약이 체결되었고 초도함은 2002년 11월부터 건조가 시작되었다. 기술력이 부족한 싱가포르는 초도함의 설계와 건조를 프랑스 DCNS에서 맡도록 하였다. 그러나 2번 함부터는 싱가포르의 중공업 회사인 ST엔지니어링(Singapore Technologies Engineering Ltd)의 자회사인 싱가포르 SB & 마린(Singapore SB & Marine)에서 건조하였다.
포미더블급 호위함의 선배 격인 라파예트급 호위함 <출처 : Franck Dubey at wikimedia.org>
포미더블급 호위함은 프랑스 해군의 라파예트(La Fayette)급 호위함을 바탕으로 확대 개량한 수상전투함이다. 라파예트급은 적극적으로 스텔스 설계를 반영하여 건조된 전투함으로 유명하다. 선체의 모든 구조물은 불필요한 전파 반사를 억제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외부로 노출된 무장, 레이더(radar), 안테나가 없는 매끈한 외형이 특징이다.
싱가포르 해군의 빅토리급 미사일 초계함인 비질런스(Vigilance)함과 나란히 기동 중인 스테드패스트(Steadfast)함 <출처 : 미 해군>

프랑스 해군의 라파예트급은 다목적 전투함이 아닌 원양경비함으로 건조되었으며, 디젤 엔진(Diesel engine)을 탑재하여 고속 성능보다는 장거리 항해 능력을 중시하고 있다. 무장도 대형전투함으로는 다소 약한 수준이며 대공, 대잠무장도 일체 탑재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싱가포르 해군은 다양한 임무수행이 가능한 다목적 전투함을 요구하였다. 따라서 프랑스 DCNS 조선소는 라파예트급을 기반으로 대폭 개량하였으며, 대공, 대잠무장과 각종 센서(sensor)를 추가하였다.


특징


선체

높은 스텔스 성능을 추구하고 있는 포미더블급 호위함은 필요한 경우에만 해치를 개방하고 연락정을 사용한다. <출처 : 미 해군>
포미더블급은 라파예트급의 가장 큰 특징인 유려한 외관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극도의 스텔스 성능을 추구하는 라파예트급은 함포를 제외한 모든 무장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다. 레이더, 미사일 발사기, 어뢰발사관, 연락정은 물론이고 함정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닻(anchor)조차도 내부에 탑재하고 있다.
싱가포르 해군의 포미더블급 호위함은 미 해군의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스텔스 선형을 추구하고 있다. <출처 : 미 해군>

스텔스 성능을 고려하여 선체는 V자 형태로 설계되어 있으며, 각종 레이더는 스마트 마스트(smart mast) 내부에 설치되어 있다. 또한 함정 전체에 걸쳐 자동화가 적극 적용되어 3,000톤이 넘는 대형함이지만 승조원은 86명에 불과하다. 항해 함교를 포함한 구조물이 매우 큰 것이 특징이며, 연돌과 헬기 격납고까지 일체형으로 건조되었다.

기관

라파예트급과 같이 포미더블급은 순항과 고속 항해를 모두 디젤 엔진으로 추진하는 CODAD(COmbined Diesel And Diesel) 방식을 사용한다. 다만 포미더블급은 라파예트급보다 2배나 강력한 4대의 독일 MTU 20V 8000 M90 디젤 엔진(11,000마력)을 탑재한다. 포미더블급에 탑재한 디젤 엔진은 미 해군의 인디펜던스(Independence)급 연안전투함(LCS)에도 탑재하는 고출력 엔진이다.

대표적인 군함용 고출력 엔진인 MTU 20V 8000 M90 디젤 엔진 <출처 : MTU>

2대의 엔진은 변속기를 거쳐 각각 1축을 구동하는 2축 추진 방식을 사용하며, 소음을 줄이도록 고정 피치(pitch) 프로펠러(propeller)를 사용한다. 디젤 엔진은 가스터빈 엔진보다 연료 소모량이 적기 때문에 연료 탱크(tank)의 크기를 줄이고 장거리 항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기 사용량이 많은 가스터빈 엔진(gas turbine engine)과 달리 디젤 엔진은 산소 소모량이 적어 연돌이 작아지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포미더블급의 경우 연돌과 함교 구조물이 일체형으로 건조되어 겉으로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반대로 디젤 엔진은 고속 항해 시 가스터빈엔진과 비교할 때 소음 발생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포미더블급의 경우 소음이 외부로 발산되지 않도록 방음재를 사용하는 등 대책을 적용하고 있다. 한편 전원공급을 위한 1,150마력 디젤엔진 발전기 4대가 설치되어 있다.

