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내에서 생산된 마지막 팬텀인 5057호기(기체분류번호 F-4E-67-MC, 기체번호 78-0744)는 한국 공군으로 인도되었다. <출처: 맥도넬 더글라스>
운용 현황
미국
팬텀 II는 서방권 초음속 제트기 중에서 가장 많이 양산되었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전세계에서 운용되면서 다양한 개량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파생형도 다양하다. 또한 수많은 기록을 만들고 수립한 기념비적인 전투기이다. 미 공군은 1960년 12월 30일, 미라마(Marmar) 해군 항공기지에 처음 F-4A를 배치하면서 본격적인 “팬텀 II” 시대를 열었다.
F-4A의 편대 비행장면 <출처: 미 해군>
미 해군은 1963년 3월부터 포레스탈 항모(USS Forrestal, CV-59)에 F-4를 함재기로 탑재했으며, 미 대서양함대(LANTFLT)는 엔터프라이즈 함(USS Enterprise, CVN-65)에, 미 태평양함대(PACFLT)는 키티 호크(USS Kitty Hawk, CV-63)에서 F-4를 운용했다. 팬텀이 본격적으로 투입된 전쟁은 베트남 전쟁으로, 1964년 통킹 만 사건(Gulf of Tonkin Incident)이 터졌을 무렵에는 이미 총 31개의 해외 전개 목적의 해군 비행대대 중 13개 대대에 F-4가 배치 중이었고, 같은 해 8월 5일부터 컨스털레이션 항모(USS Constellation, CV-64)에 탑재된 F-4B가 폭격기 호위 임무를 소화하면서 본격적인 임무를 시작했다.
포레스탈 항모 소속 팬텀의 비행장면 <출처: 미 해군>
팬텀의 첫 격추기록은 1965년 4월 9일, 제 96 전투비행대대 소속 F-4B가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의 MiG-17을 격추하면서 수립했으며, 1965년 6월 17일에는 제 21전투비행대대 소속 F-4B가 최초의 북 베트남 공군 전투기를 격추했다. 1972년에는 랜디 커닝험(Randy Cunningham, 1941~/현 캘리포니아 주 공화당 하원의원) 대위와 윌리엄 드리스콜(William P. Driscoll, 1947~) 중위의 기체가 MiG-17 3대를 격추하면서 베트남 전쟁 최초의 “에이스(Ace)” 반열에 올랐다. 전쟁기간 중 미 해군의 F-4 팬텀은 7대가 적기에 격추되고, 13대가 지대공 미사일(SAM)에 격추됐으며, 53대가 방공포에 격추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54대가 기타 사고나 실수로 상실됐다. 미 해군은 1984년부로 F-4N(F-4B의 업그레이드)형을, 1986년에는 F-4S형을 대부분 퇴역시켰으며, 이들의 임무는 1987년을 시작으로 대부분 F-14A 톰캣(Tomcat)에게 이양했다. 미 해군의 일부 기체는 표적용 무인기인 QF-4로 개조되어 한동안 운용됐으나, 이 또한 2004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퇴역하고 무인화 된 F-16인 QF-16으로 대체됐다.
미 해군의 에이스인 커닝험 대위(우)와 드리스콜 중위(좌)의 모습 <출처: 미 해군>
미 해군과 동일한 플랫폼인 F-4B를 운용한 미 해병대는 1962년 6월부터 F-4를 인수했으며, 미 해병대 역시 베트남 전쟁을 치르면서 F-4B를 해병기지 방어용 및 근접항공지원(CAS) 용도로 활용했다. 미 해병대 역시 베트남 전쟁 중 대량의 F-4의 손실을 입었는데, 이는 해병 임무의 특성 상 대부분의 기체가 적 방공자산에게 격추당했다. 미 해병대 역시 F/A-18D 호넷(Hornet)이 도입되면서 F-4의 임무 상당 부분을 이양시켰지만 1990년대 초까지도 팬텀을 운용했다.
