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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이유…‘후배들을 위해서’

바래미나 2010. 3. 29. 00:20

 

김연아,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이유…‘후배들을 위해서’

일간스포츠 | 온누리 | 입력 2010.03.28 18:44

[JES 온누리] 토리노 피겨 세계선수권은 밴쿠버 올림픽이 끝난 후 한 달만에 치러지는 대회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선수들에게는 좀처럼 동기 부여가 안 되는 대회다.

게다가 시원찮은 연기를 보였을 경우 "올림픽에서 운이 좋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잘 해야 본전'이다.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에반 라이사첵(남자 싱글)과 쉔 슈에-자오 홍보(페어)조는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최근 몇 년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그 해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않는 것은 하나의 관례였다. 그런데 김연아는 울며 겨자먹기로 대회에 출전해야 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김연아는 대회 흥행을 좌우하는 피겨계 최고의 스타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입장에서는 김연아가 많은 대회에 출전하기를 원한다.

김연아는 1월 말 전주에서 열린 4대륙대회에 불참했다. ISU의 오비히로 친콴타 회장이 출전을 권유하는 친서까지 보냈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컨디션을 망칠 수 있기에 거절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100주년 기념 대회였다. 스타들의 출전이 여느 때보다 절실했지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대거 빠지면서 자칫 김빠진 대회가 될 수도 있었다. 그래서 ISU는 김연아의 출전을 강력히 원했다. 앞으로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도 있는 김연아로서는 ISU와 대립각을 세울 수 없었다.

또다른 이유는 후배들의 앞날을 위해서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이 내년 대회 출전권 수를 결정한다. 김연아가 출전하지 않으면, 한국의 세계선수권 출전권 숫자는 줄 수 밖에 없다. 후배들을 위해 길을 터주기 위해 김연아는 대회에 나섰다.

제대로 훈련하지 못한 결과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드러났다. 점프 뿐 아니라 스핀·스파이럴에서까지 실수가 나왔다. 60.3점으로 7위. 다행이 그는 27일(한국시간) 프리 프로그램에서 두 차례 점프 실수에도 높은 가산점을 얻어내며 130.49점을 받아 총점 190.79점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김연아는 "힘들었던 한 시즌을 마쳤다는 생각에 올림픽 때보다 더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천천히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