전투체계

포미더블급 호위함의 전투지휘소 내부의 모습 <출처 : 미 해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포미더블급은 라파예트급에서 발전한 고성능 전투체계를 탑재하고 있다. 전투체계를 구성하는 핵심 센서는 함교 구조물 상부에 설치된 탈레스 헤라클레스(Thales Herkles) 다기능 레이더이다. 헤라클레스 다기능 레이더는 수동식 전자주사 위상배열(pass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3차원 레이더로 250km 범위에 있는 400개의 해상, 공중 목표물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다. 탈레스 헤라클레스 다기능 레이더는 애스터(Aster) 함대공 미사일의 사격통제도 겸하고 있다. 한편 각종 전투 정보는 프랑스 DSTA, 싱가포르 ST Electronics에서 공동개발한 전투체계에서 처리한다.
포미더블급 호위함을 조종하는 함교 내부의 모습. 적극적인 자동화 설계가 특징이다. <출처 : 미 해군>
미사일
애스터 15 함대공 미사일용 실버 A43 수직발사기 <출처 : Rama at wikimedia.org>
포미더블급은 전투함의 방공무장으로 2종류의 함대공 미사일을 탑재한다. 애스터 함대공 미사일은 프랑스 DCNS에서 개발한 실버(Sylver) A50 수직발사기(8셀×2)와 실버 A43 수직발사기(8셀×2)에 격납한다. 하나의 전투함에 종류가 다른 실버 수직발사기를 탑재하는 것은 사거리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실버 A50 발사기에는 최대사거리 120km인 유로샘(Eurosam) SAAAM 미사일을 격납한다. 이 미사일은 미 해군의 RIM-66 스탠더드 MR(Medium Range) 미사일에 해당하는 중거리 함대공 미사일이다. 한편 실버 A43 발사기에는 최대사거리 30km인 애스터 15 미사일을 탑재한다. 이 미사일은 미 해군의 RIM-162 ESSM(Evolved Sea Sparrow Missile)에 해당하는 단거리 함대공 미사일로서 개함방공에 사용한다.
애스터 함대공 미사일을 수납하고 있는 수직발사관의 모습 <출처 : 영국 국방부>

한편 대함 공격용 무장으로 RGM-84C 하푼(Harpoon) 함대함 미사일을 탑재한다. 원래 프랑스 해군은 엑조세(Exocet) 함대함 미사일을 사용한다. 그러나 싱가포르 해군은 엑조세 대신 미국제 하푼 함대함 미사일을 채택하였다. 하푼 미사일의 최대사거리는 130km이며 내부에 탑재된 레이더를 사용하여 스스로 목표물을 찾아 공격한다. 포미더블급은 8발의 하푼 미사일을 선체의 중간 부분에 탑재한다.

대잠무장

원래 원양경비함의 성격을 지닌 프랑스 해군의 라파예트급은 대잠능력이 없으며 음향탐지기(sonar), 대잠무장도 탑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발할 때 함수에 소나 돔(sonar dome)을 고려하지 않고 선체를 설계하였다. 이러한 사정으로 대잠능력을 추가한 포미더블급에서도 소나 돔은 추가로 설치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함미에 저주파 견인식 소나를 추가하여 대잠작전에 사용한다.

RIMPAC 훈련에서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과 나란히 해상기동 중인 스톨와트(Stalwart)함 <출처 : 미 해군>

포미더블급은 공격용 대잠무장으로 유로톱(EuroTorp) A244/S Mod.3 경어뢰를 발사하는 B515 3연장 경어뢰 발사관을 좌우현에 각각 1기씩 탑재하고 있다. 다만 경어뢰 발사관은 스텔스 성능을 고려하여 내부에 설치되어 있으며, 공격할 때만 문을 열고 사용한다.

경어뢰만 탑재하는 포미더블급은 단거리 대잠공격만 가능하며, 미 해군의 ASROC 대잠로켓과 같은 장거리 대잠공격무장은 없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S-70B 대잠헬기에 탑재하는 어뢰로 보완하고 있다.