1966년 베트남에서 격추당한 조종사들을 위한 추모 비행 중인 F-4C 팬텀 II. <출처: 미 공군/Senior Airman Jesse Shipps>
삼군 중 마지막으로 팬텀을 도입한 미 공군은 최초 F-110 스펙터(Spectre)라는 명칭으로 팬텀을 도입했으나, 1962년부터 삼군 항공기 제식번호 통일체계가 도입되면서 F-4C로 제식번호를 변경했다. 공군 형상은 특이하게 후방석에 레이더 요격장교가 탑승한 해군/해병대용 사양과 달리 무장 관리장교가 탑승하며, 후방석도 제한적인 조종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미 공군은 베트남 전쟁 중인 1965년부터 태국에 일부 기체를 배치했으며, 1966년 4월 26일자로 북 베트남 군의 MiG-21을 격추하며 첫 F-4C의 격추기록이 수립됐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24일에는 베트남 군 지대공 미사일에 한 대가 격추되고, 1966년 10월 5일에는 베트남 군 MiG-21에 한 대가 격추되면서 각각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된 첫 미군 전투기, 적기에 격추당한 첫 미군 제트기의 오명을 안기도 했다. 특히 초창기 기체는 주익 내부의 연료탱크 누출 현상이 자주 발생해 문제가 됐는데, 이 때문에 각 기체는 매 비행 후 연료탱크 밀봉작업을 해야 했을 뿐 아니라 85대는 외부 윙립(wing rip)에 금이 가는 현상까지 발견됐다. 미 공군은 1965년 10월 30일부로 정찰용 기체인 RF-4C를 처음 베트남에 투입했으며, 이 때부터 RF-4C는 초고속으로 적지에 투입되어 우군이 폭격임무를 실시하기 전 사전 정찰과 촬영을 실시하는 위험한 임무를 소화해냈다.
미공군 최초의 에이스인 조종사 리치 대위(좌)와 최다 격추기록의 무장관리장교 드벨뷰 대위(우) <출처: 미 공군>
미 공군은 기본적으로 F-4C를 제공권 장악용 기체로 활용했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라오스나 북 베트남에서 폭격임무에 투입했을 뿐 아니라 리퍼블릭(Republic)사의 F-105 썬더치프(Thunderchief)가 임무 수행 중 격추되는 숫자가 늘자 팬텀 II를 대체로 투입하면서 폭격임무 소화 빈도가 크게 늘기도 했었다. 미 공군은 1965년부터 1973년까지 총 16개의 팬텀 II 전투비행대대를 베트남에 전개했으며, 절정이었던 1972년에는 총 353대의 팬텀 II가 인근 태국에 주둔하며 베트남 전쟁 임무를 수행했다. 미 공군은 전쟁 기간 중 총 445대의 팬텀을 상실했으며, 이 중 193대는 북 베트남 폭격임무 중 적 전투기나 방공자산에 격추당했다. 미 공군에서는 스티브 리치(Richard Stephen Ritchie, 1942~) 대위(훗날 준장으로 예편)가 1972년 8월 28일자로 첫 에이스가 되었으며, 최다 격추기록은 무장 관리장교(WSO)이던 찰스 드벨뷰(Charles B. DeBellevue, 1945~) 대위(대령 예편)가 미그기 6대를 격추하면서 수립했다.
미 공군 주 방위군 소속 F-4 팬텀의 모습. <출처: 미 공군>
미국은 1960년대 중반부터 팬텀 II를 해외 수출하기 시작했으며, 총 11개국에 수출되었다. 팬텀 II를 운용했거나 운용 중인 국가는 오스트레일리아, 이집트, 독일, 그리스, 이란, 이스라엘, 일본, 대한민국, 스페인, 터키, 영국이었다. 2015년을 기준으로 현재까지 운용 중인 국가는 이집트, 그리스, 이란, 일본, 대한민국, 터키뿐이다. F-4 시리즈는 총 5,195대가 양산되었다.
이스라엘
최초로 팬텀의 해외 수출이 이루어진 이스라엘은 미 공군이 운용하던 중고 기체를 우선 도입했으며, 이후 F-4E형과 정찰기인 RF-4E를 1969년부터 도입했다. 1970년대에는 “피스 에코(Peace Echo) V”사업과 “니켈 그라스(Nickel Grass)” 사업으로 팬텀 II를 추가로 도입했으며, 1969년 3차 중동전쟁(6일 전쟁) 후에 발발한 소모전쟁(War of Attrition) 때 처음 투입되어 활약했다.
이스라엘 공군의 F-4 팬텀II <출처: IDF>
이스라엘 공군은 1980년대에 팬텀 II에 대한 현대화 작업을 실시해 “쿠르나스 2000”으로 명명하며 항전장비를 모두 교체했으나, 대부분의 기체는 F-15i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2004년까지 전량이 퇴역했다.
