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한국 국회의원 선거 얘기를 지난 주에 하고 싶었습니다만, 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당초 계획했던 것 보다는 며칠 늦어졌지만 지금이라도 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어느 정당, 혹은 어느 후보를 지지했건간에 얼마전 끝난 국회의원 선거에 대해서 충분히 자랑스러워해야할 것입니다.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만큼 활기찬 민주주의를 잘 보여주는 것은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한국의 선거 과정에는 몇가지 매우 재미있는 측면들이 있었습니다. 일단 미국에서는 선거일에 휴무를 하지 않습니다. 투표를 하려면 아침 출근 전에 하거나 혹은 점심시간을 이용하고, 아니면 퇴근 후 저녁에 해야합니다. 주한미국대사관에도 다수의 한국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어서 가능한 한 많은 직원들이 투표할 수 있도록 저도 이날 대사관 휴무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투표율도 제가 보기에는 성공적으로 보였습니다. 4년전 국회의원 선거와 비교했을 때, 투표율이 약 8% 포인트 올라 54.3%를 기록했다는 내용을 읽었습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이 수치가 실망스럽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미국 기준으로 본다면 이 정도면 상당히 높은 것이기에 부러운 마음이 듭니다. 한국 국회의원 선거의 또다른 흥미로운 부분은 선거 유세에 주어진 시간이 불과 13일로, 비교적 짧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곳 사람들에게는 너무 짧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의 끝없는 선거 유세에 익숙해진 많은 미국인들은 한국의 방식을 선호할지도 모릅니다. 또한 여론조사 관련 규정도 미국과 다르더군요. 미국에서는 몇 달동안 끊임없이 여론조사 결과를 듣고 또 듣습니다. 최종적으로 한 후보가 당선되기 직전까지 거의 몇 분 단위로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가 나옵니다. 그런데 저는 한국의 규정이 마음에 듭니다. 선거 유세 마지막 6일간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다는 것 말이죠. 또, 저도 뉴미디어의 팬이다보니 올해 선거에서 SNS가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유명 인사들이 투표율이 얼마가 나오면 어떻게 하겠다는 독특한 공약을 했다는 걸 봤습니다. 머리가 긴 소설가는 머리를 깎겠다고 했고, 또다른 누군가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노래하며 춤을 추겠다고도 했죠. 안타깝게도 투표율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서 우리는 이 모습들을 볼 수 없었습니다. 총선과 대선이 같은 해에 치러지는 경우가 20년 만에 한번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번 총선이 12월 대통령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측했기에 이번 선거가 특히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기억하시겠지만 올해는 여러 나라에서 선거가 있는 해이기에 2012년이 더욱 중요하지요. 선거 말고도 지난 주는 저에게 특히 설레는 시간이었습니다. 미국 봄방학 주간이어서 제 아내와 아이들이 한국에 와서 약 열흘간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참 좋았습니다. 가족들이 다같이 동네 주변도 산책하고, 맛있는 식당에서 식사도 하고, 멋진 한국 박물관도 찾아보고, 친척들도 만나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다함께 동부이촌동의 만두집도 갔었는데, 이곳은 제가 지난 번 서울에서 근무할 때부터 정말 좋아하는 곳입니다. 저도 그때보다 더 나이가 들고 아이들도 더 자랐지만 사장님이 저희를 금방 알아보셔서 기뻤습니다. 정겨운 동네 식당에 다시 가보니 참 좋더군요. 지난 한 주는 어쨌든 대단했습니다. 지난 주를 보내며 항상 두가지를 명심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것 그리고 투표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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