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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론 에어랜드 스콜피온 경공격기

바래미나 2018. 5. 14. 00:53

텍스트론 에어랜드 스콜피온 경공격기

스콜피온 경공격기 <출처: 텍스트론 에어랜드>

개발의 역사

2003년 텍사스 주 포트워스(Fort Worth)에 본사를 두고 설립한 군용 차량 및 항공기 스타트업(Startup) 벤처기업인 에어랜드 엔터프라이즈(AirLand Enterprises) 사는 스컹크 웍스(Skunk Works)의 개발 절차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준수한 수준의 플랫폼과 최첨단 전자 기술과 결합시켜 ‘저비용 고효율’의 제품을 제작하는 기업으로 시작했다. 에어랜드 엔터프라이즈 사는 2011년 거대 방산기업인 텍스트론(Textron)과 접촉하여 ‘세계에서 가장 적당한 가격의 전술 제트 항공기’를 개발하는 개념에 대해 설명했고, 에어랜드 엔터프라이즈 사의 개념이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 텍스트론은 에어랜드 엔터프라이즈 사와 합작사를 세우기로 합의하면서 텍스트론 에어랜드(Textron AirLand, LLC) 사를 설립했다.

텍스트론 에어랜드는 2012년 사업을 시작하면서 SCV12-1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출처: 텍스트론 에어랜드>

텍스트론 에어랜드는 2012년 1월부터 사업을 시작하면서 항공기 개발에 돌입했으나, 사실 주주사인 텍스트론이나 에어랜드 엔터프라이즈 사 모두 군용 고정익 항공기 개발 쪽에는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텍스트론은 군용 항공기가 갈수록 고가가 되고 있는 반면,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 사태나 유럽 경제위기 이후 각국의 국방예산이 계속 축소되는 추세임을 파악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합작사는 비공개로 저가 항공기 개발에 돌입하기로 하면서 SCV12-1이라는 코드명을 부여했다. 최초 SCV12-1 프로젝트는 단발 엔진을 장착한 저가 항공기 개발로 방향을 잡고 2012년 초에 텍스트론의 자회사인 세스나(Cessna) 출신의 엔지니어 위주로 인력을 투입하여 200명도 안 되는 인원이 개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나마도 개발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인원이 축소되어 총 170명(그중 120명이 엔지니어)만 남았다. 개발팀은 총 12개 디자인안을 평가하여 4개 안으로 압축했으며, 2012년 5월에 최종안으로 탠덤(tandem)식 조종석에 쌍발 엔진을 장착한 설계로 확정하고 항공기 명칭을 ‘스콜피온(Scorpion)’으로 결정했다.

텍스트론 에어랜드는 정부의 사업 발주 없이 독자적으로 스콜피온을 개발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출처: 텍스트론 에어랜드>

태생부터 군용 항공기로 탄생한 스콜피온은 처음부터 텍스트론 에어랜드가 제품의 경쟁력 하나만 믿고 도전한 전형적인 ‘벤처’형 사업이다. 군수사업은 통상 검증, 승인, 획득 절차와 기간이 길기 때문에 그사이에 정치, 군사, 안보 등 환경적 영향을 크게 받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정부 기관의 지원을 받거나 사업 수주가 어느 정도 확정된 상태에서 개발을 진행하는 경우 정부지원금으로 개발비를 해결할 수 있으므로 민간업체가 손해를 보면서 항공기를 제작하는 리스크를 덜 수 있다. 하지만 스콜피온은 특정 사업을 수주한 상태에서 개발한 것도, 정부 지원금을 받거나 개발비를 지원받은 상태에서 항공기를 제작한 것도 아니었으므로 말 그대로 사비를 털어 넣는 ‘모험’에 가까웠다.

