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의 미사일 방어체계
동북아 무기열전 (6) 구공산권도 사활을 건 핵미사일 방어무기
현대전에서 미사일이 갖는 위력이 커짐에 따라 이를 방어하는 방패에 해당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도 적극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특히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가의 핵심시설을 지키겠다는 미사일 방어체계는 미소를 중심으로 이미 50년대부터 개발이 시작되었다. 과거에는 요격용 미사일에는 핵탄두를 장착하여 경로상에서 폭발시킴으로써 요격하는 방식을 채택했었다. 그러나 ABM 조약 체결이후 직접충격방식의 요격미사일이 주류를 이루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다.
러시아의 미사일 방어체계
세계 최초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Anti Ballistic Missile)는 소련에서 개발한 ‘시스템A’였다. 탄도미사일 요격의 개념실증체계였던 시스템A는 1956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어 1961년 R-12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요격함으로써 개발에 성공했다. 시스템A는 두나이-2 레이더(NATO명: 헨 루스트)와 RTN 호밍 레이더(NATO명: 헨 에그) 3개와 RSV-PR 탄도탄 레이더(NATO명: 헨 네스트)로 구성되며, 요격미사일로는 V-1000 미사일이 채용되었다.
시스템A가 성공하자, 이것의 실전배치체계인 A-35가 개발되었다. 계획은 원대했다. 전국에 조기경보레이더 8개를 설치하며 모스크바 인근 32개소에 요격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것이었다. 한편 다탄두를 사용해 다수의 목표를 공격하는 MIRV가 등장하자 기존의 V-1000 미사일로는 부족했다. 이에 따라 A-350(ABM-1 '갈로쉬(Galosh)' 또는 러시아 분류명 5B61) 미사일이 개발되었다. ABM-1은 대기권 밖에서 미국의 핵미사일을 요격하는데, 핵탄두를 채용했다는 점이 커다란 특징이었다.
그러나 미사일 방어체계의 개발은 새로운 난관을 맞이했다. 바로 1972년의 ABM 조약이다. 이 조약을 통하여 미국과 소련은 ABM을 개발하지 않기로 하였다. 즉, 서로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ABM 개발을 상호간에 중단함으로써 군비를 축소하겠다는 것이었다. ABM 조약에 의해 A-35 시스템의 개발은 중단되지는 않았지만 크게 축소되었으며, 결과 A-35는 두나이-3(NATO명: 도그 하우스)와 두나이-3U(NATO명: 캣 하우스)의 레이더 2대와 미사일기지 4개소의 A-350Zh 미사일 64발로 구성되었다.
한편 1978년 A-35는 교체작업이 이루어져 A-35M이 모스크바 일대에 배치되었다. A-35M에서는 새롭게 교체된 두나이-3M 레이더와 A350R 미사일이 주축이 되었다. A-35M은 1990년대 중반 차세대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인 A-135가 배치되기 전까진 소련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의 주축이 되었다.
A-135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현재 러시아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는 A-135이다. A-135는 5N20N 던-2N(NATO명: 필박스) 초대형 위상배열레이더와 함께, 단거리요격용 53T6 대기권내 미사일(NATO명: SH-08 가젤, ABM-3) 64발과 장거리 51T6 외기권 미사일(NATO명: SH-11 고르곤, ABM-4) 36발로 구성된다. 요격범위는 120km 상공의 아래는 53T6 미사일이, 120km 이상은 51T6 미사일이 요격을 담당한다. 요격 미사일은 모두 핵탄두를 장착하는데, 일반의 고폭탄두에 비하여 요격확률이 높다는 장점에 반하여 부수적 피해가 크다는 단점도 있다.
A-135는 1995년에 처음으로 작전배치가 되었으나 시스템이 완전히 완성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2002년 미국이 ABM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함에 따라 A-135는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한편 2007년까지 러시아는 장거리요격용 51T6미사일을 모두 퇴역시켰는데, 이는 미사일이 운용수명에 도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후 53T6만이 유일한 ICBM 요격용 미사일로 사용되어 왔는데, 모스크바의 방공능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러시아는 S-400 대공미사일을 추가로 배치하고 있다. 한편 현재 A-135를 현대화한 A-235 시스템도 개발중에 있다.