이집트
이집트 공군은 1969년 소모전쟁과 1973년 4차 중동전(욤 키푸르 전쟁)을 치르면서 이스라엘 공군의 F-4를 처음 상대했으며, 특히 폭격기로써 F-4의 능력에 크게 매료됐다. 4차 중동전쟁 이후 성립된 캠프 데이비드 협정(1978)에 따라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1979년 3월 26일자로 평화협정에 서명했으며,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수교하는 조건으로 미 국무부로부터 대규모의 해외군사원조차관(FMF: Foreign Military Financing)을 매 년 수령하게 되었다. FMF는 기본적으로 미제 무기를 구입할 경우 미 국무부가 대행하여 구입해주는 형태이므로 자연스럽게 소련이 장악하고 있던 이집트의 무기체계는 미제 위주로 변화하게 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원래 이집트에 50대 가량의 F-5를 공여할 예정이었으나, 이집트가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체결하면서 이스라엘과 수교하자 사우디 측에서 이를 취소했다. 이에 따라 이집트 정부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소련제 MiG-21, 신형 MiG-23 등을 미국에 제공하는 대신 미측은 이집트에 신형 전투기를 판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집트 공군의 F-4E 전투기 <출처: 미 공군>
이후 미국과 이집트 간에 ‘피스 파라오(Peace Paraoh)’ 협정이 체결되자 미 정부는 미 공군이 운용하던 중고 F-4E형 35대와 스패로우, 사이드와인더, 매버릭 미사일을 $5억 9,400만 달러로 이집트에 제공했다. 하지만 미제 기체는 소련제보다 유지관리가 어려웠기 때문에 1982년을 기준으로 이집트 공군 F-4의 가동률은 26% 미만에 불과했다. 1990년까지 이집트는 총 3대의 F-4를 상실했으나 곧 동일 대수의 기체를 새로 구입해 채워 넣었다. 현재에도 이집트 공군 제 222 비행연대 예하의 2개 비행대대에서 F-4가 운용 중이다.
이란
이란은 미국의 우방 시절이던 팔레비(Pahlavi) 왕조 때 기체가 도입되었으며, 1960년대부터 F-4D, F-4E, RF-4E형을 합쳐 도합 225대를 인도받았다. 이란의 팬텀 II는 이란 이슬람 혁명 뒤에도 계속 이란 이슬람 공화국 공군 소속으로 운용되며 이란-이라크 전쟁 때 이라크 군을 상대로 활약했다. 당시 예비 부품이나 후속 군수지원이 끊긴 상태였기 때문에 대부분 이란 국내 기술을 이용해 예비부품 조달과 정비 문제를 해결했다.
이란 공군의 F-4 팬텀II <출처: 이란 공군>
1984년에는 사우디 공군의 F-15와 격돌해 두 대가 격추당하기도 했으나, 이란군 F-4는 2014년에도 동부 이라크의 디얄라(Diyala) 주에 투입되어 ISIS를 상대로 폭격을 실시한 것이 확인됐으므로 여전히 현역으로 운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독일
독일 공군, 통칭 루프트바페(Luftwaffe)는 1969년 정찰용 사양인 RF-4E를 최초 도입하여 1971년까지 총 88대를 인도받았다. 하지만 1982년에 정찰용으로 비무장 상태이던 RF-4E 일부에 지상공격능력을 추가하여 1994년까지 운용한 바 있다. 그 외에 1973년 “피스 라인(Peace Rhine)” 사업을 통해 F-4E를 단순화 한 형상인 F-4F를 도입했다. F-4F는 AIM-120 암람(AMRAAM) 미사일을 운용했지만, 기본적으로 F-4F 자체가 다운그레이드 형상이었기 때문에 탑재된 피아식별장치(IFF) 성능이 약해 제대로 운용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따라 통상 공중 조기경보 통제기(AWACS)가 표적 탐지 및 식별을 대신했다.
F-4F ICE 팬텀II의 편대비행 모습 <출처: 미 해군>
독일은 1983년 전투 효율성 향상 프로그램, 통칭 ICE(Improved Combat Efficiency) 사업을 통해 110대의 F-4F를 개량했으며, 1992년부터 실전에 배치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발트 연안 공중 치안 유지 활동(Air Policing)에 2012년까지 투입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F-4F가 이 무렵부터 퇴역을 실시해 2013년 6월 29일에 29대가 퇴역함과 동시에 전 F-4F가 도태되었다. F-4F는 1973년 8월 첫 실전 배치 때부터 2013년 퇴역 때까지 총 279,000시간을 비행했다.