함포

OTO-Melrara 3인치 함포는 분당 120발 사격이 가능한 고성능 함포이다. <출처 : Leonardo>
가장 기본적인 군함의 무장인 함포는 미사일의 시대가 되어도 여전히 중요한 무장이라고 할 수 있다. 포미더블급은 함수에 1문의 오토 멜라라 3인치(76.2mm) 단장 함포를 탑재하고 있다. 근접방어용으로는 타이푼 Mk.38 Mod.2 25mm 기관포를 함교 뒷부분에 탑재하고 있다.
근접방어용 무장으로 설치된 타이푼 25mm 기관포 <출처 : MathKnight at wikimedia.org>

대잠헬기

포미더블급 대형 함교 구조물의 가장 뒷부분에는 헬기용 격납고가 설치되어 있으며, 그 뒤에 넓은 비행갑판이 마련되어 있다. 포미더블급의 비행갑판은 상당히 넓은 편이며 대형 헬기의 이착함이 가능하다.

포미더블급 호위함에 미 해군 SH-60B 대잠헬기가 착함하고 있다. <출처 : 미 해군>
포미더블급은 1대의 시코르스키(Sikorsky) S-70B 시호크(Sea Hawk) 대잠헬기를 탑재한다. S-70B 시호크 대잠헬기는 미 해군의 표준 기종인 SH-60B 대잠헬기를 FMS(Foreign Military Sales) 방식이 아닌 상업구매로 판매하는 기종이다. 기본적으로는 SH-60B 대잠헬기와 동일한 기종이지만 일부 탑재장비와 무장은 변경되었다.
포미더블급 호위함은 1대의 S-70B 대잠헬기를 탑재한다. <출처 : Rjv25 at wikimedia.org> 포미더블급에 탑재하는 S-70B 대잠헬기는 해군이 아닌 공군 소속으로 해군에 파견되며 공군 조종사가 조종한다. 다만 조종은 공군 조종사가 담당하지만 일단 작전이 시작되면 해군에서 지휘한다.

포미더블급에 탑재하는 S-70B 대잠헬기는 해군이 아닌 공군 소속으로 해군에 파견되며 공군 조종사가 조종한다. 다만 조종은 공군 조종사가 담당하지만 일단 작전이 시작되면 해군에서 지휘한다.


동급함(포미더블급 6척)


함번

함명

착공

진수

취역

건조

비고

68

포미더블

(Formidable)

2002.11.14

2004.1.7

2007.5.5

DCNS

 

69

인트레피드

(Intrepid)

2003.3.8

2004.7.3

2008.2.5

싱가포르 SB & 마린

(Singapore SB & Marine)

 

70

스테드패트

(Steadfast)

2003.11.15

2005.1.28

2008.2.5

싱가포르 SB & 마린

(Singapore SB & Marine)

 

71

테내셔스

(Tenacious)

2004.5.22

2005.7.15

2008.2.5

싱가포르 SB & 마린

(Singapore SB & Marine)

 

72

스톨와트

(Stalwart)

2005.11.12

2005.12.9

2009.1.16

싱가포르 SB & 마린

(Singapore SB & Marine)

 

73

슈프림

(Supreme)

2005.5.17

2006.5.9

2009.1.15

싱가포르 SB & 마린

(Singapore SB & Marine)

 


포미더블급 호위함의 2번 함인 인트레피드(Intrepid)함 <출처 : Gohsc at wikimedia.org>
뒤쪽에서 바라본 포미더블급 호위함의 3번 함인 스테드패스트(Steadfast)함 <출처 : 미 해군>
포미더블급 호위함의 최종 함인 슈프림(Supreme)함 <출처 : 미 해군>


운용 현황


싱가포르 해군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짧은 기간에 6척의 포미더블급 호위함을 인수하였다. 싱가포르 해군 최초의 대형 전투함인 포미더블급이 실전에 배치하면서 2007년부터 다국적 해상기동훈련에 본격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해상기동훈련인 말라바 훈련(Exercise Malabar), 림팩 훈련(RIMPAC)에 참가하면서 싱가포르 해군의 원양작전 능력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RIMPAC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하와이 진주만에 도착한 인트레피드(Intrepid)함 <출처 : 미 해군>
특히 원양항해가 가능한 포미더블급 호위함은 종전에 연안 해역에 머물렀던 싱가포르 해군의 작전 범위를 크게 넓혀 주었다. 싱가포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해상 교역로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 다국적 해군의 소말리아 해적 퇴치 활동에 포미더블급 호위함이 꾸준하게 참가하고 있다.
장거리 항해가 가능한 포미더블급 호위함을 확보한 싱가포르 해군은 해외 국가 해군과의 합동훈련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출처 : 인도 해군>
한편 2014년 3월에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 여객기 수색작전에도 참가하였으며, 2014년 12월에는 에어아시아 QZ8501편 수색작전에도 참가하였다.
싱가포르 해군 포미더블급 호위함<출처:유용원의 군사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