스콜피온은 미 공군의 T-X(차기 훈련기) 사업 후보가 되지는 못했지만, 민수용 부품으로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추후 사업의 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출처: 텍스트론 에어랜드>

스콜피온 사업은 계속 비밀에 부쳐지다가 2012년 4월부터 캔자스 주 위치타(Wichita)의 세스나 공장에서 시제기 제작에 들어갔으며, 5개월 뒤 시제품이 완성되면서 2013년 9월 16일에 일반에 공개되었다. 스콜피온의 초도비행은 같은 해 말인 2012년 12월 12일에 실시되었으며, 현재까지 제작된 4대의 시제기 모두 세스나 공장에서 제작되었다. 스콜피온은 2015년까지 저율초도생산(LRIP, Low-rate Initial Production) 일정이 잡혀 있으나, 이후 양산에 들어가게 될 경우 어디에서 스콜피온을 양산하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만약 2015년까지 첫 고객을 찾을 수 있다면 주문 후 첫 인도까지는 12~15개월 가량이 소요될 예정이다.

스콜피온은 아직까지 고객을 찾지 못한 상태다. <출처: 텍스트론 에어랜드>

스콜피온은 2014년 5월까지 41회의 시험비행을 실시하면서 총 76.4시간을 달성했으며, 기술이나 유지정비 문제로 인한 사고나 비행 취소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양산용 형상은 랜딩기어(landing gear)를 단순화하고, 날개 후퇴각을 더 크게 했으며, 조종간을 HOTAS(Hands-on-Throttle-and Stick)로 교체하고 일부 항전장비를 신형으로 교체했다. 양산기는 2016년 12월 22일에 첫 비행을 실시했으며, 현재 다양한 사업과 수출 기회를 노리며 첫 고객을 물색 중에 있다.

스콜피온의 세스나(Cessna)기 가상 공중차단 연습 장면 <출처: 텍스트론 에어랜드>

텍스트론 에어랜드는 2011년 창업 이래 캔자스 주 위치타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창업 때부터 빌 앤더슨(Bill Anderson) 세스나 군수/정부사업 담당 부사장이 CEO를 겸하고 있다. 물론 텍스트론 에어랜드 이전에도 정부 예산 지원 없이 순수 민간 자본으로 군용기를 개발한 사례가 있었지만, 공개 시연 중 추락사고가 나면서 끝내 수주 실패로 막을 내린 노스럽(Northrop)의 F-20 타이거샤크 II(Tigershark II)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물론 그 대신 검증되고 가격이 싼 민수용 구성품을 사용해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일단 누군가가 구입을 해야 사용 이력이 발생하고 이를 통해 실전 검증이 되어야 판매가 수월해지는 군수사업의 특성상 첫 구매 고객을 찾기까지가 험난한 난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스콜피온이 이 모든 난관을 넘어 일정량의 판매고를 달성한다면, 이는 방위산업에 있어 또 다른 사업 방향과 가능성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스콜피온 소개 비디오 <출처: 텍스트론-에어랜드>
스콜피온 초도비행 영상 <출처: 텍스트론 유튜브 페이지>

특징

스콜피온의 핵심은 ‘가성비’에 있다. 도입비용과 운용유지비, 시간당 비행비용이 싸며, 경공격이나 정찰, 훈련 임무에 특화시켜 불필요하거나 오버 스펙이 될 수 있는 성능은 모두 제외시켰다. 스콜피온의 가격이 낮게 책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최초 개발 시기부터 군 요구도에 묶여 있지 않았기 때문에 불필요한 개발을 하거나 고가의 구성품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고, 무엇보다 상업용 항공기에 적용된 기술을 응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었다.

스콜피온의 운용비용은 시간당 3,000달러로 높은 가성비를 자랑한다. <출처: 텍스트론 에어랜드>

스콜피온은 고익(高翼)을 채택해 안정성에 중점을 두었다. 주익 양쪽에는 각각 3개의 하드포인트(hard point)가 있다. 날개당 3개씩 설치된 파일런(pylon)에는 바깥부터 안쪽으로 각각 700파운드, 950파운드, 1,450파운드의 무장을 장착할 수 있다. 무장으로는 기본적인 기관총 포드, 미사일, 로켓, 폭탄 등을 장착할 수 있으며, 레이저나 GPS 유도 방식의 정밀유도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스콜피온 하드포인트. 그림에서 1번과 6번은 700파운드 드라이(Dry), PGM/GP, 2번과 5번은 950파운드 드라이, PGM/GP, 3번과 4번은 1,450파운드 웻(Wet), PGM/GP)이다. <텍스트론 에어랜드>

