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갑부대 대공방어의 최후 보루, 세계 각국의 자주대공포 개발 현황. 2편
기갑부대 대공방어의 최후 보루
세계 각국의 자주대공포 개발 현황
최현호 밀리돔 운영진 대표
◆ 중 국
중국은 1960년대부터 자체적으로 자주대공포를 개발, 운용하고 있었다. 63식(Type 63) 자주대공포는 소련제 T-34/85 전차의 중국판인 58식 전차 차체 위에 37mm 기관포 2문을 장착한 개방형 포탑을 장착했다. 중국은 1980년대 초반에 소련의 ZSU-57-2와 유사한 80식 자주대공포도 개발했다. 69식 전차 차체에 57mm 기관포 2문을 장착한 포탑을 장착했다. 하지만, 63식과 80식 모두 수동식으로 부실한 조준 장비로 인해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중국의 첫 자동화된 자주대공포는 1989년 처음 공개된 88식 자주대공포다. 88식은 79식 전차 차체에 사거리 3km인 37mm 기관포 2문이 장착된 포탑을 탑재했다. 88식은 탐색 레이더와 자동장전장치를 갖추었고, 탄도 컴퓨터를 사용했다. 하지만, 성능 부족으로 소량만 생산되었다.
뒤이어 개발된 95식 자주대공포는 중국 최초의 복합 대공포다. 중국은 천안문 사태 이전에 서방과 군사 기술 교류가 활발했는데, 이때 서방의 일부 자주대공포 기술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95식은 기관포 탑재 차량은 사거리 2km의 25mm 기관포 4문과 QW-2 적외선 유도 단거리 지대공미사일 4발도 장착하고 있다. 포탑은 화력통제를 위한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으며, 정확한 거리 산출을 위한 레이저 거리계, 화력통제 컴퓨터를 갖추고 있으며, 열상 카메라를 통해 야간 운용도 가능하다. 표적 정보는 장거리 탐색 레이더를 장착한 지휘차량에서 전달받는다. 중국은 95식을 개량하여 04A식으로 명명했다.
현재 중국의 최신 자주대공포는 07식이다. 독일의 게파드, 일본의 87식과 유사한 35mm 기관포 2문을 채택했으며, 포신에 신관 정보 입력기가 달린 것도 동일하다. 최근 07식 자주대공포에 전천후 운용과 야간 운용을 위해 열상카메라와 레이저 거리계가 포함된 신형 센서를 추가하는 개량이 실시되었다.
[사진 15] 중국 육군의 07식 자주대공포
중국 육군은 ZBL-09 차륜형 장갑차 부대의 저고도 방공을 위해 장갑차 위에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이 달린 30mm 개틀링 기관포 버전과 35mm 기관포 1문이 달린 포탑 버전도 운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견인식 PG99 35mm 기관포를 6X6 트럭 차체에 올린 CS/SA1라는 수출형 자주대공포도 개발했다.
[사진 16] 차륜장갑차 35mm 자주대공포
◆ 터 키
자국 방위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는 터키는 오랫동안 사용해 온 미국제 M42 자주대공포가 퇴역한 후 자체적으로 자주대공포 개발에 나섰다. 최근 터키 육군은 ‘코르쿠트Korkut’ 자주대공포를 개발사인 터키 FNSS에 주문했다. 쿠르쿠트 자주대공포는 ACV-30 궤도형 장갑차에 터키 MKEK사가 라이센스 생산한 스위스 오리콘 콘트라베스 KDC-02 35mm 기관포 2문이 장착된 포탑을 탑재했다. KDC-02 35mm 기관포는 사거리 4km다.
[사진 17] 지휘차량과 기관포 차량으로 구성된 터키의 코르쿠트 자주대공포
쿠르쿠트는 기관포가 탑재된 기관포 차량과 장거리 탐지와 지휘를 담당하는 지휘차량으로 구성된다. 기관포 차량은 화력통제 레이더와 EO 센서를 장착한다. 지휘통제 차량은 탐지거리 40km로 넓은 탐지범위를 지니며, 기관포 차량 3대를 통제한다.
◆ 폴란드
폴란드는 1990년대 초반부터 자체적인 기갑 장비 개발에 나서면서 PZA ‘로아라(Loara)’ 자주대공포도 개발에 착수했다. 폴란드는 1991년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해체된 직후부터 나토 가입을 원했지만, 1999년에 가입했다. 하지만, 가입 전에도 나토 회원국 장비와의 호환성을 염두에 두고 장비를 개발했다.
[사진 18] 폴란드의 로아라 자주대공포 프로토타입
무장은 사거리 5km의 오리콘 콘트라베스 35mm 기관포 2문을 갖췄고, 탐색 레이더와 화력통제 레이더, 레이저 거리계와 열영상 카메라를 갖춘 광학조준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포탑은 소련제 T-72M 전차를 폴란드에서 개량한 PT-91 전차에 탑재되어 있다. 로아라 자주대공포는 2001년 운용 시험을 통과했고, 폴란드 육군은 소량을 주문했다.
