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진 항공우주연구원 원장 “우주기술은 경제성장 필수조건”
파이낸셜뉴스 | 이재원 | 입력 2009.08.16 17:59
"핵심 우주기술이 확보되지 않으면 국가안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도 우주기술은 꼭 필요합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이주진 원장은 16일 "우주개발은 실패와 도전의 역사"라고 정의한 후 "우리도 다가오는 우주시대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첫 발사체 '나로호(KSLV-I)' 발사(19일)가 눈앞에 다가왔다. 우리 땅에서 우리 위성을 싣고 우주로 떠날 나로호엔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려는 대한민국의 꿈이 담겨있다. 하지만 성공을 장담하기 힘든 것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 전 세계 우주선진국들의 우주개발 역사를 들여다봐도 첫 발사에 성공한 예는 확률은 30%가 채 안된다. 하지만 이 원장은 실패를 두려워해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이 원장에게 나로호 발사의 준비 상황과 의미 그리고 우리의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나로호 발사를 위한 최종 점검은 순조로운가.
▲최종 준비와 점검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각종 마무리 시험점검을 마친 나로호는 17일 발사대로 이송돼 기립된다. 다시 최종점검을 거친 후 19일 1단 추진제와 산화제 주입이 이뤄진다. 카운트다운은 발사 15분 전부터 자동으로 시작된다.
―성공을 바라지만 실패를 염두에 둬야 하는 것도 현실이다.
▲발사 성공을 염원하는 마음은 국민 모두가 같을 것이다. 하지만 우주개발은 실패와 도전의 역사다. 러시아나 미국 같은 우주선진국들도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극복하고 오늘의 우주강국이 됐다. 발사실패가 우주개발의 실패인 것은 아니다. 개발과정에서 수많은 기술과 경험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우주개발 선진국들도 첫 발사에서 성공한 것은 30%가 채 안된다. 일본도 로켓 발사를 실패한 이후에도 투자와 도전을 계속해 결국 달 궤도탐사선을 발사했다. 가장 필요한건 국민의 이해와 지지다. 이것이 우주개발의 원동력이다.
―그간 얻은 성과는 무엇인가.
▲이번 나로호 개발 과정을 통해 우리 연구진들은 설계에서 제작, 시험, 조립, 발사운영, 발사 등 전과정을 직접 수행한 경험을 얻었다. 이는 향후 나로호보다 성능이 15배 향상된 '한국형발사체(KSLV-II)' 독자개발에 쓰일 소중한 자산이다.
―이번 발사에 민간 참여는 어느 정도였나.
▲나로호 개발에는 약 160여개 업체들이 참여했다. 특히 발사체 총조립엔 대한항공이, 고체모터엔 한화가, 발사대엔 현대중공업이 각각 참여했다. 오는 2018년 한국형발사체 개발은 순수 국내기술로 이룰 예정이어서 민간의 참여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항우연을 개편해 '대한민국 우주청'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항우연을 미 항공우주국(NASA) 같은 우주청으로 만들려면 연구원들을 공무원으로 신분을 전환해야 하는 등 중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항우연은 민간기관이어서 연구개발의 신축성, 효율성 등에서 유리한 측면이 많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민간 형태다. 지금으로선 기존 체제를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우주기술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나.
▲우리나라는 우주 선진국들에 비해 30∼40년 늦게 우주개발을 시작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 덕분에 지금은 선진국 대비 60∼70% 수준까지 따라왔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우리나라의 위성기술 수준이 선진국 대비 90%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발사체인데 아직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나로호 발사를 계기로 더욱 키워야 하는 분야다.
―우주개발을 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주기술은 전략적, 공공적 성격이 강하다. 때문에 우주핵심기술 확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위성체·발사체 개발 등 '사업중심'으로 우주개발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우주핵심기술 확보는 미흡하다. 이를 위해선 우주개발 예산, 인력 등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우주개발 예산은 국내총생산(GDP)의 0.03%인 3억달러에 불과하다. 미국의 0.29%, 일본의 0.06%, 프랑스의 0.10%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전문 인력도 많이 부족하다.
―나로호 발사 이후 우주개발 일정은
▲앞으로 약 9개월 뒤엔 나로호 2차를 발사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된 정지궤도위성인 '통신해양기상위성'을 쏘아 올린다. 전천후 지구관측이 가능한 '아리랑 5호'도 우주로 올라간다. 2018년엔 한국형 발사체(KSLV-II)를 개발한 후 달 궤도선(2020년), 달 착륙선(2025년)을 발사하는 등 달 탐사 계획를 실현시키겠다.
―이번 나로호 발사의 숨은 공신을 꼽으라면.
▲연구원과 그 가족들이다. 특히 휴일도 반납하고 밤낮 없이 연구에 몰두한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위로해준 가족들을 일등공신으로 꼽고 싶다. 이들은 연구진이 가정에서 제몫을 못했음에도 참고 기다려줬다. 발사 성공의 축하도 맨먼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국민들에게 당부할 말씀은.