스콜피온은 시간당 비행비용이 3,000달러에 불과해 서방제 터보젯(turbo jet) 항공기 중에서는 가장 비용이 낮다. 특히 시간당 비행비용이 25,000달러인 F-16에 비하면 경제성 면에서는 단연 압도적이다. 스콜피온은 유지비용 면에서는 터보프롭기와 유사한 반면, 성능 면에서는 속도, 항속거리, 기체 내구성, 탑재 장비 등이 터보프롭기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성능시험 중 엔진 하나로만 비행할 때에도 스콜피온은 우수한 기동성, 민첩성, 엔진 추력을 보여주었으나, 플라이-바이-와이어(FBW, Fly-By-Wire) 같은 고급 디지털 비행제어 시스템은 가격 절감을 위해 설치하지 않았다.

미 공군 연구실험실(AFRL, Air Force Research Laboratory)에서 스콜피온 경공격기에 애자일 포드(Agile Pod)를 장착한 모습. 애자일 포드는 정보수집용 포드로, 임무 필요에 따라 특화된 센서 패키지를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비다. <출처: 미 공군 / David Dixon>

스콜피온의 또 다른 특징은 소형 기체임에도 불구하고 내부무장창이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내부무장창에는 기본적으로 무장을 탑재하지만, 임무 구성에 따라서는 센서를 탑재하거나 추가 연료탱크를 탑재할 수도 있다. 조종석은 기본적으로 탠덤 방식의 2인승으로 설계되어 있으나 1명이 조종할 수 있다. 사출좌석으로는 F-35에도 사용된 마틴-베이커(Martin-Baker) 사의 Mk. 16 제로-제로(Zero-Zero) 좌석이 채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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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피온 무장 발사 시험 장면 <출처: 텍스트론 에어랜드>
스콜피온 고속 플라이바이(Flyby) 비행 <출처: 텍스트론 유튜브 페이지>

운용 현황

앞서 기술했듯이 스콜피온은 특정 사업을 수주한 상태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민간 기업이 리스크를 안고 개발한 경공격기다. 스콜피온은 처음 데뷔 이후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며 수주를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첫 고객을 찾지 못한 상태다.

스콜피온은 개발 당시 미 공군 주방위군(USANG, United States Air National Guard)의 국내 요격, 자연재해나 인도적 구호를 위한 긴급 출격, 영공 정찰, 저강도 분쟁 간 근접항공지원(CAS, Close Air Support) 임무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다. 하지만 통상 경공격기 임무나 정찰은 터보프롭 기체를 사용하거나 무인항공기(UAV, Unmanned Aerial Vehicle)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작 미 공군을 대상으로 한 판매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높지 않은 듯하다. 전술용 항공기가 필요하지만 국방예산이 넉넉하지 않고, 경공격, 영공 방어, 정찰 임무에 굳이 최첨단 기체를 투입할 필요가 없는 국가를 대상으로 할 경우 최대 60개국, 약 2,000대까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추산하고 있다. 텍스트론 에어랜드는 중동, 아프리카, 남미를 상대로 치열한 판매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해외 주재 무관들까지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미 의회 건물 상공을 비행 중인 스콜피온 <출처: 텍스트론 에어랜드>
헬파이어(Hellfire) 미사일을 발사하는 스콜피온 <출처: 텍스트론 에어랜드>

