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도 복잡했던 전쟁
인류가 지구에 등장한 이후 한시도 전쟁이 그친 적이 없지만 유독 지난 20세기는 역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전쟁들이 연이어 벌어졌던 시기였습니다.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는 제1, 2차 대전을 제외하고 어지간한 규모의 전쟁만도 발칸전쟁, 한국전쟁, 중동전쟁, 베트남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 걸프전쟁, 유고슬라비아내전처럼 일일이 거론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 한국전쟁 당시 화를 당한 피난민들 ]
그러했던 수많은 사례 중에서 베트남전쟁은 기간도 길었고 교전 상대 또한 수차례 바뀌었던 복잡한 전쟁이었습니다. 전쟁의 일관된 주체였던 월맹(현 베트남)을 기준으로 따지면 기간이 제1차 인도지나전쟁이 시작된 1946년부터 중월전쟁이 끝난 1979년까지 무려 33년간 이어졌고 주 교전 대상도 프랑스, 미국, 캄보디아, 중국으로 바뀌었고 전쟁의 성격도 각각 달랐습니다.
[ 1954년 디엔비엔푸전투에서 포로가 된 프랑스군 ]
프랑스와의 전쟁은 식민지 해방을 위한 제국주의전쟁, 미국과의 전쟁은 냉전시대의 이데올로기전쟁 그리고 캄보디아 침공과 중국의 침략은 지역의 헤게모니를 놓고 벌인 패권전쟁이었습니다. 그만큼 일률적으로 33년의 전쟁을 정의하기가 몹시 힘듭니다. 이와 유사한 사례라고 한다면 1979년 소련의 침공으로 시작되어 현재도 내전이 일상이 아프가니스탄전쟁 정도를 들 수 있습니다.
[ 1979년 중월전쟁 당시 포로가 된 중공군 ]
그런데 일반적으로 베트남전쟁이라고 하면 1955년부터 1975년까지 약 20여 년 동안 남북 베트남과 이들을 지원하는 여러 나라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해서 벌인 제2차 인도지나전쟁을 의미합니다. 당시 주 교전 대상은 월맹과 미국이었는데, 미국이 식민지를 포기하고 철수한 프랑스를 대신해 역사적으로 인연도 없는 베트남에 뛰어들면서 내세웠던 명분은 공산주의 팽창을 막겠다는 것이었습니다.
[ 흔히 베트남전쟁은 미군이 참전한 제2차 인도지나전쟁을 의미합니다 ]
한반도에서 공산주의의 확산을 저지한 상태였기에 동남아에서 월맹의 득세가 미국에게는 또 다른 위기로 보였던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미국은 군사 지원 방식으로 간접 개입했으나 부패한 남베트남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자 1964년 통킹 만 사건을 명분으로 직접 교전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단지 결과만 놓고 본다면 베트남을 비롯한 인도지나반도의 공산화를 막지 못했기에 미국의 시도는 실패로 귀결됩니다.
[ 미군의 헬기 강습은 베트남전쟁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
밀림이 무성하고 교통망이 불비한 관계로 미국은 공습과 헬기에 의한 강습으로 교전에 나섰고 공산군은 거대한 땅굴을 구축하고 집요하게 대응했습니다. 안전하다고 여기는 후방에서도 급습이 이어졌을 만큼 전후방이 따로 없었고 전선도 불명확했습니다. 월맹군은 30만도 안되었지만 후방에서 활약한 베트콩이 80만에 이를 정도로 이전의 전쟁들과 양상이 많이 달랐습니다.
[ 월맹과 베트콩은 엄청난 터널을 구축해 대응했습니다 ]
따라서 미국은 최대 54만에 이르는 대규모 병력을 참전시켰음에도 교전 지역이 너무 넓어 병력 부족으로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로 인해 주한미군 철수가 공공연히 주장되자 당시 북한의 위협을 받던 우리는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결국 고심 끝에 주한미군의 철수를 막고 더 많은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1개 군단 규모인 5만의 병력을 1965년부터 순차적으로 보내 베트남전쟁에 참여했습니다.
[ 베트남전쟁은 우리 현대사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
이는 국군 역사상 최초의 해외 파병으로 이후 1973년까지 8년 동안 연인원 30여만 명이 투입되어 56만 3387건의 작전을 수행했습니다. 참전 기간 중 국군은 평균 사상자 교환 비율이 미군의 3배 가까운 25 : 1에 이를 만큼 뛰어난 전투력을 발휘했지만 5,099명이 전사 또는 실종되고 11,232명이 부상을 입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이처럼 베트남전쟁은 우리 현대사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습니다. [ august 의 軍史世界 ]
P.S. 지난 2018년 7월 < 베트남 전쟁과 국군의 참전과정 >에 대한 장병 정훈 교육용 기고문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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