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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세진 교수 “실패 고통스럽지만, 달나라 꿈 반드시 현실로”

바래미나 2009. 8. 26. 20:18

권세진 교수 “실패 고통스럽지만, 달나라 꿈 반드시 현실로”

노컷뉴스 | 입력 2009.08.26 09:09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대전

 

[CBS < 김현정의 뉴스쇼 > ]



- 비콘 응급발생신호 올 가능성 없다고 봐
- 과학기술위성2호, 우주미아 아닌 낙하 가능성
- 자체위성, 기술 있으나 시험 설비 없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민경중 보도국장

■ 대담 : KAIST 항공우주공학과 로켓연구실 권세진 교수


어제 오후 5시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는 나로호를 보면서 우리 국민들 잠시나마 참 감격스러웠습니다. 아쉽게도 나로호에 탑재된 과학기술위성2호의 목표궤도진입은 실패했습니다. 이제는 차분히 실패 원인 등을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는데요.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로켓연구실 권세진 교수 전화로 연결돼있습니다.


◇ 민경중 앵커 > 특히 우주공학을 연구하는 학자들 입장에서는 더 아쉬움이 클 것 같아요.


◆ 권세진 > 네, 진짜... 아쉬움이 컸습니다. 저도 TV로 발사 장면을 지켜봤었는데, 국민 여러분들이 느낀 것하고 똑같은 기분을 느꼈습니다. 발사는 너무 멋지게 잘됐는데, 궤도진입에 실패했다는 점이 아쉽네요.

◇ 민경중 앵커 > 당시에 탄성을 질렀는데 그것이 한 30분 뒤에 탄식으로 바뀌면서, 특히 그 장면을 지켜봤던 아이들이 이러한 실패에 대해서 다시 교훈을 얻고 갈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차분하게 짚어봐야 하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우선 말이죠. 오늘 새벽에 인공위성과의 교신이 실패했어요.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 됩니까?

◆ 권세진 > 어제 발사 후에 항공우주연구원장이 발표를 했었다고 하는데, 그때 이미 예상하고 있던 거죠. 궤도진입에 실패했으면 교신이 안 되는 거죠.

◇ 민경중 앵커 > 궤도진입에 실패했다는 것이 통상적으로 우리상식으로는 쏘아 올렸을 때 목표궤도보다 못 미쳤을 때 대개 실패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 더 날아가서 실패했어요.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 권세진 > 더 날아간 것은 사실 문제가 안 됩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대륙간탄도탄하고 우주발사체 하고 틀린 점이 뭐가 있느냐 하면 대륙간탄도탄도 200~300km 고도까지 올라가거든요. 우주발사체도 200~300km까지 올라갑니다. 그런데 대륙간탄도탄은 300km까지 올라간 다음에 그냥 놔둬요. 그러면 다시 지상으로 떨어져 내려오거든요? 그런데 우주발사체는 300km까지 올라간 다음에 다시 거기에서 킥모터, 나로호의 경우에는 2단로켓이 작동을 해서 더 가속을 해줘야 합니다. 그러면 그 2단로켓은 이제 더 이상 지구로 떨어져 내려오지 않을 정도의 속도를 가지고 계속 지구를 선회비행하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구를 선회비행하려면 초속 10km 정도의 굉장히 높은 속도가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1단 발사체 가지고는 그 속도까지는 도달하지 못합니다. 다만 고도까지 올려주죠. 거기에서 추가로 필요한 가속은 2단 발사체가 해주게 되는데, 지금 그 부분이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민경중 앵커 > 참 애매한 것이 1단 발사체는 러시아에서 만들었고, 2단 추진체는 우리가 만들었는데. 러시아 측 책임이냐, 우리 2단로켓 추진체의 책임이냐, 이 부분에 대해서 공방이 아주 심해질 것 같아요?

◆ 권세진 > 글쎄요, 저는 러시아가 만든 1단 부분은 정상적으로 진행을 한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 민경중 앵커 > 러시아 1단은 제대로 올라간 것 같다?
◆ 권세진 > 네. 고도가 못 미친것은 문제가 되겠지만 원래 예상 고도가 300km였는데 350km까지 올라간 것은 큰 문제가 안 된다고 봅니다.

◇ 민경중 앵커 > 그렇다면 과학기술위성2호가 궤도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비콘 즉 응급발생신호가 올지 모른다고 기다리는 입장인데, 이게 가능성이 있습니까?

◆ 권세진 > 저는 가능성이 없다고 봅니다.
◇ 민경중 앵커 > 어떤 점에서요?
◆ 권세진 > 이건 뭐 제가 추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물론 달라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2단로켓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인공위성이 지구를 선회하는 데 필요한 속도, 10km를 만들어주지 못했다고 보거든요. 그렇다면 대륙간탄도탄처럼 다시 지상으로 낙하했을 거라고 봅니다.

