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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재팬 '금메달 큰소리 어디가고 예선탈락 걱정'

바래미나 2008. 8. 17. 22:51

호시노 재팬 '금메달 큰소리 어디가고 예선탈락 걱정'

마이데일리 | 기사입력 2008.08.17 15:39 | 최종수정 2008.08.17 15:42


[마이데일리 = 이석무 기자] 한국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일본 야구가 깊은 수렁에 빠졌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일본 야구가 이제는 예선탈락을 걱정해야 할 신세가 됐다.

일본은 16일 우커송구장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야구 한국과의 4차전에서 3-5로 무릎을 꿇었다. 일본으로선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이겼던 한국에게 그것도 먼저 2점을 내고도 역전패로 패했다는데 대해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다. 일본 언론들은 "호시노재팬이 져서는 안될 1패를 당했다"라며 대표팀을 일제히 질책하고 나섰다.

대표팀의 원투펀치인 다르빗슈 유(니혼햄)가 쿠바전에서 5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4실점으로 무너진데 이어 실질적인 2선발인 와다 쓰요시(소프트뱅크) 마저 한국전에서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서 그 타격은 더하다.

당초 호시노 재팬은 올림픽 마지막 정식 종목이 될 이번 야구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큰소리쳤다. 실제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우승으로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일본에게는 있었다. 실제로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일본은 마이너리거가 중심이 된 미국이자 WBC 결승전에서 승리했던 쿠바 등 경쟁국들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일본의 상황은 기대했던 것 보다 안좋다. 4경기를 치른 현재 2승2패. 첫 날 경기에서 쿠바에게 무기력한 경기 끝에 2-4로 패한 뒤 16일 한국에게마저 덜미를 잡혔다. 특히 한국전에 앞서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한국 선수 중 특별히 신경쓰이는 선수는 없지만 오더나 바꾸지 말았으면 좋겠다"라며 지역예선 당시 위장오더 사건을 끝까지 물고 늘어진 뒤라 더욱 머쓱해지고 말았다.

2승을 거둔 것도 내용면으로 보면 만족스럽지 못했다. 대만전은 8회까지 2-1의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다 9회초에 4점을 뽑아 간신히 승리한 것이었고 약체 네덜란드전도 1회말 4점을 낸 뒤 7회까지 1점도 추가하지 못하는 빈공을 드러냈다. 투수력이야 그렇다해도 한 번도 시원스럽게 점수를 뽑아본 적이 없다.

현재 2승2패인 일본은 앞으로 캐나다, 중국, 미국과 잇따라 경기를 펼친다. 여기서 3연승을 해야4강 진출을 안심할 수 있다. 2승1패로 4강행 턱걸이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여러 팀이 혼전상황이 벌어진다면 상대전적, 실점률 등에 밀려 탈락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2승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중국에게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승리를 거두겠지만 캐나다와 미국은 확실히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설상가상으로 주전 유격수 니시오카 쓰요시가 부상을 당하는 등 전력마저 정상이 아니라 일본으로선 고민이 많다.

늘 자신만만하고 큰소리치기 좋아했던 호시노 감독이 이런 상황을 예상하기는 했을까. 탈락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일본의 신세가 지금은 너무 초라해보인다.

[일본 야구대표팀 호시노 감독. 사진=마이데일리 DB]