▲우주기술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술이다. 국가안보를 비롯해 사회, 경제를 넘어 문화적인 영역까지 그 파급효과가 막대하다. 이미 통신, 방송, 자원개발, 기상관측, 국토개발 등 우주서비스 활용 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국민들의 지지와 이해 그리고 관심이다. 우주개발은 정부의 확고한 신념과 투자 그리고 이를 지지하는 국민이 있을 때 꽃이 피게 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이주진 원장은 16일 "우주개발은 실패와 도전의 역사"라고 정의한 후 "우리도 다가오는 우주시대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로호 발사를 위한 최종 점검은 순조로운가.
▲최종 준비와 점검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각종 마무리 시험점검을 마친 나로호는 17일 발사대로 이송돼 기립된다. 다시 최종점검을 거친 후 19일 1단 추진제와 산화제 주입이 이뤄진다. 카운트다운은 발사 15분 전부터 자동으로 시작된다.
―성공을 바라지만 실패를 염두에 둬야 하는 것도 현실이다.
▲발사 성공을 염원하는 마음은 국민 모두가 같을 것이다. 하지만 우주개발은 실패와 도전의 역사다. 러시아나 미국 같은 우주선진국들도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극복하고 오늘의 우주강국이 됐다. 발사실패가 우주개발의 실패인 것은 아니다. 개발과정에서 수많은 기술과 경험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미국 등 우주개발 선진국들도 첫 발사에서 성공한 것은 30%가 채 안된다. 일본도 로켓 발사를 실패한 이후에도 투자와 도전을 계속해 결국 달 궤도탐사선을 발사했다. 가장 필요한건 국민의 이해와 지지다. 이것이 우주개발의 원동력이다.
―그간 얻은 성과는 무엇인가.
▲이번 나로호 개발 과정을 통해 우리 연구진들은 설계에서 제작, 시험, 조립, 발사운영, 발사 등 전과정을 직접 수행한 경험을 얻었다. 이는 향후 나로호보다 성능이 15배 향상된 '한국형발사체(KSLV-II)' 독자개발에 쓰일 소중한 자산이다.
―이번 발사에 민간 참여는 어느 정도였나.
▲나로호 개발에는 약 160여개 업체들이 참여했다. 특히 발사체 총조립엔 대한항공이, 고체모터엔 한화가, 발사대엔 현대중공업이 각각 참여했다. 오는 2018년 한국형발사체 개발은 순수 국내기술로 이룰 예정이어서 민간의 참여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항우연을 개편해 '대한민국 우주청'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항우연을 미 항공우주국(NASA) 같은 우주청으로 만들려면 연구원들을 공무원으로 신분을 전환해야 하는 등 중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항우연은 민간기관이어서 연구개발의 신축성, 효율성 등에서 유리한 측면이 많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민간 형태다. 지금으로선 기존 체제를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우주기술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나.
▲우리나라는 우주 선진국들에 비해 30∼40년 늦게 우주개발을 시작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 덕분에 지금은 선진국 대비 60∼70% 수준까지 따라왔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우리나라의 위성기술 수준이 선진국 대비 90%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발사체인데 아직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나로호 발사를 계기로 더욱 키워야 하는 분야다.
―우주개발을 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주기술은 전략적, 공공적 성격이 강하다. 때문에 우주핵심기술 확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위성체·발사체 개발 등 '사업중심'으로 우주개발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우주핵심기술 확보는 미흡하다. 이를 위해선 우주개발 예산, 인력 등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우주개발 예산은 국내총생산(GDP)의 0.03%인 3억달러에 불과하다. 미국의 0.29%, 일본의 0.06%, 프랑스의 0.10%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전문 인력도 많이 부족하다.
―나로호 발사 이후 우주개발 일정은
▲앞으로 약 9개월 뒤엔 나로호 2차를 발사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된 정지궤도위성인 '통신해양기상위성'을 쏘아 올린다. 전천후 지구관측이 가능한 '아리랑 5호'도 우주로 올라간다. 2018년엔 한국형 발사체(KSLV-II)를 개발한 후 달 궤도선(2020년), 달 착륙선(2025년)을 발사하는 등 달 탐사 계획를 실현시키겠다.
―이번 나로호 발사의 숨은 공신을 꼽으라면.
▲연구원과 그 가족들이다. 특히 휴일도 반납하고 밤낮 없이 연구에 몰두한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위로해준 가족들을 일등공신으로 꼽고 싶다. 이들은 연구진이 가정에서 제몫을 못했음에도 참고 기다려줬다. 발사 성공의 축하도 맨먼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국민들에게 당부할 말씀은.
▲우주기술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술이다. 국가안보를 비롯해 사회, 경제를 넘어 문화적인 영역까지 그 파급효과가 막대하다. 이미 통신, 방송, 자원개발, 기상관측, 국토개발 등 우주서비스 활용 산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국민들의 지지와 이해 그리고 관심이다. 우주개발은 정부의 확고한 신념과 투자 그리고 이를 지지하는 국민이 있을 때 꽃이 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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