S-300 · S-400 미사일
S-300은 소련이 1979년부터 실전배치한 장거리 지대공미사일로 적 항공기나 순항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미사일로 개발되었다. 방공군용으로 알마즈 설계국에서 개발한 S-300P(NATO명: SA-10 그럼블)은 미군 폭격기의 저공침투에 대응하여 지령유도방식을 채택하다가, S-300PM형부터 미군의 패트리어트와 유사한 TVM 유도방식을 채용하였다.
한편 육군 야전방공부대용으로 안테이 설계국에서 개발된 S-300V(NATO명: SA-12 글래디에이터/자이언트)은 P형과는 다르게 적기요격능력은 물론 탄도탄 방어능력까지 갖추도록 설계되었다. S-300V는 단거리요격용 9M83 미사일(NATO명: SA-12 글래디에이터)과 장거리 요격용 9M82 미사일(NATO명: SA-12 자이언트)로 구성된다. V계열의 가장 최신형인 S-300VM는 가장 뛰어난 탄도탄 요격능력을 가진 야전방공시스템으로 미제 PAC-3보다도 우수하다고 러시아측은 주장한다.
한편 S-300 미사일에서 PM계열과 VM계열의 장점만을 모아서 만든 새로운 대공미사일이 바로 S-400(NATO명: SA-21 그라울러)이다. S-400은 미군의 탄도미사일과 스텔스기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대출력 레이더로 무려 700km에서도 탐지가 가능하며 ECCM(Electronic Counter-CounterMeasure)을 탑재하여 전자전 공격에도 대응할 수 있다. 특히 뛰어난 자동교전능력을 자랑하는데, 최대 300개의 표적을 포착하여 그 중 70개를 추적하며 표적의 종류·항적·속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결정하여 자동적으로 24개 표적을 지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사일로는 단거리용 9M96 미사일과 장거리용 48N6E 미사일의 2가지를 운용한다. 2종의 미사일 사이에는 운용호환성도 높아서, 1개의 48N6E 발사관에 4발의 9M96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2015년부터는 더욱 사거리와 요격고도가 높아진 40N6 미사일이 배치되었으며, 이에 따라 S-400은 최대사거리 400km, 최대고도는 185km까지 요격이 가능해졌다.
S-400은 스텔스 전투기의 요격이 가능하다며 러시아 측은 성능을 과시하고 있으나 실전결과는 이와 다르다. 최근 이스라엘방위군은 시리아 공습에 F-35를 투입했다고 밝혔는데, 이를 요격하기 위해 S-400시스템에서 백여발 이상의 미사일이 발사되었으나 명중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24개의 S-400 방공연대(48개 대대)를 운용하고 있다고 한다.
S-500 미사일
S-500은 현용 A-135 탄도탄 방어시스템을 교체하는 신형 요격미사일로, 미국의 THAAD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이 시스템이다. S-500은 S-400보다 더욱 상층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로, 현재 알려진 사양으로는 약 180~200km를 요격할 수 있다고 한다. 사정거리도 S-400은 약 400km였던데 반해 S-500에서는 600km로 늘어났다.
시스템은 크게 2종류의 목표를 교전하는데, 우선 탄도탄이나 순항유도탄 등 미사일의 요격을 위해서는 77N6 계열 미사일이 사용된다. 스텔스 전투기·폭격기를 포함하는 항공기 요격용으로는 48N6 계열 미사일에 더하여 최근에는 40N6 계열이 사용된다. 저고도 요격용으로는 9M96이나 9M100 계열의 작은 미사일들이 사용된다. 현재 S-500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예산이 할당되어 2020년부터 생산될 예정이다.
중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중국은 냉전시절 초기부터 탄도미사일 방어능력의 확보를 위해 노력했지만, 실제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최근 일이었다. 특히 DN 계열 등 대위성·탄도탄요격 미사일이 개발되면서 이런 능력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중국은 2010년에 이어 2013년에도 외기권에서 탄도탄 요격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시험에 성공한 국가가 되었다.