오스트레일리아
맥도넬은 1963년 3월부로 오스트레일리아 왕립공군(RAAF)에 F-4C 개량형인 98DX를 제안했으며, 해당 기체에는 프랑스 스네크마(SNECMA)의 아타르(Atar) 9 엔진을 장착했다. 이는 호주가 이미 미라주(Mirage) III에 채택한 엔진이었기 때문에 군수지원 및 정비소요 부담을 덜어주려는 목적이었으나, 워낙 J79 엔진보다 성능이 떨어졌기 때문에 호주 측은 F-111 아드바크(Aardvark)를 선택했다.
앰벌리 공군기지의 호주공군 소속 F-4E 전투기 <출처: Kurt Finger / Wikimedia>
F-111의 개발이 계속 지연되면서 1974년까지 인도가 불가능해지자 가용 전투기 자산이 부족해진 호주 공군은 F-4E 도입을 고려하게 되었으며, 결국 피스 리프(Peace Reef) 사업을 통해 1970년 6월부로 계약이 체결되어 24대가 호주 공군에 인도됐다. 하지만 F-111C 개발이 궤도에 들어서자 1972년 10월부로 F-4E 6대를 다시 미국에 반환했으며, 11월에는 5대를 추가로 반납했다. 1973년 6월, F-111C 첫 인도 분이 호주에 들어오자 호주 공군은 잔여 F-4E도 모두 미 공군에 재판매 했다. 호주가 F-4E를 운용한 짧은 기간 중인 1971년 6월 16일, 한 대의 팬텀(69-7203)이 야간 폭격 연습 중 추락했다.
그리스
그리스 공군은 1971년부터 F-4E를 도입했으며, 1990년대에는 독일 공군과 미 공군 주 방위군으로부터 중고 기체를 추가로 도입했다. 1997년에는 39대 기체에 대해 업그레이드를 실시해 “피스 이카루스(Peace Icarus) 2000” 사업으로 기체를 개량했다.
2016년 에어타투 에어쇼에 참가하기 위해 비행중인 그리스 공군 소속 F-4E <출처: 그리스 공군>
총 34대의 기체는 2013년부터 F-4E-PI2000로 명명되어 제 338, 399비행대대에 배치되었고, 12대의 RF-4E는 제 348 비행대대에 배치되었다. 하지만 그리스 공군은 2017년 5월부로 RF-4E 정찰기를 전량 퇴역시켰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피스 이카루스 2000사업을 거친 F-4E-PI2000 <출처: 그리스 공군>
터키
터키 공군은 1974년 40대의 F-4를 도입했으며, 이후 32대의 4E형과 8대의 RF-4E를 “피스 다이아몬드(Peace Diamond) III”사업을 통해 도입했다. 그리고 1987년에는 “피스 다이아몬드 V” 사업으로 미 공군의 중고 기체 40대를 도입했으며, 1991년에는 미 공군 주 방위대 기체 40대를 더 도입했다. 1992년에는 독일공군에서 퇴역한 RF-4E 32대를 추가로 도입했다. 터키는 1995년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에 의뢰해 이스라엘 공군이 F-4E에 대해 업그레이드를 실시한 “쿠르나스(Kurnass)”와 유사한 사양으로 업그레이드를 실시해 총 54대가 F-4E 2020 터미네이터(Terminator)로 명명됐다.
2014년 이거 라이언(Eager Lion) 훈련에 참가한 터키 공군의 F-4 <출처: 미 공군>
2012년 6월 22일, 터키 공군의 RF-4E 한 대가 시리아 국경을 정찰하던 중 시리아 군의 방공자산에 격추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ISIS와 시리아 내전 초기에 발생한 사건으로, 터키는 당시 국제 공역 상에서 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시리아는 해당 기체가 시리아 영공을 침입해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터키는 이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자격으로 ‘공동 대응”을 촉구했으나, 사태가 유럽으로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은 회원국들의 소극적인 반응 때문에 무산된 바 있었다. 터키 공군은 현재에도 F-4를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공군 소속 F-4 팬텀의 모습. 조종석이 둘로 분할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며, 형상에 따라 후방석은 레이더 요격장교의 역할을 맡거나 무장 관리장교의 역할을 수행한다. <출처: 미 공군/Senior Airman Nicole Sikorski>
영국
영국 역시 대량으로 F-4를 도입한 국가다. 영국 왕립해군(The Royal Navy: RN)과 왕립공군(The Royal Air Force: RAF)은 면허생산을 실시하면서 롤스-로이스(Rolls-Royce)제 ‘스페이(Spey)’ 엔진과 영국산 항전장비를 장착했으며, 해당 기체는 F-4K와 F-4M으로 제식번호를 지정했다.