◇ 민경중 앵커 > 낙하했을 것이다?
◆ 권세진 > 네. 남태평양 어딘가로 낙하를 했겠죠. 아니면 한 바퀴 더 돌아서 대서양 쪽으로 가서 떨어졌거나.

◇ 민경중 앵커 > 위성발사체 과학기술위성2호가 우주에서 떠도는 것이 아니고, 낙하할 가능성도 있다는 말씀인가요?

◆ 권세진 > 저는 그렇게 봅니다.
◇ 민경중 앵커 > 그런 얘기는 일단 정부 발표에서는 없는데 말이죠?
◆ 권세진 > 저는 어제 밤 이후로 정부 발표를 거의 보지 못했거든요. 발사 장면을 보고 발사 이후에 있었던 얘기를 들었습니다.

◇ 민경중 앵커 > 지금 하나 실패 원인으로 나로호 위성 보호덮개인 페어링의 한쪽이 분리가 되지 않아서 속도가 나오지 않는 것, 이런 것을 원인으로 들고 있는데 이럴 가능성도 있습니까?

◆ 권세진 > 페어링이라는 게요. 양쪽으로 터져나가게 되어있거든요. 한쪽이 터져나간다면 그 터져나가는 만큼 반대쪽도 힘을 줘서 반대쪽도 터져나가게 되어있어요. 그래서 아예 안 터져나가면 안 터져나갔지, 한쪽만 터져나간다는 것은 좀 상상하기 힘든데요.

◇ 민경중 앵커 > 일부에서는 이렇게 실패를 하고 나니까 재발사를 너무 일찍 추진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권세진 >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나로호 궤도진입실패의 문제는 2단로켓 부분이 문제었는데요. 2단로켓 부분은 이미 국내에서 충분히 시험했다고 장담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리고 최근 발사 연기는 주로 러시아가 담당했던 1단로켓 엔진 부분의 문제 때문에 연기를 했었는데. 1단로켓은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발사를 성급하게 시도했다는 것은 저는 동의하기가 어렵군요.

◇ 민경중 앵커 > 지금까지 5천여 억 원이 투입됐다고 하는데, 다음 발사가 내년 5월이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요. 가능 할까요?

◆ 권세진 > 일단 우리가 러시아에서 받을 수 있는 하드웨어가 하나 더 있기 때문에 두 번째 발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5천억 원이라는 돈이요, 그게 굉장히 큰돈임에는 틀림없지만 우주개발을 하는데 5천억 원은 절대로 큰돈은 아닙니다.

◇ 민경중 앵커 > 그렇죠. 대운하에도 22조는 들어가던데요. (웃음)
◆ 권세진 > 러시아와 미국이 우주개발 초창기 때 투입한 돈은... 러시아의 경우는 후루시초프가 미국에서는 아이젠하워하고 케네디가 우주개발을 시작한 사람들인데. 통치권자 차원에서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개발비를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5천억 원 정도 되는 국가주도연구개발과제들이 여럿 있거든요.

◇ 민경중 앵커 > 그렇죠... 권 교수님도 우주개발에 대한 꿈을 키우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달나라까지 가는 꿈이 우리의 어떻게 보면 다음 최대 목표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꿈이 현실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 권세진 > 저는 그것이 반드시 현실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실패가 고통스러운 것이지만, 저는 이 실패를 통해서 우리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우주기술을 보유해야만 아마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작더라도 강한 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겁니다. 지금이라도 다시 다짐하고 시작을 해야 될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국민 여러분들이 관심을 갖고 이렇게 성원을 해 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민경중 앵커 > 한 가지만 더 여쭙겠습니다. 로켓연구실에 계시니까 이번에 1단발사체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지 않았습니까? 이게 결국 국민들 입장에서는 우리기술로 만들어야 되지 않느냐, 이런 지적들이 있는데요. 이것을 우리가 직접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들이 필요하겠습니까?

◆ 권세진 > 우리가 만들기 위해서는 설계해석기술은 어느 정도 되어있는 것 같고요. 가장 어려운 부분이 시험설비가 없습니다. 대형로켓을 시험할 수 있는 시험설비가 나로호 개발 계획대로 반영이 안 되어있었거든요. 물론 시험설비를 구축하려면 돈이 많이 들죠.

◇ 민경중 앵커 > 그게 또 돈이 많이 드는군요?
◆ 권세진 > 네. 그래서 나로호 개발 당시만 하더라도 러시아하고의 협력관계에 대해서 이런 저런 얘기가 있었지만, 그 5천억 원 안에는 시험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 예산이 반영이 안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모든 시험을 러시아에 가서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요.

◇ 민경중 앵커 > 그렇군요. 이제는 좀 항우연 연구원들 힘을 내고 우리가 용기를 북돋워서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