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군,종합

기갑부대 대공방어의 최후 보루, 세계 각국의 자주대공포 개발 현황. 1편

바래미나 2017. 7. 13. 12:33

   

기갑부대 대공방어의 최후 보루, 세계 각국의 자주대공포 개발 현황. 1편

 

기갑부대 대공방어의 최후 보루
세계 각국의 자주대공포 개발 현황



최현호 밀리돔 운영진 대표


하늘을 지배하는 자가 전장을 지배하는 시대다. 하지만 아무리 아군이 제공권을 장악해도, 지상 부대는 늘 적의 항공기를 주의해야 한다. 적 전투기나 공격헬기는 물론이고, 정찰이나 포병 사격 관측을 위한 무인기까지 지상부대가 신경 써야 할 하늘의 위협은 늘 존재한다. 지대공 미사일이 발전했지만, 비용 등의 면에서 대공포는 여전히 유효한 대공방어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지상부대를 따라다닐 수 있는 자주대공포는 지상부대 대공 방어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다. 기동성을 갖춘 차체에 첨단 탄약과 사격통제 장비 등을 갖추어 현대전에서도 활약하는 자주대공포를 소개한다.





[사진 1] 우리 육군의 복합 비호 자주대공포




• 정찰기구를 잡기 위한 선택


  대구경 화포나 기관포를 주로 사용하는 ‘대공포(Anti-Aircraft Artillery, 또는 Anti-Aircraft Gun)’는 전장에서 적 항공기를 막기 위한 중요한 무기로 자리 잡았다. ‘지대공 미사일SAMSurface-to-Air Missile’이 등장한 이후에도 세계 각국은 대공포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차륜형 장갑차량이나 궤도형 장갑차량에 탑재된 ‘자주대공포SPAAGSelf Propelled Anti-Aircraft Gun’는 기갑부대나 최전선 기지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공포는 항공기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활약한 기구를 잡기 위해 등장했다. 1870년 프로이센-프랑스 전쟁(보불전쟁)에서 파리를 포위한 프로이센군이 기구를 잡기 위해 수레에 올린 ‘크룹Krupp’사의 37mm 대포를 사용한 것이 최초다. ‘기구용 대포’라는 뜻의 ‘B.A.KBallonabwehrkanone’로 불렸고, ‘발롱 카농Ballon Kanone’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부실한 조준장치, 포탄의 성능 부족 등으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사진 2] 보불전쟁에서 등장한 프로이센군의 대공포



  이후 정찰과 폭격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비행선Airship’이 등장하고, 제1차 세계대전부터는 항공기가 사용되면서 대공포의 필요성이 커졌다. 독일 육군은 1910년 시험을 통해 대공 임무를 위한 새로운 탄약이 필요하고, 신속한 사격과 이동을 위해 차량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독일 화포 제작사인 ‘크룹사’와 ‘에르하르트Ehrhardt’사는 다양한 대공포를 제작하여 선보였고, 일부는 장갑 트럭에 탑재되어 뛰어난 기동성을 발휘했다. 하지만, 독일 육군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노획한 대포까지 동원할 정도로 대공포 부족에 시달렸다. 제1차 세계대전부터 독일군의 대공포는 ‘플루크압베어카노네Flugabwehrkanone’를 줄인 FlaK로 표시되기 시작했다.
  독일 외에 다른 국가들도 대공포를 도입했다. 영국군은 12파운드포, 13파운드포 등 다양한 대공포를 운용했으며, 프랑스군은 75mm 야포를 이용한 대공포를 1913년부터 사용했다. 러시아군은 76mm 대공포 M1914/15를 운용했으며, 전쟁에 뒤늦게 뛰어든 미국도 3인치 구경의 M1918 대공포를 운용했다. 이들 대공포는 대부분 견인식으로 운용되었다.