◆ 대한민국
북한의 위협에 맞서 강력한 기갑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저고도 방공을 위한 자주대공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 개발된 자주대공포는 M167 20mm 발칸을 K200에 장착한 K263으로 1986년부터 도입되었다. 하지만, 2km라는 짧은 사거리와 장갑차 위에 그대로 탑재되어 운용인력이 외부에 노출되며, 현대적인 사격통제 장비의 부재 등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1983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신형 국산 자주대공포 개발에 착수했고, 1996년부터 K30 비호가 배치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 라이센스 생산한 오리콘의 30mm 기관포 2문을 탑재했고, 탐지 레이더와 함께 조준용 EOTS를 갖추고 있다. 30mm 기관포는 사거리 3km로, 레이더와 EOTS로 포착한 표적을 탄도 컴퓨터로 추적한다. 2016년에는 비호 포탑에 사거리 5km의 국산 적외선 유도 미사일 ‘신궁’이 결합된 ‘복합비호’가 양산에 들어가 비호의 교전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국방부는 2015년 3월, 구형 견인 발칸을 대체할 30mm 차륜형 대공포 개발을 결정했다. 새로 개발될 차륜형 장갑차에 비호의 30mm 포탑 개량형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차륜형 대공포는 신형 국지 방공 레이더 등으로 구성되는 ‘방공지휘통제경보체계(C2A)’를 통해 네트워크화된 방공망을 구축하게 된다.
◆ 기타 국가들
영국 마르코니Marconi사는 1980년대 중반, 오리콘 35mm 기관포를 채용한 ‘막스맨Marksman’ 자주대공포를 개발했다. 하지만, 핀란드 육군만 1990년 초반에 T-55 전차에 탑재한 ItPsv-90을 소량 주문했다. 2010년 퇴역했다가, 2015년 차체를 레오파드 2A4 전차로 바꾸는 개량을 하고 다시 현역으로 복귀했다.
[사진 19] 차체가 레오파드2A4 전차로 개량된 핀란드의 막스맨 자주대공포
이탈리아는 1987년부터 M113 장갑차에 오리콘 KBA 25mm 기관포 4문이 장착된 ‘시담SIDAM 25’를 배치하기 시작했다. 25mm 기관포는 사거리 2.5km이며, 레이저 거리계가 통합된 광학 조준경을 채용했다. 탐지 레이더의 부재로 악천후와 야간 운용에 제약을 받았다. 최근 인도네시아가 기계화 부대 강화를 위해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탈리아의 오토멜라라OTO-Melara사는 이탈리아군과 해외 고객에게 76mm 자주대공포를 제안하고 있다. 1987년에는 궤도형 차량에 76mm 함포 기반 대공포와 수색레이더와 사격통제장치를 갖춘 신형 포탑을 얹은 ‘오토매틱Otomatic’ 자주대공포를 개발했지만, 구매자가 없었다. 2010년에는 8×8 ‘센타우로Centauro’ 차륜형 자주포 차체에 76mm ‘래피드Rapid’ 함포를 개량한 포탑을 장착한 ‘드라코Draco’ 자주대공포를 개발했지만, 이 역시 구매자를 찾지 못했다.
[사진 20] 이탈리아 오토멜라라가 자체 개발한 드라코 76mm 자주대공포
많은 기갑부대를 가진 북한도 자주대공포를 개발했다. 북한은 소련에서 쉴카를 도입했지만 1980년대에 자체적으로 VTT-323 장갑차에 14.5mm 기관포 4문을 장착한 M1984(미국 분류코드), T-54 전차에 57mm 기관포 2문을 장착한 M1985 자주대공포를 개발했다.
그 후에도 해군 함정에서 운용하는 AK-230 30mm 기관포와 쉴카의 레이더를 장착한 M1992(30mm), 사거리 4km의 37mm 기관포 2문을 장착한 M1992(35mm)를 개발했다. 두 종류의 M1992 자주대공포는 모두 북한이 자체개발한 독천형 궤도형 장갑차 차체를 사용했다.
[사진 21] 북한의 M1992 30mm 자주대공포
• 자주 대공포의 미래–레이저
앞으로 자주 대공포는 기관포 형태에서 레이저로 대표되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유럽, 러시아,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도 레이저 무기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2020년대부터는 레이저 기반 대공포가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이저 무기는 비용과 군수지원면에서 상당한 장점을 지닌다. 무기용으로 개발되는 고체 레이저는 레이저를 만들기 위해 전력이 필요하다. 전력은 발전기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연료만 무제한 공급되면 발사에 제한이 없다.
하지만, 현재 각국에서 시연되고 있는 레이저 무기는 1km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소형 무인기를 저지할 수 있는 10여 kW 수준이다. 사거리 4~5km인 대공포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높은 출력의 레이저가 필요하다. 해외 연구에 의하면, 가까운 거리의 순항미사일이나 먼 거리의 무인기를 격파하기 위해서는 100kW급 레이저가 필요하다.
출력과 함께 레이저가 자주대공포로 사용되기 위해 중요한 요소는 체계의 크기다. 미 육군이 2016년에 소형 무인기 격추 시험을 실시한 ‘스트라이커 MEHEL Mobile Expeditionary High Energy Laser’는 크기는 작았지만, 2kW급에 불과했다. 하지만, 록히드마틴이 미 육군에 납품할 60kW급 레이저 무기 기술실증기는 FMTV 중형 트럭에 탑재될 정도로 매우 크다. 따라서 레이저 대공포의 출현 시기는 체계 축소와 함께 출력 증대가 필수적이다.
[사진 22] FMTV 중형트럭에 탑재될 록히드마틴의 60kW급 레이저무기 기술실증기
[사진 23] 스트라이커 장갑차에 탑재된 2kW급 레이저무기 기술실증기
이상으로 기갑부대 대공방어의 최후 보루인 자주대공포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포, 탐지장비, 차체 등 여러 하부 시스템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자주대공포는 앞으로도 중요한 무기체계로 운용될 것이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복합 대공포를 개발한 것처럼 꾸준한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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