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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츠유키/아사기리급 구축함

바래미나 2018. 5. 14. 00:55

하츠유키/아사기리급 구축함

아사기리급 7번함인 사와기리 호위함의 모습. 거대한 격납고와 연돌로 특징이 잘 드러나며, 특히 AESA 레이더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출처 : 해상자위대>

개발의 역사

2차 대전 당시 연합국에 항복을 한 일본은 모든 군대를 해산하였지만 치안활동은 계속 유지하였고 섬나라의 특성을 반영하여 연안해역의 치안을 담당하는 해상보안청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취급하였다. 1950년에 6.25 전쟁이 발생하자 일본에 주둔하던 미군이 출동하면서 군대가 없던 일본의 안보가 큰 영향을 받게 되었다. 이후 미․일 협의에 따라 1952년 4월에 해상보안청 산하에 준군사조직인 해상경비대를 설치하였다. 같은 해 8월 1일에는 보안청이 발족하면서 해상경비대는 해상보안청에서 분리되어 보안청으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1954년 7월에는 보안청이 방위청으로 승격하였고 해상경비대는 해상자위대로 확대 발전하게 되었다.

해상자위대는 출범 직후부터 소련의 막강한 잠수함 세력에 대항하는 대잠임무와 기뢰제거(소해)임무를 중요하게 취급하였으며 수상전투함도 호위함과 소해함이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처음에 해상자위대가 출범할 당시에는 미 해군에서 중고 함정을 도입하였지만 점차 국산 함정으로 대체하였고 함정의 성능과 규모도 점차 발전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호위함은 함포와 어뢰, 폭뢰가 주무장이었고 레이더와 장거리 미사일과 같은 첨단 무장이 부족한 편이었다.

에일라트 격침사건으로 스틱스(Styx)와 같은 대함미사일이 주요한 위협으로 부각되자 일본 해상자위대도 헬기를 탑재하여 전투력을 높이는 방향을 추구하게 된다. <출처 : public domain>

한편 1967년 10월 21일에 100톤급에 불과한 이집트 해군의 미사일고속정에서 발사한 4발의 SS-N-2 스틱스(Styx) 미사일이 이스라엘 해군의 에일라트(Eilat) 구축함을 단숨에 격침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더구나 1970년대 이후 소련이 수상전투함과 잠수함의 주요 무장으로 순항미사일을 대량으로 실전에 배치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장거리 타격이 가능한 순항미사일은 제공권 확보가 불충분한 소련 해군으로서는 공격의 기회를 넓혀주었지만 반대로 무장이 빈약한 해상자위대의 호위함은 대응이 어렵게 되었다.사정이 이렇게 되자 일본 해상자위대는 호위함에 대잠헬기를 탑재하여 함정의 전투력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였다. 후보기종으로는 대형기종인 SH-3 시 킹(Sea King) 대잠헬기를 도입하여 대형 호위함에 탑재하고, 소형기종인 SH-2F 시 스프라이트(Sea Sprite) 대잠헬기를 도입하려고 소형 호위함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였다. 그러나 검토 결과 2가지 기종을 동시에 운영하려면 예산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시간 작전이 가능한 SH-3 대잠헬기로 기종을 통합하고 HSS-2라는 명칭으로 미쓰비시중공업(三菱重工業)에서 면허생산하기로 결정하였다.

1970년대까지 일본 해상자위대는 대잠임무를 맡는 대잠호위함(DDK, Anti Submarine Destroyer), 대공방어를 맡는 대공호위함(DDA, Anti-Air Destroyer)이 구분되어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대잠헬기의 운영개념이 도입되지 않아 대부분의 호위함에는 헬기 갑판과 격납고가 없는 실정이었다. 해상자위대는 HSS-2 대잠헬기를 도입하면서 대잠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신형 호위함이 필요하였고 아울러 무기체계의 발전추세에 따라 기존의 대잠호위함(DDK)과 대공호위함(DDA)을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였다.