[사진 3] 제1차 세계대전시 프랑스군 75mm Model 1913 대공포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높은 고도를 비행하는 정찰기와 폭격기를 잡기 위해 더 높은 고도로 포탄을 발사하는 구경 100mm가 넘는 대구경 대공포도 개발되었다. 하지만, 대구경 대공포는 크기와 무게 때문에 주로 견인이나 고정되어 운용되었고, 중구경 이하 대공포는 차량 탑재형이나 견인식으로 운용되었다. 자주대공포는 전차 차체를 사용했기 때문에 ‘대공전차’로도 불렸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대구경 대공포는 지대공 미사일에 자리를 물려줬지만, 야전 방공을 위해 중구경 기관포를 장착한 새로운 자주대공포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냉전이 시작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나토NATO와 구소련을 중심으로 한 바르샤바Warsow 조약기구는 유럽에서 막강한 기갑부대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양측은 서로의 기갑부대를 적 항공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자주대공포 개발에 착수했다.



• 자주대공포의 발전


  냉전 초기 개발된 자주대공포는 기본 구성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것들과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공격헬기의 등장 등 기갑부대에 대한 위협이 커지면서 강력한 자주대공포가 필요해졌고, 레이더와 화력통제 컴퓨터를 갖추면서 발전하게 된다.





[사진 4] 제2차 세계대전시 미국의 M19 GMC 자주대공포



  현대 들어 기갑부대에 대한 위협은 고정익과 회전익 항공기는 물론이고 순항미사일과 무인기로 확대되었다. 특히 무인기는 성능이 발전하면서 정찰 외에도 공격까지 수행하게 되면서 중요한 위협수단이 되었다. 저고도 대공방어를 위해 개발된 ‘휴대용 대공미사일 MANPADSMan-Portable Air-Defense System’과 비교할 때, 자주대공포는 초기 획득비는 비싸지만, 포탄가격 등 운용비가 훨씬 저렴하며, 지상군에 대한 화력지원도 가능하다.
  현재 대부분 자주대공포는 포Canon, 차체Vehicle, 레이더Radar, 전자광학 타겟팅 시스템EOTSElectro-Optical Targeting System, 사격통제 컴퓨터Fire Control Computer로 구성된다. 포, 레이더, EOTS는 ‘포탑Turret’을 구성하며, 하나의 포탑은 다양한 차체에 통합이 가능하다. 대부분 유인 포탑이지만, 최근에는 무인 포탑이 늘고 있다.





[사진 5] 탐색레이더와 화력통제레이더를 장착한 미국의 서전트 요크 대공포



  기갑부대와 보조를 맞출 수 있도록 기동성이 필요한 차체는 주로 궤도형 장갑차량이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차륜형 장갑차도 사용되고 있다. 기동부대와의 차체 공통화는 유지보수에 유리하다. 자주대공포는 적에게 직접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방탄 성능은 필수다.
  레이더와 EOTS는 표적 탐지를 위해 사용되는데, 레이더는 기상과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전자방해(ECM)에 취약하며, EOTS는 ECM에 강하지만 기상조건의 제약을 받는다. 일부 자주대공포는 차량에 추적 레이더와 화력통제 레이더 또는 EOTS를 함께 채용하여 탐지에서 교전까지 수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장거리 탐지 레이더를 장착한 지휘차량과 대공포 탑재 차량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방공지휘통제경보체계C2ACommand Control & Alert’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대공포는 주로 20~40mm 기관포가 채용되는 추세다. 목표물 제압을 담당하는 포탄은 과거에는 근접신관Proximity fuze이나 시한신관Time Fuze이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컴퓨터가 목표까지의 거리를 계산하여 자동으로 기폭 시간을 셋팅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 전자 신관Programmable Electronic Fuse’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 6] AHEAD 프로그래밍탄을 사용하는 스카이쉴드 35mm 대공포 작동도



  포탄도 과거에는 ‘고폭탄HEHigh Explosive’이나 ‘고폭파편탄High Explosive Fragment’을 주로 사용하였지만, 텅스텐 자탄을 뿌리는 ‘AHEADAdvanced Hit Efficiency And Destruction’탄과 같은 ‘공중파열탄ABMAir Burst Munition’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대공포의 짧은 사거리를 보완하기 위해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결합시킨 ‘복합 대공무기’도 등장했다.





[사진 7] 텅스텐 자탄을 내장한 35mm AHEAD 대공포탄




• 세계 각국의 자주대공포 개발 현황


  첨단 자주대공포를 개발할 수 있는 국가는 많지 않다. 최근 자주대공포는 신뢰성 있는 차체와 함께 레이더 등 첨단 기술이 사용되면서 개발 난이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세계 각국에서 개발된 자주대공포를 소개한다.