F-4K 팬텀 초도기가 세인트 루이스의 맥도널 생산시설에서 출고되어 비행중이다. <출처: 미 해군>
영국 왕립공군은 전투기 겸 지상공격 용도의 F-4는 팬텀 FG.1으로, 전투기, 지상공격기, 정찰기를 겸한 기체는 팬텀 FGR.2로 명명했다. 영국은 1982년 포클랜드(Falkland) 전쟁 당시에도 팬텀 FGR.2를 운용하는 제 29 비행대대를 대서양의 어센션(Ascension) 제도에 배치하고 도서 방위를 실시했으며, 전쟁 이후에 업그레이드 형상인 F-4J가 포클랜드에 전개되기도 했었다.
팬텀 FG.1 <출처: 영국 국방부>
대부분의 영국군 팬텀 II는 1980년대 말, 파나비아(Panavia) 사의 토네이도(Tornado) F3와 임무를 교대하면서 순차 퇴역했고, 1992년 10월, 제 84 비행대대가 해체되면서 공식적으로 모든 팬텀 시리즈가 도태됐다.
팬텀 FGR.2 <출처: Rob Schleiffert / Flickr>
일본
F-4EJ 카이 팬텀II 전투기 <출처: Toshi Aoki - JP Spotters>
일본은 1968년부터 대한민국 공군이 F-4D를 도입하기 시작하자 면허생산 형태로 F-4E형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三菱重工業)은 전수방위원칙(專守防衛原則)에 입각하여 지상공격 능력을 제거한 전천후 복좌형으로 140대(미쓰비시가 138대를 생산)를 제작했다.
항공자위대의 RF-4EJ 팬텀 정찰기 <출처: Public Domain>
일본은 이후 F-4E에 AN/APG-66J 펄스-도플러 레이더를 설치하고, 항전장비를 일제 장비로 교체했으며, ASM-1 대함미사일을 비롯한 공대지/공대함 능력을 확충한 개량형을 F-4EJ ‘카이(改: 개량형이라는 뜻)’ 팬텀으로 명명했고, 소량의 기체는 전자전 대응(ECM: Electronic Countermeasure) 훈련용으로 개조하여 RF-4EJ로 명명했다.
항공 자위대 이바라키현 햐쿠리(百里) 공군기지의 F-4와 RF-4 <출처: 유튜브>
대한민국
대한민국 공군은 1969년 8월 29일 F-4D 팬텀II을 대구기지로 가져옴으로써 일본보다도 먼저 팬텀 보유국이 되었다. 사진은 국민들의 방위성금으로 추가로 도입된 방위성금헌납기이다. <출처: 미 공군>
대한민국에는 베트남전 참전에 따른 안보공백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피스 스펙테이터(Peace Spectator)” 사업을 통해 1968년부터 중고 F-4D 18대와 남 베트남 공화국이 운용하던 노스롭(Northrop) F-5A 36대가 도입됐다. 대한민국은 1988년까지 “피스 스펙테이터” 사업으로 도입된 F-4D 외에도 “피스 페전트(Peace Phesant) II” 사업을 통해 미 공군의 중고 F-4E와 새로 제작한 F-4E를 동시에 도입했다. 특히 우리 공군이 팬텀 II를 보유하게 된 것은 공군의 전력이 북한뿐 아니라 동북아의 주변국가에 비해서도 크게 뒤쳐졌으므로 박정희 정권에서 미국에 F-4의 수출을 강력하게 요구한 결과물이기도 했다.
대한민국 공군의 F-4E 팬텀II 전투기로 1979년 촬영된 사진이다. <출처: 미 공군>
특히 1968년에 터진 푸에블로(USS Pueblo)함 납치사건과 김신조의 청와대 기습사건으로 한반도의 안보위기가 심각하게 고조되자 대한민국 정부는 팬텀 II가 판매되지 않을 경우 베트남 철군을 단행하겠다고 통고했고, 이에 미국이 팬텀 II에 대한 수출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하며 1968년 4월 18일에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F-4D 기종의 임대 계약이 결정됐다.
퇴역을 즈음하여 비행중인 F-4D 편대 <출처: 대한민국 공군>
F-4D형은 1989년까지 총 92대가 한국으로 인도되어 미국 외 국가 중에서 D형의 최대 운용국이 되었다. F-4D는 2010년까지 41년간 대한민국의 영공을 수호하다 F-15K의 도입에 따라 단계적으로 도태됐다. F-4D의 최종 기체는 2010년 6월 16일, 제151 전투비행대대 해체와 함께 대구에서 퇴역했다. 하지만 1970년대 후반에 약 103대가 도입된 F-4E는 현재에도 제 17 전투비행단에서 운용 중이며, 현재 계획으로는 2024년까지 전부 퇴역시킬 예정에 있다. 대한민국 공군은 D, E형을 합해 총 216대의 기체를 운용했다.
