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일본군의 잠수항모 'I-400급 잠수함'(伊四〇〇型潜水艦, I-400 class submarine)
1 태평양 전쟁 당시의 일본의 잠수항모 ¶<대전 당시의 센토쿠급>
1.1 왜 만들게 되었나? ¶본디 이 센토쿠급 잠수항모는 태평양 전쟁 당시의 일본의 안습하기 짝이 없는 사정에 영향을 받았다. 진주만 공습 항목에서 보여지듯, 당시의 일본은 미국을 기습하여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고 전의를 상실케 함으로써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서 전쟁을 조기종결 시키려고 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기습을 당해 전함 수 척이 격침되는 등 뼈아픈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의를 상실하기는 커녕 복수심에 불타올라 전쟁준비를 지속하는 등, 미국의 전의는 전혀 꺾이지 않았고, 장기적인 입장에서 일본은 엄청나게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되었다. 그렇기에 당시의 일본은 어떻게든 미국 본토를 공격하여 본토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힘으로써 전황을 일본에 유리하게 바꿔와 전쟁을 빠르게 종결시켜야만 했다. 다만 문제는 당시의 일본은 미국 본토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단이 전무했다. 전함-항공모함을 비롯한 통상적인 수상함대로는 진주만 공습 이후 엄청나게 경계도가 상승한 미국 해군의 방위망을 넘어서 미국의 영해까지 접근하기가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외부에 대놓고 노출되는 수상함과는 달리 잠수함은 특유의 은밀성으로 미국 영해 근처까지 몰래 접근할 수 있었으나, 잠수함은 정작 대지를 타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무기가 없었다. 기껏 해야 쥐꼬리만한 잠수함의 함포로 포격을 하던가, 정찰용 수상기 한대를 띄워서 소이탄이나 떨구고 오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당연히 피해라고 할만한 경미한 피해도 입히지 못하는 수준이었다.[1] 이러한 상황 와중, 정찰기 한대 정도가 아니라, 진짜 제대로 된 폭격기를 여러기 이상 탑재해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잠수항모 계획이 입안된다. 잠수함이니만큼 일반적인 항모와는 달리 미국 영해 근처까지 은밀하게 접근할 수 있었고, 잠수항모는 잠수함과는 달리 지상을 타격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 있었다. 이렇듯 이론상으로는 정말 효율적인 계획이었는데... 1.2 기술적 난제 ¶계획은 좋았으나, 그걸 정작 실행시키기엔 여러가지 난관이 많았다. 우선, 잠수함에 항공모함 노릇을 시키려면 함재기를 싣기 위한 격납고를 탑재해야 했는데, 물에 잠기는 잠수함의 하단이나 측면에 격납고를 탑재할 수는 없기에 부상시 수면 밖으로 나오는 잠수함의 상부에 격납고를 설치해야 부상 이후 출격이 가능했다. 그러나 잠수함의 상단에 격납고를 설치했을 경우, 당연하게도 격납고가 달려있는 상부가 더 무겁게 되기 때문에 상부에 탑재된 격납고의 무게중심때문에 균형을 잃고 함이 뒤집히는(…) 치명적인 문제가 생겼다. 이 심각한 문제는 일본의 기술진이 머리를 쥐어짠 끝에 어찌저찌 해결하는데, 바로 내압선체 2기를 병렬로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내압선체가 1개뿐인 보통의 잠수함에 격납고를 설치한다면 상술한 전복 문제가 발생하지만, 선체 2기를 병렬로 연결하고 그 사이에 격납고를 위치시키면 무게중심이 알맞게 되어 함이 뒤집히는 전복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전복 문제는 해결할 수 있게 되었으나, 겉으로 보이는 말끔한(?) 외형과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작은 잠수함 두개가 병렬로 연결된 쌍동선에 가까운 구조라서, 함에 기관실이 두개나 있는 등(…) 구조적으로 상당히 난잡한 형태였지만 크게 문제될 점도 없었다. 격납고 문제를 일단 해결했으니, 이제 함재기를 해결해야 할 차례였다. 항공기 출격을 위한 활주로와 격납고를 넣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센토쿠급은 122m라는, 2차 세계대전에 투입된 잠수함들 중 가장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으나, 이 길이에서도 활주로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탓에 이렇게 큰 덩치를 지니고도 센토쿠급은 충분한 격납고 크기를 확보하지 못했다. 센토쿠급의 함재기 격납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항공모함의 격납고라 하면 흔히 떠올리는, 항공기들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넓은 갑판같은 통상적인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른 외형이다. 옆에 서있는 사람과 크기를 비교해보면 함재기를 탑재하는 격납고인데도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아 보이는가? 그렇다. 센토쿠급에 간신히 마련한 격납고는 기껏해야 함재기의 동체(…)가 간신히 들어갈락 말락 했을 만큼 비좁았다. 이러한 격납고에 일반적인 전투기가 들어갈 턱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완전히 새로운 전투기가 필요했다. 센토쿠급에 탑재된 함재기인 M6A 세이란 전투기는 당시 일본군의 일반적인 전투기들과는 달리, '오로지 센토쿠급 잠수함에 탑재하기 위해서' 새로이 설계된 전투기였다. 세이란은 그 당시 일본 전투기치고는 특이하게 날개를 접을 수 있는[2] 구조를 가진 전투기였는데, 날개를 접어서 횡측으로 돌려 몸에 붙이는 방식으로 횡 길이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외국의 항공모함 탑재 함재기라면 이러한 날개 접기 기능은 흔히들 있는 기능이었지만 세이란은 날개접기라는 말보다는 압축(…)이란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극단적으로 크기를 줄이는 데 집착했다. 