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좋은 이야기-

늙은이가 되면

바래미나 2014. 3. 30. 02:02

 

늙은이가 되면

급히 설치지말고,
미운 소리 우는소리 헐뜯는소리,
그리고 군소리일랑 하지도 말고

조심 조심 일러주고
보고도 모르는척 어수룩 하소,
그렇게 사는 것이 평안하다오.

이기려 하지마소,
져주시구려,
한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 것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이라오.

아무리 많은 돈 가졌다해도 죽으면 가져갈수 없는 것,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말고
살아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언제나 감사함을 잊지를 말고
어디서나 언제나 고마워하구려.

그렇지만 그것은 겉이야기
정말로 돈을 놓치지 말고 죽을 때까지 꼭 잡아야하오.

옛친구 만나거든 술 한잔 사주고
손주 보면 용돈 한푼 줄돈 있어야
늙으막에 내 몸 돌보고 모두가 받들어준다나.
우리끼리 말이지만 사실이라오.

예날 일들일랑 모두 다 잊고
잘난체 자랑일랑 하지를 마소.

우리들의 시대는 다 지나갔으니
아무리 버티려고 애를 써봐도 이몸이 마음대로 되지를 않소.

그대는 뜨는해
나는 지는해
그런 마음으로 지내시구려.

나의 자녀 나의 손자
그리고 이웃 누구에게든지
좋게 뵈는 늙은이로 살으시구려,

멍청이면 안되오 아프면 안되오,
늦었지만 바둑도 배우고 기 체조도 하시구려.
아무쪼록 오래오래 살으시구려.
 
 
 

 

 
어느덧 칠순 고개를 넘기고나면
시간의 흐름은 급류를 탄다고.

일주일이 하루같다고 할까,
아무런 하는일도 없이...

문안전화도 뜸뜸이 걸려 오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뚝 끊기고...
이럴때 내가 영락없는 노인임을 깨닫게된다고.

노인이 돼봐야 노인세계를 확연히 볼수 있다고 할까,
노인들의 삶도 가지가지이다고 하니 알아볼까요.


노선(老仙)이 있는가하면, 노학(老鶴)이 있고, 노동(老童)이 있는가 하면, 노옹(老翁)이 있고, 노광(老狂)이 있는가하면, 노고(老孤)가있고 노궁(老窮)이 있는가하면, 노추(老醜)도있다. 1.♥ 노선(老仙) ♥은 늙어 가면서 신선처럼 사는사람 이다. 이들은 사랑도 미움도 놓아 버렸다. 성냄도 탐욕도 벗어 버렸다. 선도 악도 털어 버렸다. 삶에 아무런 걸림이 없다. 건너야할 피안도 없고 올라야할 천당도 없고 빠져버릴 지옥도 없다. 무심히 자연따라 돌아갈 뿐 이다. 2. ☆ 노학(老鶴) ☆은 늙어서 학(鶴)처럼사는것이다. 이들은 심신이 건강하고 여유가 있어 나라 안팎을 수시로 돌아 다니며 산천경계를 유람한다. 그러면서도 검소하여 천박하질 않다. 많은 벗들과 어울려 노닐며 베풀 줄 안다. 그래서 친구들로 부터 아낌을 받는다. 틈나는 대로 갈고 닦아 학술논문이며 문예작품들을 펴내기도한다. 3.♠ 노동(老童) ♠은 늙어서 동심(童心)으로 돌아가 청소년 처럼 사는 사람들 이다. 이들은 대학의 평생 교육원이나 학원 아니면 서원이나 노인 대학에 적을 걸어두고 못다한 공부를 한다. 시경 주역등 한문이며 서예며 정치 경제 상식이며 컴퓨터를 열심히 배운다. 수시로 여성 학우들과 어울려 여행도하고 노래며 춤도추고 즐거운 여생을 보낸다. 4.♧ 노옹(老翁) ♧은 문자 그대로 늙은이로 사는 사람이다. 집에서 손주들이나 봐주고 텅 빈집이나 지켜준다. 어쩌다 동네 노인정에 나가서 노인들과 화투나 치고 장기를 두기도 한다. 형편만 되면 따로 나와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늘 머리 속에 맴돈다. 5. ♡ 노광(老狂) ♡은 미친사람처럼 사는 노인이다. 함량 미달에 능력은 부족하고 주변에 존경도 못받는 처지에 감투 욕심은 많아서 온갖 장을 도맡아 한다. 돈이 생기는 곳이라면 최면 불사하고 파리처럼 달라 붙는다. 권력의 끈나풀 이라도 잡아 보려고 늙은 몸을 이끌고 끊임없이 여기 저기 기웃거린다. 6. ♨ 노고(老孤 ) ♨)는 늙어가면서 아내를 잃고 외로운 삶을 보내는사람이다. 이십대의 아내는 애완 동물같이 마냥 귀엽기만 하다. 삼십대의 아내는 기호 식품같다고 할까, 사십대의 아내는 어느덧 없어서는 안될 가재도구가 돼버렸다. 오십대가 되면 아내는 가보의 자리를 차지한다. 육십대의 아내는 지방 문화재 라고나 할까 그런데 칠십대가 되면 아내는 국보의 위치에 올라 존중을 받게된다. 그런 귀하고도 귀한 보물을 잃었으니 외롭고 쓸쓸할수 밖에.. 7. ◆ 노궁(老窮) ◆은 늙어서 수중에 돈 한푼 없는 사람이다. 아침 한술 뜨고 나면 집을 나와야 한다. 갈곳이라면 공원 광장 뿐이다. 점심은 무료 급식소 에서 해결한다. 석양이 되면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들어간다. 며느리 눈치 슬슬보며 밥술좀 떠 넣고 골방에 들어가 한숨잔다. 사는게 괴롭다. 8. # 노추(老醜) #는 늙어서 추한 모습으로 사는사람이다. 어쩌다 불치의 병을 얻어 다른 사람 도움 없이는 한시도 살수없는 못 죽어 생존하는 가련한 노인이다. 인생은 자기가 스스로 써온 시나리오에 따라 자신이 연출하는 자작극 이라할까, 나는 여태껏 어떤 내용의 각본을 창작해 왔을까, 이젠 고쳐 쓸수가없다. 희극이 되든 비극이되든 아니면 해피 앤드로 끝나든 미소 지으며 각본대로 열심히 연출 할수밖에.....

  
늙으면 생활의 중심에서 밀려나게 마련이다.
안방을 내어주고 뒷방으로 가야 한다.
직장에서 쫓겨난다.
친구들은 떠나고 젊은이들에게 소외당한다.
체력이 모자라 일은 못하지만 먹고 싶은 것은 많다.
자식들 마져 애기 담살이나 시킨다.
이쯤되면 오래 사는 것도 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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