이러한 배경에 따라 등장한 함정이 바로 하츠유키(はつゆき)급 범용(汎用)호위함(DD)이며 해상자위대의 숙원이었던 8․8함대 건설에 크게 기여하였다. 8․8함대는 호위함 8척과 대잠헬기 8대로 구성되는 호위함대를 의미하며 해상자위대는 4개의 8․8함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1982년부터 취역하기 시작한 하츠유키(はつゆき)급 호위함은 전후 일본 해상자위대의 대잠작전 노하우를 집약한 제1세대 범용호위함(DD)이다. 하츠유키급 호위함은 해상자위대의 범용호위함 중에서 최초로 대잠 헬리콥터를 항상 탑재하며 추진 기관으로 올 가스터빈(COGOG) 방식을 채택하여 고속 및 가속능력이 우수하다. 하츠유키급 호위함은 모두 12척이 취역하였다. 함정의 규모와 전투력으로 볼 때 하츠유키급 호위함은 1970년대까지 미 해군의 주력 대잠 전력인 기어링(Gearing)급 구축함과 녹스(Knox)급 호위함에 뒤지지 않는 우수한 함정이며 1982년에 취역한 이래 현재까지 현역에 남아있다.

하츠유키급의 후속으로 무장과 전투체계의 성능을 개선한 확대개량형이 바로 아사기리급이다. <출처 : 해상자위대>

해상자위대는 하츠유키급 호위함이 성공하면서 후속함정으로 하츠유키급을 확대 개량한 아사기리(あさぎり)급 호위함을 개발하였다. 아사기리급 호위함은 하츠유키급 대비 기준배수량이 500톤가량 증가하였으며 무장과 전투체계의 성능이 향상되었다. 현재 해상자위대의 호위함대에 8척의 아사기리급 호위함이 취역하고 있다.


특징

선체

이스즈급 호위함(사진)처럼 평갑판형 선체를 채용하면 갑판면적 활용에는 유리하지만, 헬기갑판과 무장을 배치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출처: 해상자위대>

해상자위대는 1961년에 취역한 이스즈(いすず)급 호위함부터 평갑판형 선체를 주로 채택하였다. 평갑판형(平甲板型) 선체는 갑판의 면적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각종 무장을 배치하기에도 편리하다. 그러나 하츠유키급 호위함의 경우 대형 대잠헬기를 수용하는 대형 격납고와 헬기 갑판, 그리고 RIM-7 시 스패로우(Sea Sparrow) 함대공 미사일을 함미(艦尾)에 모두 설치해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이에 따라 하츠유키급 호위함은 평갑판 선체를 포기하고 함미에 3단식 갑판을 설치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였다.

대형 대잠헬기를 탑재하기 위해서 독특하게 건조된 3단식 후미 갑판의 모습 <출처 : (cc) merubiru at wikimedia.org>

선체는 앞서 취역한 아마츠카제(あまつかぜ)급 호위함과 비슷하며 원양항해 시 선체의 흔들림을 잡아주기 위하여 영국 보스퍼(Vosper)에서 제작한 핀 스태빌라이저(Fin Stabilizer)를 설치하고 있다. 하츠유키급 호위함은 건조비용과 배수량을 줄이고자 함교구조물, 마스트(mast), 연돌, 격납고 등 상부구조물의 대부분에 알루미늄(aluminium) 합금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알루미늄 합금은 피격이나 충돌 시 강성이 부족하고 화재가 발생할 경우 쉽게 녹아내리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하츠유키급 8번함부터는 상부구조물의 재질을 강철로 변경하여 배수량이 약 100톤 정도 증가하였다. 그러나 상부구조물의 중량이 증가하면서 무게중심을 맞추고자 선저에 무게 추를 추가하여 전체적인 항해성능이 저하되었다.

기관

하츠유키급은 해상자위대 최초로 올 가스터빈 추진방식을 채택했다. 사진은 DD-126 하마유키 호위함이다. <출처: 해상자위대>

하츠유키급은 해상자위대 최초로 올 가스터빈(all gas turbine) 추진방식을 채택한 함정으로 유명하다. 가볍고 가속성이 뛰어난 가스터빈 엔진은 이미 1970년대부터 널리 보급된 추진기관으로 항해성능이 우수하여 대잠작전을 수행하는 호위함에 적합하다. 하츠유키급 호위함은 순항할 때 롤스로이스(Rolls-Royce) RM1C 가스터빈 엔진 2기, 고속으로 항해할 때 TM3B 가스터빈 엔진 2기를 사용하는 COGOG(COmbined Gas turbine Or Gas turbine) 방식을 사용한다. 가스터빈 엔진의 동력은 2개의 축을 거쳐 5엽 가변피치 프로펠러(controllable-pitch propeller)를 회전시킨다.