◆ 러시아


  러시아는 구소련 시절부터 나토의 항공전력에 대응하기 위해 자주대공포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0년대 후반부터 신형 자주대공포 개발에 착수했다.





[사진 8] 탐지추적과 교전 차량이 분리된 터키의 신형 자주대공포 시스템



  1956년부터 T-54 전차 차체에 사거리 12km의 57mm 기관포 2문을 장착한 ZSU-57-2을 도입했다. 광학조준경에 의존한 ZSU-57-2는 1960년대 후반부터 SU-85 자주포 차체에 사거리 2.5km인 23mm 기관포 4문을 장착한 ZSU-23-4 ‘쉴카Shilka’로 대체되었다. 쉴카는 표적 탐지를 위한 레이더를 갖추어 야간 운용도 가능했다.
  소련은 나토의 항공전력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1970년대 중반부터 새로운 자주대공포를 개발하기 시작했고, 1982년부터 2K22 ‘퉁크스카(Tunguska, 나토코드 2S6)’가 배치되기 시작했다. 퉁크스카는 사거리 4km인 30mm 기관포 2문과와 사거리 8km인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8발이 합쳐진 ‘복합 대공무기’다. 퉁크스카는 표적 탐지 레이더와 함께 화력통제 레이더를 갖추어 사격 정밀도가 높아졌다. 퉁크스카는 현재 러시아, 인도, 모로코 등에서 운용되고 있다.





[사진 9] 러시아의 주력 자주대공포인 2K22 퉁크스카



  소련 붕괴 후 들어선 러시아는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신형 자주대공포 연구를 계속했다. 1994년 주요 시설 방어를 위해 퉁크스카를 발전시킨 신형 이동식 복합 대공포 ‘판치르-S1(Pantsir-S1, 나토명 SA-22 Greyhound)’ 프로토타입을 발표했다.
  판치르는 사거리 4km인 2A38 30mm 기관포 2문과 사거리 20km의 57E6 지대공 미사일로 무장하여 퉁크스카보다 넓은 면적을 방어할 수 있다. 탐지와 화력통제 레이더 모두 저 RCS 표적에 대한 탐지율이 높은 전자주사 평면배열 레이더를 채택했다. 카마즈Kamaz사의 8×8 트럭에 탑재되어 이동식이지만, 주로 고정된 채로 운용된다. 기동부대 방공을 위한 고객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GM-352 궤도형 차량에 포탑을 장착한 개량형도 개발되었다.
  2015년 12월, 러시아는 퉁크스카를 대체할 신형 57mm 자주대공포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신형 자주대공포는 ZAK-57 데리바트시야Derivatsiya-PVO로 명명되었으며, 57mm 기관포를 장착한 AU-220M 무인포탑을 장착하게 된다. 2015년 전시회에는 BMP-3 장갑차에 AU-220M 포탑을 장착한 ‘드라군Dragoon’ 자주대공포 목업이 전시되었다.





[사진 10] 러시아가 새로 개발할 57mm 자주대공포용 AU-220M 포탑




◆ 독 일


  통일전 서독은 냉전 시대에 바르샤바 조약군에 맞선 최전선이었고, 강력한 기갑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주대공포는 1970년대 초반까지 1940년대 후반 미국에서 개발된 개방형 포탑을 갖춘 M42 ‘더스터Duster’를 보유하고 있었다. 서독은 1960년대 후반부터 신형 자주대공포 개발을 시작했고, 1973년부터 ‘프라크판저Flakpanzer-1’, ’게파드Gepard’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게파드는 레오파드 1 전차 차체에 스위스 오리콘Oe rlikon의 GDF 35mm 기관포 2문을 장착한 포탑을 장착했다. 목표 추적을 위해 포탑 뒷면에 탐색 레이더를 장착했고, 포탑 전면에는 화력통제 레이더를 장착했다. 사거리 5km의 기관포는 포구에 탄의 신관에 폭발 시간을 입력하는 신관정보 입력장치가 달려 있다. 독일은 일부 차량에 스팅어Stinger 지대공 미사일을 장착하는 개량을 실시했다.