AGM-142 팝아이 미사일을 장착하고 이륙중인 F-4E 팬텀. F-4E는 F-35가 도입되면 퇴역할 예정이다. <출처: 대한민국 공군>
[공군기종 백과사전] F-4E Phantom '하늘의 도깨비' <출처: 대한민국 공군>
파생형
F-4A: 최초 양산기인 F4H-1에서 재(再)지정된 제식번호. J79-GE-2/2A 엔진이 장착된 사전 양산모델로, 총 45대가 생산됐다.
F-4A 팬텀II <출처: 미 해군>
F-4B: 미 해군 및 해병대용 기체. 최초 양산 배치(Batch)로, J79-GE-8 엔진이 장착됐다. 복좌식으로, 전방석은 조종사, 후방석은 레이더 요격장교(Radar Interception Officer, RIO)가 탑승했다.
아메리카 항모에 배치된 F-4B 팬텀II 함상전투기 <출처: 미 해군>
F-4C: 미 공군용 형상으로, 최초 F-110A로 스펙터(Spectre)로 명명되었으며 J79-GE-15엔진이 설치됐다. 총 635대가 양산됐다. 최초 전, 후방석 모두 동일한 조종석으로 제작했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후방석에는 무장 및 표적체계 관리장교(Weapon Systems Officer, WSO) 임무가 부여되었다.
미 공군 연방 박물관에 전시 중인 F-4C 팬텀 II의 모습. <출처: 미 공군>
F-4D: F-4C에 기반한 모델이지만 미 공군에서 지정한 항전 장비가 설치됐다. 총 773대가 양산됐으며 F-4 전 형상 중 가장 많이 양산 및 수출이 된 기체다.
1972년 베트남 상공을 비행중인 F-4D 팬텀II 편대 <출처: 미 공군>
F-4E: 미 공군 요청으로 리딩 엣지와 레이더를 개량하고, J-79-GE-17엔진으로 교체됐다. 또한 20mm 내장 기관포가 기본사양으로 동체에 설치되었다.
대한민국 공군의 F-4E 팬텀II <출처: 대한민국 공군>
F-4E “2020 터미네이터(Terminator)”: 이스라엘 IAI사가 이스라엘 공군(IAF)의 F-4 쿠르나스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한 터키 공군용 F-4E 형상. 주익이 강화되었고, 내부의 20km에 달하는 전선을 교체했으며, 유압장치와 공압장치를 교환했다. 특히 항전장비가 대대적으로 교환되어 조종석의 MFD 스크린이 카이저(Kaiser) 엘롭(El-Op) 976 광각 HUD로 교체됐고, 조종간도 HOTAS(Hands-On-Throttle-and-Stick)로 바뀌었으며, 임무 컴퓨터, GPS/INS를 비롯한 항법체계, UHF 및 IFF 패키지, EL/L-8222 ECM 포드, AN/ALQ-178V3, 레이더 경고 수신기(RWR) 등이 대대적으로 추가되거나 교체되었다. 무장으로도 AGM-142 팝아이(Popeye) 뿐 아니라 AGM-65D/G 매버릭 미사일, AGM-88 HARM, GBU-8 HOBOS, GBU-10/12 페이브웨이 II 폭탄, 클러스터 폭탄 등도 통합되었다.
터키공군의 F-4E "2020 터미네이터" <출처: 터키 공군>
F-4F: 독일 수출용 형상. 제공권 장악용으로 제작됐으며, 총 175대가 양산됐다.
독일 공군의 F-4F 전투기 <출처: 독일 공군>
F-4G 와일드 위즐(Wild Weasel) V: 적 방공망 제압(SEAD: Suppression of Enemy Air Defense)용 형상으로, 미 공군이 F-4E를 베이스로 삼아 레이더와 항전장비를 개량했다.
1991년 걸프전에 참가한 F-4G 와일드 위즐 전투기 <출처: 미 공군>
F-4J/S: 미 해군용 형상. J79-GE-10 엔진이 설치됐으며, 주익과 미익을 재설계했다. F-4J는 F-4S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또한 AN/APG-59 펄스 도플러 레이더가 설치되고, 하방탐지/하방공격(Lookdown/Shoot down) 능력을 갖춘 AN/AWG-10 화력통제 체계가 추가되었으며, 대형 랜딩기어 바퀴와 에일러론, 미익 등이 변화되었다. 사출좌석 또한 제로-제로(zero-zero) 이젝션 시트(Ejection Seat)로 교체되었다. 초도 비행은 1966년 5월에 실시되었으며, 총 522대가 제작됐다.