아사기리급은 하츠유키급보다 커진 덩치에도 30노트로 항해하기 위하여 가스터빈 4기를 채용하여 연돌이 2개로 증가하여 하츠유키급과 확연히 구분된다. <출처: 해상자위대>

아사기리급에서는 배수량이 5,000톤급으로 증가한 반면 30노트의 항해성능을 확보할 것이 요구되었다.결국 54,000 마력 급의 가스터빈 엔진을 장착하기로 결정하여, 영국 해군의 22형 호위함에서 채용된 롤스로이스 스페이(Spey, 14,000마력급) 가스터빈엔진 4기를 COGAG(CO mbined Gas turbine And Gas turbine) 방식으로 탑재한다. 순항 시에는 2기의 가스터빈을 사용하며 고속 항해 시에는 4기의 가스터빈 엔진을 모두 가동한다. 그리고 격납고가 대형화되고 추진방식이 변경되면서 연돌의 위치도 변경되었다.

전투체계

하츠유키급과 아사기리급에 장착된 OPS-14 대공탐색레이더 <출처 : (cc) Rhk111 at wikimedia.org>

하츠유키급 호위함은 대공호위함(DDA)과 대잠호위함(DDK)을 하나로 통합했다. 다목적 호위함으로서 대공, 대잠, 대수상 임무를 모두 수행해야만 한다. 그래서 해상자위대의 호위함으로서는 최초로 센서와 무장을 전술정보처리장치와 결합한 전투체계를 설치했다. 전투체계의 핵심은 대공작전 성능을 극대화한 OYQ-5 TDS(Target Designation System; 표적지시체계)으로 이전의 대잠호위함과 달리 호위하는 대공호위함이 없더라도 단독으로 대잠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하츠유키급을 개량한 아사기리급 호위함은 기술발전과 전장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전투체계의 C4I 능력을 확대하였다.

해상자위대 호위함 최초의 AESA 레이더인 OPS-24B 레이더 안테나의 모습 <출처 : (cc) Dragoner JP at wikimedia.org>

하츠유키급은 치쿠고(ちくご)급 호위함에 적용한 OPS-14B 대공탐색 레이더를 그대로 탑재하여 성능부족이 지적되었다. 아사기리급은 이러한 불만을 해결하고자 미쓰비시전기(三菱電機)에서 새로 개발한 OPS-24 3차원 레이더를 탑재하여 시 스패로우(Sea Sparrow) 함대공 미사일을 제대로 운용하게 되었다. OPS-24 레이더는 원래 항공자위대의 레이더 사이트에 설치할 목적으로 개발한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이며 아사기리급 호위함은 해상자위대 최초로 AESA 레이더를 탑재하는 함정이 되었다.

함미에 설치된 Mk 29 8연장 시 스패로우(Sea Sparrow) 함대공 미사일 발사기 <출처 : (cc) merubiru at wikimedia.org>

미사일

함선의 중간 부분에 설치되어 있는 하푼 함대함 미사일 4연장 발사관 <출처 : (cc) Rhk111 at wikimedia.org>

대공 무장으로 RIM-7 시 스패로우(Sea Sparrow) 미사일 8연장 발사기를 탑재한다. 시 스패로우 함대공 미사일은 개별 함정의 방공 미사일로 항공기와 대함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함대함 미사일은 표준적인 무장인 하푼(Harpoon) 함대함 미사일을 탑재하며 2기의 4연장 Mk 141 발사대를 교차방식으로 설치하고 있다.

함포

함수에 설치되어 있는 62구경 76 mm 함포 <출처 : (cc) Crescent moon at wikimedia.org>

전갑판에 있는 76 mm/62구경 함포는 고속 사격이 가능한 자동 함포이며 대공/대수상 사격이 모두 가능하다. 하츠유키급 호위함은 해상자위대의 호위함 중에서 처음으로 함포를 1문만 탑재하는 호위함이며 취역 당시 빈약한 함포 무장이 지적되기도 하였다. 한편 대함 미사일 방어용으로 Mk 15 팰랭크스(Phalanx) 20 mm 기관포 2문을 탑재한다.

함정의 안전을 담보하는 최후의 무장인 Mk 15 팰랭크스 기관포 <출처 : (cc) Rhk111 at wikimedia.org>

대잠무장

함교 앞쪽에 위치한 74식 ASROC 8연장 발사기 <출처 : (cc) Los688 at wikimedia.org>

대잠작전 센서로 일본에서 자체개발한 견인식 수동 소나(TASS, Towed Array Sonar System)를 함정에 설치하며 탑재하는 대잠헬기에서 투하하는 소노부이(sonobuoy)를 함께 사용한다. 견인식 소나는 소음이 심한 기관실과 추진 프로펠러와 멀리 떨어진 곳에 청음기를 설치할 수 있으며 깊이를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단 적 잠수함을 탐지하면 위치와 거리를 확인하고 ASROC(Anti Submarine ROCket) 대잠 미사일이나 경어뢰를 사용하여 공격한다. ASROC 대잠 미사일은 함교 앞쪽에 74식 8연장 발사기에 격납되며 경어뢰는 현측에 위치한 68식 3연장 발사관에서 발사된다.