[사진 11] 스팅어 미사일을 추가한 독일의 게파드 자주 대공포



  2010년, 독일 국방부는 게파드를 치장 장비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대신할 ‘SysFla’ 대공방어 시스템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SysFla는 대공포 차량을 대체할 35mm ‘만티스Mantis’ 대공포 차량과 ‘롤란드Roland’ 지대공 미사일을 대체할 LNK-NG 차량으로 구성된다.





[사진 12] SysFla 시스템의 만티스 자주 대공포



  만티스는 Modular, Automatic and Network capable Targeting and Interception System의 약자로 ‘모듈식, 자동 네트워크 타겟팅 및 요격 시스템’을 뜻한다. 만티스는 ‘오리콘 콘드라베스Oerlikon Contraves’의 ‘스카이쉴드Skyshield’ 대공방어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며, ‘박서Boxer’ 차륜장갑차에 장착된다. 오리콘 콘트라베스는 만티스를 개발한 독일의 라인메탈 디펜스Rheinmetall Defence의 스위스 자회사다.
  오리콘 큰트라베스는 레이더 대신 EOTS를 장착한 ‘스카이레인저Sky ranger’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 스카이레인저는 스위스 모아그MOWAG의 피라냐Piranha Ⅲ 등 다양한 8×8 차륜장갑차에 탑재가 가능하다. 스카이레인저는 추적 레이더를 갖춘 지휘차량이 대공포 차량 여섯대를 통제할 수 있다.



◆ 미 국


  미국은 1960년대 중반에 M48 채퍼렐Chaparral 지대공 미사일을 보완할 단거리 자주대공포 개발에 착수했고, 1968년부터 M163 벌컨Vulcan 자주대공포를 배치했다. M163은 1960년대부터 미 공군 전투기이 채용한 M61 20mm 기관포를 기반으로 하는 M168 기관포를 M113 장갑차에 장착했다. M168 기관포는 총신 6개가 회전하는 개틀링Gatling 기관포로 분당 3,000발의 높은 발사 속도를 자랑하지만, 사거리가 2km 정도에 불과하다.
  이스라엘은 M163에 1990년대 중반에 레이더를 장착하고,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을 장착하는 개량을 실시한 ‘마벳Machbet’이라는 개량형을 개발했고, 현재도 운용하고 있다.
  1970년대 미 육군은 M168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자주대공포 개발에 나섰고, 보포스Bofos 40mm 기관포 2문을 장착한 M247 서전트 요크Sergeant York 사단 대공방어DIVADDivision Air Defense 시스템을 개발했다. 하지만, 여러 문제를 일으키면서 50대만 생산되고 곧 생산이 종료되었다.
  미 육군은 이후 신형 자주대공포 개발을 포기하고 M163을 개량하면서 운용하고 있으며, 사단의 대공방어 임무는 험비HMMWV 차량에 스팅어 미사일 포탑을 장착한 AN/TWQ-1 어벤저Avenger를 운용하고 있다. 미 육군은 2004년에 어벤저 대대 24개가 있었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전을 거치면서 현재는 9개 대대만 남았다. 미 육군은 기관포 중심의 새로운 대공포를 개발하기보다는 레이저 채용에 더욱 적극적이다.





[사진 13] 기관포, 미사일과 함께 레이저를 장착한 보잉의 레이저 어벤저




◆ 일 본


  일본은 1950년대 미국에서 공여받은 M42 자주대공포가 노후하자 1970년대 후반부터 신형 자주대공포 개발에 착수했다. 몇 번의 설계 변경을 거쳐 1987년 87식(Type 87) 자주대공포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차체는 74식 전차를 사용했고, 기관포는 스위스 오리콘사의 35mm 기관포 2문을 장착했다. 35mm 기관포는 사거리 5km이며, 공중파열탄 운용을 위해 포구에는 신관 정보 입력 장치가 달려 있다. 87식 자주대공포는 독일의 게파드 자주대공포처럼 추적레이더와 화력통제 레이더를 갖추고 있고, 첨단 화력통제 시스템을 갖췄다.




[사진 14] 일본 육상자위대의 87식 자주 대공포


< 기갑부대 대공방어의 최후 보루, 세계 각국의 자주대공포 개발 현황. 2편 > 바로가기


이미지

크기변환_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