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에 이어 약초여행 / 한라산 계속>
신부전증을 고친 동백나무 겨우살이의 신비 그는 녹나무 말고 동백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로 암과 신부전증을 고친 경험이 있다고 했다. “무슨 도의원인가를 지내는 사람이 신부전증이라. 병원에서는 못 고친다고 했는데 내 약 먹고 두 달만에 완전히 나았어. 동백나무겨우살이로 고쳐 줬어. 그런데 그것도 자기가 먹고 고쳤으니 자기가 고친거지 내가 고친 건 아냐. 동백나무 겨우살이는 물고기나 미역, 다시마 같은 해초의 정기가 공중으로 올라갔다가 동백나무 가지에 내려앉아 화생(化生)한 것이라. 그래서 그걸 씹어 보면 해초맛이 나. 신장병이나 당뇨병 또 암에도 효과가 커요. 자궁암, 위암, 간암환자를 여럿 고쳤어. 진통작용이 매우 강해요. 진통제를 하루 13번 맞던, 그래도 통증이 멎지 않던 자궁암에 걸린 처녀가 그거 한 봉지 끓여 먹고는 통증이 싹 멈췄어. 아프다는 소리 안해요. 다 나아버린 거지. 동백나무 겨우살이로 병원서 못 고친다는 병 고친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녀.” 신부전증은 양의학, 한의학할 것 없이 치료의 가능성조차 부인하는 난치병 중의 최고 난치병이다. 신장이 딱딱하게 경화되고 망가져서 피를 걸러내지 못하므로 오줌을 눌 수 없고 요독이 몸 안에 쌓여 천천히 죽어가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혈액투석으로 피를 걸러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는 신부전증환자만도 서울에만도 수만명이 있다고 한다. 동백나무 겨우살이는 동백나무, 광나무, 감탕나무, 사스레피나무 등 상록성 나무의 줄기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다. 참나무나 팽나무, 오리나무 등에 기생하는 겨우살이와는 생김새가 좀 다르다. 잎과 줄기의 구별이 거의 없고 줄기가 좀 작고 연약하여 잘 부스러지며, 잎은 퇴화하여 마치 마디 위에 뿔이 난 것처럼 보인다. 아무 때나 채취하여 그늘에서 말려 약으로 쓴다. 성질은 평하고 맛은 담담하고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맛이 난다.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염증을 없애며 콩팥과 방광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몸 안에 있는 독을 푼다. 암 치료에 뛰어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아 매우 센 항암작용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동백나무 겨우살이는 우리 나라에서는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 섬지방의 동백나무에 드물게 기생한다.
참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는 예로부터 만병통치의 효능이 있고 귀신을 내쫓는 등의 신성한 힘이 있는 것으로 여겨 온 식물이다. 항암작용도 뛰어나 민간에서는 암치료약으로 쓰고 있고, 독일에서는 천연항암제의 원료로 참나무 겨우살이를 한 해에 500t 넘게 쓴다고 한다.
그러나 동백나무에 기생하는 겨우살이에 어떤 약효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검토된 적이 없다. 동백나무 겨우살이는 참나무 겨우살이보다 훨씬 귀해서 구하기가 어렵다. 참나무 겨우살이는 나무가 자라는 데 큰 피해를 주지 않지만 동백나무 겨우살이는 나무를 말라죽게 한다. 그러므로 동백나무 겨우살이는 3~4년만에 한 번씩 잘라주어야 나무가 죽지 않는다. 나는 제주도에 갈 때마다 동백나무 겨우살이를 찾아 동백나무가 많은 곳을 뒤져 보았지만 지금까지 두세 번밖에 발견하지 못했다. <약초꾼 최진규씨의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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