스콜피온은 2014년 8월 23일자로 미 공군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T-X)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스콜피온은 가격 경쟁력이 다른 잠재 후보 기종에 비해 월등하게 높았기 때문에 T-X 사업에 참여할 경우 의외의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졌다. 텍스트론 에어랜드는 T-X 사업을 위해 기존 경공격기 형상을 가볍게 개조하여 날개 길이를 14.3m로 줄이고, 설계에 공기역학적 측면을 강화하며, 기동성 강화를 위해 연료효율성을 고려하면서 엔진 추력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015년 9월, 미 공군 측이 가격 요소보다 성능적인 측면에 더 중점을 둔 고성능 기체를 염두에 두고 요구도를 발행했다. 미 공군은 요구도로 중력한계 6.5G를 요구했으나, 스콜피온은 6G까지밖에 견딜 수 없는 등 능력 측면에서 요구도에 미달되는 부분이 있었다. 이에 텍스트론 에어랜드는 T-X 사업 참가를 포기하면서 “스콜피온은 훈련 목적에 매우 적합한 훈련기지만, 현재까지 나와 있는 미 공군 요구도를 근거로 볼 때 이 기체가 모든 조건을 충족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2015년 7월, 영국 왕립공군과 공동으로 해상 정찰 시험비행을 실시 중인 스콜피온 <출처: 텍스트론 에어랜드>

스콜피온은 2018년 2월부터 미 공군 경공격기 도입 사업(OA-X)에 참가해 브라질 엠브라에르(Embraer)-보잉(Boeing)의 A-29 슈퍼 투카노(Super Tucano), 비치크래프트(Beechcraft) 사의 AT-6 울버린(Wolverine)과 경합 중이다. 텍스트론 에어랜드 측은 스콜피온이 가격 측면에서 경쟁기종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세 기종 중 유일한 제트기라는 점 때문에 미 공군의 관심을 끌 것으로 판단했었다. 하지만 최근 헤더 윌슨(Heather Wilson) 미 공군성 장관은 경공격기 도입 사업에 대해 최근 “AT-6와 A-29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 언급했기 때문에 수주 가능성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공격기 도입 사업(OA-X) 평가를 위해 뉴멕시코 주 화이트샌드 미사일 시험장 상공을 비행 중인 스콜피온의 모습 <출처:미 공군 / Christopher Okula>
스콜피온 근접항공지원 시나리오 <출처: 텍스트론 유튜브 페이지>

파생형

● 텍스트론 에어랜드 스콜피온 고등훈련기: T-X 사업에 제안하려 했던 형상. 날개 길이와 설계 일부를 변경하고,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엔진 추력을 늘릴 예정이었으나 쌍발 엔진에 트윈 테일(twin tail) 설계는 기존대로 유지할 방침이었다. 특히 이탈리아의 M-346이나 한국항공우주산업(Korea Aerospace Industries, KAI)의 T-50처럼 경공격기와 훈련기 겸용 용도로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할 예정이었으나, 텍스트론 에어랜드 사가 해당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중단된 상태다.

스콜피온 고등훈련기 <출처: 텍스트론 에어랜드>

제원

- 종류: 경공격기/정찰기/고등훈련기
- 승무원: 2명
- 전폭: 13.87m
- 날개길이: 14.58m
- 전고: 4.06m
- 날개 면적: 16.28m2
- 자체중량: 5,761kg
- 최대이륙중량: 9,979kg
- 최대내장연료량: 2,722kg
- 최대내부무장탑재중량: 1,361kg
- 추진체계: 4,000파운드(18kN) 허니웰(Honeywell) TFE731 터보팬 엔진 x 2
- 최고속도: 833km/h
- 실속속도: 176km/h
- 페리범위: 2,963km(외장연료 미장착), 4,074km(외장연료 추가 시)
- 실용상승한도: 14,000m
- 무장: 각 날개 하부에 하드포인트 각 3개(총 6개 2,800kg), 동체 하부 내부무장창(1,400kg)
- 항전장비: 
└ 내장 비행관리체계
└ 지형 인지 및 경고체계 (TAWS) 클래스-B
└ 이중 관성 참조 시스템
└ 이중 GPS / 위성기반 증강 시스템(GPS/SBAS)
└ 외부 비디오 디스플레이
└ 가민(Garmin) 합성 시계 체계 (SVT)
└ 터치 스크린 컨트롤 패널
└ 기상 레이더 통제
└ 야간 시계 호환
└ 법의학 분석용 디지털 기내 센서 녹화재생장치
└ 탈레스 I-마스터(Master) 레이더

- 대당 가격: 약 2,000만 달러 추산(2013년 말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