제103 전투비행대대(VF-103) 소속의 F-4S 팬텀II 함상전투기 <출처: 미 해군>
F-4K: 영국 왕립해군(RN)용으로 제작된 형상으로, 분류명은 팬텀 FG.1이다. 롤스-로이스 사의 스페이(Spey) 터보 팬 엔진이 장착되었다. 기체 자체는 F-4J에 기반하고 있다. 총 52대가 양산됐다.
F-4K 함상전투기 <출처: 미 해군>
F-4M: 영국 왕립공군(RAF)용으로 제작된 형상. 영국의 분류명은 팬텀 FGR.2이다. 마찬가지로 스페이 터보 팬 엔진을 장착했다. 총 118대가 양산됐다.
소련 Tu-95 폭격기를 요격하는 F-4M <출처: 영국 국방부>
F-4N: 미 해군 및 해병대용 F-4B의 업그레이드 형상.
F-4N 팬텀II 함상전투기. 2차 세계대전 중 대일(對日) 의지를 다지는 의미로 '가라앉는 태양'을 상징한 '선다우너즈(Sundowners)' 도장이 미익에 입혀져 있다. <출처: 미 해군>
F-4EJ: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에서 면허생산을 한 F-4E 형상. 전수방위원칙에 의거해 공세능력으로 간주되는 공대지 능력이나 공중 급유, 특수목적 폭탄 장착 능력을 제거했다. 총 140대가 주문되어 2대는 맥도넬이, 138대는 미쓰비시가 현지 생산했다. 대부분의 항전장비류는 일제로 대체되어 설치됐다.
F-4EJ 팬텀II <출처: Rob Schleiffert / Flickr>
F-4EJ 카이(改) 팬텀: 항공자위대가 F-15J를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F-4EJ의 임무가 변경되어 개량한 기체. ‘카이’는 개량형을 의미하며, AN/APG-66J 펄스 도플러 레이더가 장착되고, J/APR-6 레이더 추적경보 수신기가 추가되었을 뿐 아니라 ASM-1, 2 공대함 미사일이 통합되었다.
F-4EJ 카이 팬텀II <출처: Jerry Gunner / Flickr>
RF-4EJ: F-4EJ를 전자전 대응 훈련용 및 정찰용으로 개량한 항공자위대용 기체.
F-4X: 마하 3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 정찰기용 형상 제안으로, 물 분사(water injection) 엔진을 채택할 예정이었다.
F-4X의 모크업 모델 <출처: Public Domain>
RF-4B: 미 해병대용 전술 정찰기. 총 46대가 생산됐다.
미 해병대의 RF-4B 정찰기 <출처: 미 해군>
RF-4C: 미 공군용 전술 정찰기. 총 499대가 양산됐다.
RF-4C 정찰기 <출처: 미 공군>
RF-4E: 정찰용 포드가 장착되고 촬영장비가 설치된 전술 정찰기 형상.
독일 공군의 RF-4E 정찰기 <출처: Rob Schleiffert / Flickr>
QF-4/B/E/G/N/S: 퇴역한 F-4를 미 공군, 해군, 해병대에서 표적용 무인기로 개조한 형상. 현재에는 대부분이 F-16을 무인기로 개조한 QF-16과 교대했다.
F-22 랩터와 함께 주기 중인 QF-4의 모습. 해당 QF-4는 미 제 82 공중 표적 비행대대 소속으로, 표적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무인화한 기체다. <출처: 미 공군/Technical Sgt. John Hoffman)>
QRF-4C: 퇴역한 F-4를 미 공군, 미 해군, 미 해병대에서 무장 투발 및 방어체계용으로 연구하기 위해 무인화한 형상.
QRF-4C 무인기 <출처: 미 공군>
F-100A: 미 공군에서 F-4C형에 대해 최초 지정했었던 제식번호.
F-4 “쿠르나스(Kurnass)”: 이스라엘 공군용 F-4E 형상. 공중급유가 가능해졌으며 ECM이 설치됐다. 이후 항전장비를 개량하면서 “쿠르나스 2000”으로 명명하면서 APG-76 레이더와 항전장비를 교체하고, 기체 기골보강 및 엔진 개량(PW1200)을 실시했다. 하지만 비용 문제 때문에 PW-1200엔진이 최종적으로 채택되지는 않았다.