중국은 자국산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로부터 S-400 미사일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8년 4월에 첫 물량를 인수받았다. 정확한 도입분량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4~6개의 방공연대를 구성할 분량을 도입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DN-3 탄도탄 요격 미사일
중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위성과 탄도탄 요격용 미사일을 개발해왔는데, 그 정체는 바로 DN-3(动能-3, Dong Neng-3)미사일이었다. DN-3은 콰이쪼(快舟, Kuaizhou,KZ)-11 우주발사로켓을 활용하는 미사일로, 이미 2010년 1월 11일 대기권 밖에서 요격에 성공한 바 있다. 요격방식은 직접충돌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SM-3 미사일에 해당하는 요격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8년 2월 5일에도 DN-3 미사일의 요격시험을 성공리에 실시한 바 있는데, 인도의 아그니-V 탄도미사일의 5차 시험발사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HQ-9/HQ-16 대공미사일
훙치-9(红旗-9, HQ-9)은 러시아 S-300P 미사일의 중국제 카피판이며, HQ-16은 러시아제 9K317 "북-M2"(NATO명: SA-17 그리즐리)의 복제품이다. 초기 HQ-9과 개량형 HQ-9A는 세미액티브레이더 유도방식을 채용하였으나, HQ-9B는 듀얼시커, HQ-9C에서는 액티브레이더 유도방식으로 개발 중으로 알려져 있다.
HQ-16은 러시아제 스탠다드 미사일이라고 불리우는 9М38 미사일의 기술을 러시아와 합작으로 도입한 것으로 원래는 해군용으로 도입되었다. 하지만 지상용으로도 운용되어 HQ-16A는 6발의 미사일컨테이너에 보관되어 6륜 구동트럭에서 운용된다. 역시 HQ-9이나 HQ-16을 미사일방어체계로 분류하기는 이르지만, 꾸준한 개량을 통하여 저고도 미사일방어체계로 발전할 수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방어체계
북한은 SA-2·3·5 등 구형 방공무기체계를 갖추고 뒤떨어진 방공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관측이었지만, 2010년 10월 10일 열병식에서 KN-06가 공개되면서 북한의 대공능력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KN-06은 탄도미사일방어체계는 아니지만 추후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서 기술유입이 있을 경우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KN-06 미사일
2006년 북한(North Korea)에서 식별되었다는 의미로 KN-06라는 이름이 붙은 이 미사일은 외견이 러시아의 S-300P이나 중국의 HQ-9 대공미사일과 유사하다. 특히 미사일 발사차량은 3개의 대형 미사일발사관을 보유하고 있다는 면에서 러시아보다는 중국제 HQ-9과 유사한 것으로 식별된다.
KN-06는 HQ-9과 마찬가지로 30N6(NATO명: 플립리드)나 중국제 SJ-212 유사한 위상배열레이더에 의해 사격관제가 이뤄지며, 이외에도 VHF 대공탐색레이더 또한 동시에 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KN-06 미사일은 TVM 또는 SARH 유도방식을 채용하고 있어서 항공기 요격에는 최적화되어 있다. 액티브 레이더 유도방식이 아닌데다가 시스템 자체의 능력도 한계가 있어 러시아나 중국의 추가 기술 지원이 없는한, 현재로서는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는 부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 소개
양욱 | Defense Analyst
서울대학교 법대를 거쳐 국방대학교에서 군사전략을 공부했고, 줄곧 국방 분야에 종사해왔다. 중동지역에서 군 특수부대를 훈련시키기도 했고, 아덴만 지역에서 대(對)해적 업무를 수행하는 등 민간군사요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수석연구위원 겸 WMD 대응센터장으로 재직하며, 합참·방위사업청 자문위원, 해·공·육군 정책자문위원으로 우리 국방의 나아갈 길에 대한 왕성한 정책제안활동을 하고 있다. 본 연재인 '무기백과사전'의 총괄 에디터이기도 하다.
'육,해,공군,종합' 카테고리의 다른 글
MQ-9 리퍼 무인항공기 (0) | 2018.06.09 |
---|---|
한국형전투기에 탑재할 AESA 레이더 상세설계 진행 (0) | 2018.06.03 |
하루나·시라네급 호위함 (0) | 2018.06.03 |
2018 美특수부대의 대테러 훈련 영상! Flyer72 정찰차, 특수전 헬기 등 특수전장비 총 출동 (0) | 2018.06.03 |
머시급 병원선 전세계 어디든지 따라가는 바다 위의 종합병원 (0) | 2018.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