함선의 좌우 측면에 설치되어 있는 68식 3연장 어뢰발사관의 모습. 공기압으로 경어뢰를 발사한다. <출처 : (cc) Los688 at wikimedia.org>

대잠헬기

하츠유키급 호위함의 가장 큰 가치는 대잠헬기를 탑재한다는 점에 있다. <출처 : (cc) merubiru at wikimedia.org>

8․8함대의 핵심 전력인 헬기는 미쓰비시중공업에서 SH-3 시킹(Sea King) 헬기를 면허 생산한 HSS-2B 대잠헬기를 1대 탑재하며 현재는 SH-60J 대잠헬기로 교체되었다. 시콜스키(Sikorsky)에서 만든 SH-3 시킹 대잠헬기는 대형헬기로서 호위함에 적재하기 어려웠다. 미 해군도 SH-3 헬기는 구축함 등에 탑재하지 못하고 항공모함에서만 사용하였다. 하츠유키급 호위함은 격납고와 헬기 갑판의 면적을 충분하게 확보하여 대형헬기인 HSS-2B 대잠헬기를 탑재할 수 있게 되었다. 아사기리급 호위함은 격납고를 확장하여 2대의 대잠헬기를 수용할 수 있으나 보통은 1대만 적재한다.

DD-158 우미기리함의 헬기 갑판에서 대기 중인 SH-60J 대잠헬기의 모습 <출처 : (cc) Brian Burnell at wikimedia.org>


동급함

HSS-2 헬기를 탑재한 하츠유키급 4번함 사와유키 호위함. <출처 : 해상자위대>
필리핀 해역에서 순항 중인 아사기리급 6번함인 세토기리함. 하츠유키급과 비교하면 훨씬 큰 규모다. <출처 : 미 해군>



운용 현황

아사기리급 8척은 모두 현역을 지키고 있다, 사진은 동급 최종건조함인 우마기리함이 항행하는 모습이다. <출처: 해상자위대>

하츠유키급은 모두 12척이 취역하였으며 이어서 개량형인 아사기리급 8척이 취역하였다. 8․8함대의 중심 전력인 하츠유키급/아사기리급 호위함은 취역 이후 모두 호위함대에 배속되어 임무를 수행하였다. 이후 하츠유키급은 함정의 노후화에 따라 7척이 퇴역하였다. 나머지 5척 가운데 2척은 호위함대에서 계속 임무를 수행 중인 반면, 3척(TV-3513, TV-3518, TV-3519)은 훈련함(TV, Training Vessel)으로 용도가 변경되었다. 하츠유키급 보다 나중에 취역한 아사기리급은 8척 모두 호위함대에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츠유키급은 88함대의 주력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오직 2척만이 호위함으로서 임무를 수행한다. <출처 : 해상자위대>

제원

함명 : 아사기리급
함종 : 다목적호위함(DD)
기준배수량 : 2,556톤
만재배수량 : 4,979톤
전장 : 137.0 m
전폭 : 14.6 m
흘수 : 4.5 m
최대속도 : 30노트
승조원 : 220명
주기관 : RR Spey SM1C 가스터빈(14,000 마력) × 4, 2축 추진
무장(미사일) : 하푼 함대함 미사일 4연장 발사관 × 2, Mk.29 시 스패로우 함대공 미사일 8연장 발사기 × 1, Mk.112 ASROC 8연장 발사기 × 1
무장(함포) : 3인치(76.2 mm)/62 함포 × 1
무장(어뢰) : 68식 324 mm 3연장 어뢰발사관 × 2
방어체계 : SRBOC 채프(chaff)/플레어(flare) 발사기 × 2, SLQ-25 Nixie 견인식 어뢰 기만기 × 1
ESM : NOLR-6C
ECM : 후지츠 OLT-3 재머(jammer)
레이더 : OPS-14C/OPS-24 대공탐색 레이더, OPS-28C 수상레이더, OPS-20 항해레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