심지어는 주날개 뿐만 아니라 꼬리날개까지 접어버려 세이란은 횡 크기를 극단적으로 더 줄여서, 저러한 좁은 격납고에 구겨넣을 수 있었다. 함재기를 격납하는 문제는 어떻게든 또 해결했지만, 함재기의 이착륙 방법 역시도 문제였다. 센토쿠급은 충분한 길이의 활주로를 확보하기 위해 재래식 잠수함 중에서도 제일 거대했지만, 그럼에도 센토쿠급의 활주로는 항공기가 충분히 이착륙하기에 모자란 길이였다. 이륙이야 단거리 이륙을 위한 전용 함재기와 전기 캐터펄트를 동원해서 어찌저찌 가능했지만, 센토쿠급의 좁은 선체에 착륙할만한 공간 같은게 있을 리가 없었으므로 착륙시에는 수상 플로트를 이용해 수상에 착지한 후, 함에 탑재된 크레인으로(…) 회수하여 다시 격납하는 방법을 채용했다. 이러한 회수 방법이 상당히 번거로웠으리라는 점은 자명했다. 이륙에서도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 캐터펄트 등의 보조로 어찌저찌 이륙이 가능하긴 가능했는데, 항공기의 엔진이 바로 출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가열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모되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적성국가인 미국의 영해에서 여유있게 항공기를 출격시키고 있을 시간 따위는 없었으므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방법이 논의되었는데, 일반적인 항공모함 탑재기들처럼 미리 엔진에 시동을 걸어 엔진을 가열시켜 놓자니, 내부가 밀폐된 잠수함이라는 특성 탓에 엔진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일산화탄소 등)를 선체 밖으로 배출할 수단이 없었다(…). 이렇게 되면 승무원들이 단체로 산소부족증에 걸리던가 질식사해도 모자랄 지경이므로 다른 방법이 고안되었는데, 엔진을 데워놓기만 하면 된다는 것에 착안해서 선체 내부에서 미리 기름을 가열시켜 보관하고 있다가, 출격시 따듯한 기름을 바로 보급하여 단기간에 엔진을 시동시키는 것이었다. 이러한 궁여지책을 다 동원하고 정예 파일럿을 징발하여 엄청나게 많은 훈련을 거치게 함으로써[3] 센토쿠급은 잠수항모치고는 빠르게 함재기를 사출시킬 수 있었으며, 함재기가 적은 점을 빼면 일본군이 개발한 병기 치고는 나름대로 괜찮은 병기가 될 수 있었는데... 1.3 치뤄보지 못한 실전 ¶본디 센토쿠 급은 20여 척 이상이 양산되어서 잠수항모로만 이루어진 전단을 꾸릴 예정이었는데, 센토쿠급 1기는 고작 3기의 항공기밖에 탑재하지 못하지만, 센토쿠급 20척으로 이루어진 전단은 단순계산상으로는 60여기의 세이란 공격기에 탑재된 64톤의 폭탄을 미국 본토에 폭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술적 난제로 개발이 계속 늦어졌던데다 센토쿠급 계획을 입안한 야마모토 이소로쿠 제독이 사망하면서 건조계획은 이리저리 지지부진해졌고, 실제 양산수는 1/4 이하로 반토막난데다 실제로 건조되고 있던 것은 4척, 완성되어 작전에 직접 투입된 것은 2척이 고작이었다. 게다가 센토쿠급이 완성되어 실전투입된 것은 일본이 패망해가며 각지에서 해군을 완전히 말아먹은 이후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작 2척의 센토쿠급, 6기의 세이란 공격기로는 공격다운 공격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원래는 함재기인 세이란에 폭탄을 싣고 미국 본토를 공습할 목적으로 만들었으나, 이렇듯 줄어든 규모로는 폭격을 해봤자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못할 것은 자명했다. 이에 일본군의 막나가는 막장 장군들은 6기의 공격기로 할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공격 방법을 생각했는데, 그것은 바로 세균무기를 미국에 투하하는 것이었다. 이후 좀 더 온건한(…) 방향으로 노선이 바뀌어서 파나마 운하의 암벽을 파괴해서 파나마 운하를 사용 불능으로 만든다는 임무를 맡게 된다. 그러나 당시의 시점에선 이미 미 해군 유럽함대가 죄다 태평양으로 넘어가버린 뒤라 실효성은 없는 것과 다름없었으며, 파나마 운하는 매우 중요한 시설이었기에 엄청나게 튼튼한 구조로 지어졌으며, 각종 대공포로 중무장해 엄중한 방공망을 갖추고 있었다.[5] 이걸 고작 공격기 6기에 탑재된 800kg 폭탄 6기로 박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에 그러나 파일럿들에게는 안습하게도 이들은 다시금 미군 함대가 집결되어 있는 울리시 환초에서 카미카제로(…) 연합군 함대를 최대한 저지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6] 그렇게 작전을 위해 I-400과 I-401은 울리시 환초를 향했지만, 주위에서 일본군 잠수함이 격침당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자 I-400과 I-401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선회, 접선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었는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미·일 종전협정이 이루어진다. 이후 귀환명령을 받고 아무런 활약도 하지 못한 채 일본으로 귀항하던 와중 산리쿠에서 I-400은 미 구축함 2척과 조우한다. 승산이 없는 것이 뻔했던데다 덴노의 항복선언이 이루어진 다음이어서 그랬는지 I-400의 승무원들은 별다른 저항 없이 항복하였다. 이후 I-401도 미 잠수함과 조우하여 서로 함포를 조준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태위태한 항해를 이어나가다가 도쿄에서 항복명령이 내려오자 결국 끝내 항복하여 미군에게 나포당함으로써 두 척의 잠수항모는 변변찮은 활약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함생을 마치게 된다. 1.4 외외의 요소 ¶
3 창작물에서의 출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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