RF-4 “오레프(Orev)”: 이스라엘 공군용 RF-4E 정찰기 형상.
RF-4 오레프 정찰기 <출처: Public Domain>
C.12: 미 공군이 운용하던 F-4C를 스페인 공군에 수출하면서 붙은 제식번호.
C.12로도 분류되는 스페인 공군형 F-4C 전투기 <출처: Public Domain>
CR.12: 미 공군이 운용하던 RF-4C를 스페인 공군에 수출하면서 붙은 제식번호.
CR.12로 분류되는 스페인 공군형 RF-4C 정찰기 <출처: Public Domain>
제원
- 종류: 요격기/전폭기 - 제조사: 맥도넬-더글러스(McDonnell-Douglas, 1960~1981, 1997년 보잉[Boeing]에 합병) - 승무원: 2명 - 전장: 19.2m - 전고: 5.02m - 날개면적: 49.2㎡ - 자체중량: 13,757kg - 총 중량: 18,825kg - 최대이륙중량: 28,030kg - 최대착륙중량: 16,706kg - 최대연료량: 7,550 리터(내장 탱크) - 추력: 11,905파운드 GE J79-GE-17A 애프터버너 터보 팬 엔진 x 2 (A/B시 17,845파운드) - 최고속도: 마하 2.23 (시속 2,370km/h) - 순항속도: 940km/h - 항속거리: 3,185km - 전투반경: 680km - 페리범위: 2,699km - 실용상승한도: 18,300m - 상승률: 210m/s - 종횡비: 2.77 - 양항비: 8.58 - 익면하중: 380kg/㎡ - 주력대비중량: 0.58 (최대이륙중량 기준) - 이륙활주거리: 1,370m (24,410kg 시) - 착륙활주거리: 1,120m (16,706kg 시) - 기본 무장: 20mm M61A1 회전식 기관총 X 640발 (F-4E) - 무장: ㄴ AIM-9 사이드와인더(Sidewinder) 공대공 미사일 X 4 (날개 파일런 장착) ㄴ AIM-7 스패로우(Sparrow) 중거리 반(反)능동 레이더 추적 공대공 미사일 X 4 ㄴ AGM-65 매버릭(Maverick) 공대지 미사일 X 8 ㄴ AGM-62 월아이(Walleye) TV 유도식 활공 폭탄 X 4 ㄴ AGM-45 슈라이크(Shrike) 대방사 유도탄 X 4 ㄴ AGM-88 고속 대방사 미사일(HARM) X 4 ㄴ AGM-78 스탠다드 방사 미사일(ARM) X 4 ㄴ AGM-142 팝아이(Popeye) 1 미사일 ㄴ GBU-15 유도폭탄 X 4 ㄴ Mk. 82 무유도 저항력 폭탄 X 18 ㄴ GBU-12 페이브웨이(Paveway) II 레이저 유도식 폭탄 X 18 ㄴ Mk.84(BLU-117) 폭탄 X 5 ㄴ GBU-10 페이브웨이 II 레이저 유도식 폭탄 X 5 ㄴ GBU-14 폭탄 X 5 ㄴ CBU-87 클러스터 폭탄 X 18 ㄴ CBU-89 항공 투하식 대전차/대인 살포 지뢰 X 18 ㄴ CBU-58 클러스터 폭탄 X 18 ㄴ 스카이플래시(Skyflash)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X 4 (왕립공군) ㄴ 파이슨(Python) 공대공 미사일 X 4 (이스라엘 공군) ㄴ AIM-120 AMRAAM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X 8 (독일 공군) ㄴ AAM-3 적외선 공대공 미사일 X 4 (항공자위대) ㄴ SUU-23/A 23mm 기관총 포드 ㄴ B28EX / B61/ B43/ B57 원자탄 - 대당 가격: $240만 달러 (1965sus 기준, F-4E 가격)
저자 소개
윤상용 | 군사 칼럼니스트 예비역 대위로 현재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머서스버그 아카데미(Mercersburg Academy) 및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통역사관 2기로 임관하여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 전속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미 육군성에서 수여하는 육군근무유공훈장(Army Achievement Medal)을 수훈했다. 주간 경제지인 《이코노믹 리뷰》에 칼럼 ‘밀리터리 노트’를 연재 중이며, 역서로는 『명장의 코드』, 『영화 속의 국제정치』(공역), 『아메리칸 스나이퍼』(공역)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