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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김경문 "이승엽, 하나 해줄 거라 믿었다"

바래미나 2008. 8. 23. 00:29

<올림픽>김경문 "이승엽, 하나 해줄 거라 믿었다"

노컷뉴스 | 기사입력 2008.08.22 15:35 | 최종수정 2008.08.22 18:47


[베이징=CBS 올림픽특별취재단 임종률 기자]

베이징올림픽 8전 전승으로 결승에 오른 야구대표팀 '김경문호'. 더욱이 숙적 일본을 4강전에서 꺾고 거둔 승리라 더욱 값졌다. 그동안 최악의 부진을 보였던 거포 이승엽(요미우리)의 결승홈런이 나온 것도 의미가 있었다.

너무 기쁘면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나 보았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22일 일본을 꺾은 뒤 "사실 오늘 경기 이기고 난 뒤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쁨보다 보람을 생각했다. 김감독은 "내일보다 오늘 이겨야 그동안 선수들이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비로소 후련한 듯했다. 준결승 승리로 대표팀은 최소 은메달을 확보해 이대호(롯데), 이택근(우리 히어로즈), 류현진(한화) 등 젊은 선수들이 병역혜택이라는 큰 선물을 받았다.

경기 초반 어려움도 토로했다. 김감독은 "주전포수 진갑용(삼성)의 부상으로 강민호(롯데)가 마스크를 썼다"면서 "그래서 김광현(SK)이 점수를 주는 등 초반이 어수선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역시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김감독은 "1~3회까지만 잘 막아내면 꿈도 좋아서 뒤에 찬스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게 잘 맞아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승엽의 결승포는 무한신뢰의 결과다. 이승엽이 앞선 인터뷰에서 "감독님께 너무 미안했다"고 하자 김감독은 "나한테 미안할 거 하나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어 "이승엽이 있는 것 자체로 팀에 큰 힘이 된다"면서 "언젠가 큰 경기에서 해줄 거라 믿었는데 마침 터져줬다"며 기특한 표정을 지었다.

이승엽 외에 끈끈한 팀워크도 승인으로 꼽았다. "승엽이가 못 쳐도 김동주 등 다른 선배들이 버팀목이 돼서 연승도 했다"면서 김감독은 "일본도 투혼이 강했지만 끝까지 지지 않으려고 했던 우리 팀의 정신력과 팀 워크가 최상이라 이긴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김감독은 "지금 분위기라면 내일 경기도 충분히 해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끝까지 끝맺음을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꿈 얘기에 대해선 "좋은 꿈은 좋은 꿈이었는데 말씀 드리긴 그렇다. 그래도 좋은 꿈이었다"며 궁금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